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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의 트림(Trim),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을 위한 부력 밸런스의 정밀 조정-파인튜닝


트림(Trim),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을 위한 부력 밸런스의 정밀 조정
                                 "파인튜닝"


동굴 다이빙 등 테크니컬 다이빙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한동안 스쿠버 다이빙 강사들 사이에 트림(trim)이 화제가 되어 다이빙 풀 마다 더블탱크를 착용하고 트림을 연습하는 강사들로 넘쳐났다. 또한 최근에는 사이드마운트 다이빙이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되면서 점차 트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다이빙을 더 쉽게 잘 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려는 다이버들의 열정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런데 백팩에 윙BC를 구입하면 강사들처럼 멋진 자세가 나올 줄 알았는데 자신은 그런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다이버들이 있다. 이런 문제를 느끼는 다이버들을 위해 트림과 밸런스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하자.

트림의 정의
트림(trim)을 영한사전에서 찾아보면 동사로 (불필요한 부분을)잘라내다, 다듬다, 손질하다, 절감하다 등의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영영사전을 통해 항해와 공학 용어까지 확장하면 그 뜻은 30가지 이상으로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트림은 미용 용어로 ‘기존 머리 스타일을 변경하지 않고 정리하는 정도의 머리 자르기, 즉 다듬기’를 뜻한다. 그러면 스쿠버 다이빙에서 트림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원래 동굴 다이빙이나 난파선 다이빙 등의 테크니컬 다이빙에서 착용한 장비가 장애물에 걸리지 않도록 잘 갈무리하는데서 시작했다고 보면 미용 용어와 비슷하게 장비 착용의 스타일을 바꾸지 않고 정리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즉 우리가 수중에서 트림을 정밀하게 조정할 때 장비 착용의 구성(configuration)을 바꾸거나, 장비를 크게 더하거나 빼지 않는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장비들을 그냥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먼저 트림의 사전적 의미를 몇 가지 더 살펴보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보자.

trim[trim]
(선박 등의) 밸런스 조정하기. 밸런스를 균등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바닥짐(ballast), 화물 등을 배치함
(항공기의) 밸런스 유지하기. 이륙하기 전에 화물의 위치를 조정하거나, 운항 중에는 트림 탭, 연료 이송 등을 통해..
운항 중 항공기의 자세, 조종사가 주조종면이 원래 위치를 회복하도록 허용했을 때의..
1, 2번의 경우 선박이나 항공기가 가장 안정적으로 운항하기 위해서는 바닥짐(웨이트)의 배치를 통해 선체나 기체의 밸런스를 맞추어야 된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3번은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항공기의 조정과 관련된 것이다.


다이버들은 웨이트와 장비를 이용해 수중에서 중성부력을 유지한다. 이때 웨이트를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래야 효율적인 수평 유영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웨이트의 분배가 자세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성부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이버가 8kg의 납을 착용해야 한다면 부력 자체만 생각하면 납들을 어디에 위치시키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납을 한쪽 포켓에 착용하게 되면 몸이 그쪽으로 기울게 되기 때문에 4kg씩을 몸의 양쪽에 나누어 착용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다고 해서 수중에서 트림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양의 웨이트를 착용하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중성부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납의 양이 다이버 마다 다른 것처럼 좋은 트림을 갖기 위한 웨이트의 위치도 다이버의 장비와 슈트 그리고 키와 체형에 따라서 달라진다.

트림과 밸런스

앞에서 본 트림의 뜻 3번, “조종사가 주조종면이 원래의 위치를 회복하도록 했을 때의 운항중인 항공기의 자세”를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다이버와 조종사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


정상적인 비행 상태에서 조종사가 항공기를 제대로 통제하고 있다면 기체는 자연스런 수평 자세를 잡고 있어야 한다. 기체가 상하, 좌우로 수평이 되어야 하는데 이 자세가 틀어지면(트림이 안잡히면) 비행 중 항공기의 고도가 변하거나, 직진하지 못하고 선회 하는 등의 문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운동장의 시소를 생각해보자. 정확하게 균형이 잡힌 시소라면 지면과 수평을 이루는 것이 정상이다. 이때 아이가 시소의 한쪽 끝에 앉게 되면 그쪽은 바닥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러다 똑 같은 무게를 가진 다른 아이가 반대쪽에 앉게 되면 다시 수평을 맞추게 될 것이고 시소는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무게가 다른 어른이 반대쪽에 앉으면 시소는 더 이상 밸런스를 맞추지 못한다. 어른이 무게 중심이 위치한 시소의 한 가운데 쪽으로 좀 더 당겨 앉아서 무게 차이를 보상해주면 시소는 다시 균형이 맞는다. 무게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무게 차이의 효과는 커진다.
이제 다이빙에서 생각해보자. 만약 웨이트가 다이버의 몸통 주위에 집중되어 있다면 다이버의 무게 중심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몸의 자세에 영향을 덜 미친다. 하지만 손에 웨이트를 쥐고 팔을 뻗으면 다이버의 머리는 아래로 내려가게 될 것이다. 이런 원리를 생각하며 웨이트의 위치를 결정해야 한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자세는 마치 바닥에 엎드리고 있는 것과 같은 수평자세이다. 이때 무릎을 90°로 구부려 핀이 몸과 평행을 유지하도록 한다. 이 자세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유선형을 유지하여 앞으로 진행할 때 힘이 덜 들어 공기 소모율을 더 줄여준다. 둘째 동일한 수심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만약 기울어진 자세라면 핀 킥을 할 때마다 얕아지거나 깊어지려고 할 것이며, 이는 수심의 변화에 따른 부력의 재조정을 필요로 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똑바르고, 수평한 자세를 목표로 웨이트의 위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먼저 수심 5m~10m 사이에서 중성부력을 확보한다. 좀 더 숙달되면 더 얕은 수심에서도 가능하겠지만 연습할 때는 이 정도가 적절하다. 몸을 수평자세로 유지하고, 편안하게 호흡을 조절하여 너무 많이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도록 그냥 멈춰 있는다. 움직이지 말고 온몸에 힘을 빼고 가볍게 호흡할 때 몸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 본다. 머리가 올라가고, 다리가 내려가는 것이 느껴진다면 납을 머리 쪽으로 약간 옮겨 준다. 반대라면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납을 아래쪽으로 옮겨줘야 한다.


웨이트의 분산과 재배치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은 일반적으로 웨이트를 벨트나 BC 포켓 등 허리 둘레에 집중시킨다. 만약 웨이트 벨트를 사용한다면 벨트의 위치를 허리에서 몇 cm 위나 아래로 움직이거나. 웨이트를 손에 잡고 위치를 바꿔보는 것 만으로도 그 효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kg 웨이트를 손에 쥐고서 오른쪽으로 내밀어보고, 왼쪽으로 내밀어 본 다음에 가슴 앞으로 가져와 보자. 약간의 위치 이동만으로도 수중에서의 수평자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웨이트 벨트와 포켓이 웨이트를 착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자켓 스타일 BC들 중에는 트림 웨이트 포켓을 가진 것들도 많은데 보통 어깨나 등쪽에 위치해 있다. 몸에 힘을 빼고 있을 때 몸이 앞이나 뒤로 기운다면 이를 이용해서 웨이트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동해바다 같은 곳에서 두꺼운 드라이슈트를 착용하는 다이버들이라면 웨이트 하네스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상체 주변으로 보다 균등하게 웨이트를 배치시킬 수 있게 해주므로 트림 및 밸런스 모두를 위해서도 유용하다. 사실 20kg에 가까운 납을 벨트에 모두 착용하는 것은 허리를 상하게 할 정도로 정말 불편하다. 드라이슈트를 착용하는 다이버들은 종종 다리 쪽으로 공기가 몰리면서 발이 위로 뜨거나, 부츠가 벗겨지는 일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발목납을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최근 백플레이트와 윙 BC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일부 단체들에서는 이 구성이 다이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세팅이라 주장하기도 하지만 자켓 스타일 BC만 가지고도 완벽한 트림의 실현이 가능하다. 하지만 백플레이트와 윙 BC가 장점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스틸 백플레이트는 웨이트를 경감시켜주기도 하거니와 상체를 따라서 웨이트를 균등하게 분포시켜 주므로 트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추가 웨이트를 하네스의 D링에 부착할 수 있어서 트림을 유지하기가 보다 쉽다. 그러나 이 세팅을 추천하기는 해도 이것이 부력과 트림을 조절 못하는 다이버들 모두에게 해결책이 된다고는 할 수 없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탱크의 위치이다. 기본적인 위치는 밸브의 상단이 BC의 상단과 일치하게 하는 것 혹은 탱크 스트랩이 탱크의 어깨에서 손바닥 너비 정도 밑으로 내려오는 것이다. 위치를 조금 올리거나 내려서 트림에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레귤레이터 호스의 길이가 짧게 느껴지거나 1단계가 머리를 치지 않는 선에서 탱크의 위치는 조절할 수 있다. 탱크 스트랩에 웨이트를 부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부 BC에는 이미 탱크 스트랩에 웨이트 포켓이 부착되어 나오며, 약간의 응용력만 있으면 스페어 웨이트 밸트를 탱크에 부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모든 것을 스쿠버 다이빙 코스 중에 강사가 다 해주기를 바랄 수는 없다. 따라서 완벽한 트림을 맞추겠다는 목표가 있다면 휴일에 버디와 함께 다이빙 풀이나 안전한 비치 등에서 연습을 해보라. 물론 스페셜티 과정으로 정밀 중성부력 과정이 있으면 참가해도 된다. 좋은 트림은 정확한 웨이트, 조절된 공기 소모, 자기 관리 등과 함께 여러분이 다이빙을 더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다만 약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해야 할 것
먼저 정확한 웨이트를 착용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연습이 허사이다.
실험. 완벽한 밸런스는 연습이 필요하다.
다른 다이버들의 장비 배열을 살펴보고, 질문을 한다.
경험있는 버디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정밀중성부력 과정을 문의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
필요하지 않은 웨이트를 추가하기 보다는 이미 있는 웨이트의 위치를 조정한다.
한번에 되지 않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좋은 트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하나 밖에 없다고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다양한 장비 배열 방법이 있으며, 사람마다 선호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 훌륭한 중성부력과 좋은 공기소모율, 올바른 정신 자세를 갖고 있으면금방 좋은 트림 자세를 갖게 될 것이다.


김도형
TDI/SDI 트레이너
골드피쉬레포츠클럽
재호흡기/테크니컬 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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