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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철의 제주이야기 - 문섬 한개창 송구영신 다이빙

문섬 한개창 송구영신 다이빙
이운철의 제주 이야기


문섬 한계창의 담홍말미잘 군락

2016년 병신년을 마감하는 12월 31일에 제주 다이버들과 함께 문섬 한개창을 찾았다. 묵은 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나름의 의미를 찾고자 제주도 다이빙의 1번지인 문섬을 찾은 것이다. 지난 일년간 수도 없이 찾은 문섬이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느낌은 남달랐다.
2016년 제주도 다이빙 계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제주특별법의 개정으로 인해 1월 23일부터 낚시유어선들이 스쿠버다이버들을 섬으로 태워줄 수 있게 되었던 것이 가장 큰 이슈였다. 지난 몇 년간 제주도 다이빙을 불편하게 했던 법적인 제약이 풀렸다. 이와 함께 다이빙 숍 소유의 레저선박들이 보트 다이빙 위주로 활용하게 되었다. 모비딕이라는 요트를 이용한 보트 다이빙 전문 선박을 운영하는 업체도 합법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는 등 다양한 다이빙 운영 서비스들이 제공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충격을 주었던 것은 5월 25일에 일어난 서귀포 해녀들의 동방파제 강제 점거이다. 어장을 황폐화시킨다는 이유로 다이버들의 입수를 폭력적으로 막은 것이다.
이 이후로 서귀포 동방파제에서의 다이빙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다이버들이 어장을 황폐화시켰다는 핑계 뒤에는 어촌계에서 입수료를 받아야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고, 이를 모를 리 없는 제주도다이빙연합회에서는 돈을 내고 들어가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협상이 결렬되었다.

얕은 수심의 모자반과 치어들

초보자들을 위한 안전한 다이빙 교육과 체험 다이빙을 진행하기에 천혜의 요지였던 동방파제였기에 제주도 다이빙 업계가 받는 영향은 컸다. 제주특별법의 개정으로 낚시어선이 이용이 재개되면서 제주도 다이빙이 제2의 부흥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했던 업계에서는 날벼락과 다름없었다.
이런저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스쿠버 다이버들은 꾸준히 제주도를 찾아주었고, 제주도의 다이빙 업체들과 프로페셔널 다이버들은 여전히 분주하게 다이빙 비즈니스를 운영해왔다. 그리고 이제 찬바람이 불면서 대부분의 다이버들은 따뜻한 동남아로 떠나고, 수온이 내려간 차가운 제주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드라이슈트를 입고 테크니컬 다이빙을 즐기는 열혈 다이버들 위주이다.

제주도를 찾는 많은 다이버들, 수중사진가들과 1년간 무수히 찾았던 문섬 한개창을 제주도 다이버들과 함께 찾으니 감회가 새롭다. 좋았던
일도 나빴던 일도 저물어가는 저녁 해와 함께 모두 추억 속으로 날려버리고, 2017년 정유년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제주도의 어느 곳에서라도 자유롭게 다이빙을 할 수 있게 되어 보다 많은 대한민국의 다이버들이 제주도를 찾았으면 좋겠다.

큰수지맨드라미 산호와 다이버

제주의 겨울바다는 수온이 18 까지 떨어졌지만 시야는 가을철보다 더 좋다. 연산호들은 더욱 풍성하게 폴립을 펼치고 있고, 모자반들도 번성할 봄날을 꿈꾸며 조금씩 키를 키우고 있다.
제법 큰 혹돔도 어슬렁거렸고, 범돔 무리는 여전하다. 문섬의 해양생물들이 겨우내 짝짓기와 산란을 통해 새로운 자손들을 퍼뜨린다면 수온이 차츰차츰 올라갈 즈음에 문섬은 또 다시 물고기들과 해양생물들이 번성하며 축제를 펼칠 것이고, 다이버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새로운 한 해에 더 많은 새로운 다이버들을 제주 바다에서 보고 싶다.

묵은 해는 어서 가고, 새로운 해야 빨리 오너라. 새해에는 더 편하고, 더 안전하게 제주에서 다이빙을 하자.


2017년 1월

이운철
사진작가
스쿠버넷 제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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