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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아일랜드 어그레서로 즐긴 팔라우 리브어보드 다이빙 투어

락아일랜드 어그레서로 즐긴
팔라우 리브어보드 다이빙 투어

Rock Islands Aggressor and Palau Diving

상어와 물고기들 그리고 다이버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블루코너


프롤로그
팔라우 락아일랜드 다이빙 퍼밋에 서명하는 다이버

지난 2017년 11월 27일~12월 5일에 8박 9일의 일정으로 팔라우의 락아일랜드 어그레서 Rock Islands Aggressor 리브어보드 트립을 다녀왔다. 팔라우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다이빙 여행지라서 다이빙 숍과 리조트 그리고 리브어보드 보트들까지 많은 스쿠버 다이빙 운영업체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최고급 리브어보드 보트로 손꼽히는 락아일랜드 어그레서를 선택한 것은 상대적으로 가격은 높지만 스쿠버 다이빙 투어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게다가 예약 당시에는 어그레서에서 창립 32주년 기념으로 32%나 되는 특별 할인 행사를 진행하였기에 매우 좋은 조건으로 어그레서 트립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번 트립에는 자전거와 스쿠버 다이빙을 함께 즐기는 버디팀의 유태화 강사님과 회원들 그리고 스쿠버넷을 통해 합류한 몇몇 다이버들이 함께 하였다.


리브어보드인가 리조트인가? 팔라우의 어그레서 2척이 진행하는 다이빙 사이트들

세계 톱 10 다이빙 여행지에서도 상위권에 꼽히는 팔라우는 스쿠버 다이버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이상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이다. 국내에서도 아시아나 항공과 대한항공의 직항 노선이 취항하기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고, 이로 인해 한인 다이브센터들도 여러 곳이 성업 중이다. 따라서 예전에 비해 훨씬 경제적인 비용으로 팔라우 다이빙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도 있다. 4박 5일이나 5박 6일의 짧은 일정으로 짜인 패턴 항공편이 종종 저가로 나오지만 이 일정에 따라 투어를 진행하면 2일 반 또는 3일 반 정도의 짧은 다이빙만 가능하다. 또한 리조트 베이스로 다이빙을 진행하기에 매일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를 왕복해서 3회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와야 한다. 5박 6일 일정으로 진행해도 도착 후 3일간 3회 다이빙 그리고 귀국 전날 무리해서 오전 다이빙 2회를 하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항공포함 약 150만원~180만원의 비용으로 겨우 11회 다이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리브어보드 트립의 경우는 전체 8박 9일로 일정이 3일만 늘어나지만 다이빙은 마지막 날 비행금지 시간을 어기지 않고도 6일간 24회로 2배 이상 더 많이 할 수 있다. 게다가 코롤에서 출발한 리조트 베이스의 다이빙 보트들이 도착하기 전의 이른 시간에 한가하게 블루코너와 울롱채널 등의 다이빙을 할 수 있고, 빅드롭오프나 터틀코브 등에서 야간 다이빙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롤에서는 스페셜 트립으로 맘 먹고 진행해야 하는 페렐리우 다이빙이 기본 일정에 포함되어 있다. 물론 리브어보드의 등급에 따라 투어비용 역시 패턴 투어의 2배~3배 가량 될 수도 있지만 종종 진행되는 스페셜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그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팔라우의 다양한 포인트들을 경험할 수 있다.


팔라우의 리브어보드 다이빙
울롱채널 입구로 들어오는 다이버들과 크로크다일피쉬

팔라우의 다이빙은 주로 코롤에서 1시간 가량 스피드보트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서 저먼채널 인근의 블루코너, 블루홀, 드롭오프 다이빙을 즐기거나, 서쪽의 울롱채널 쪽으로 나가서 시아에스코너, 시아에스 터널 등을 찾던가 아니면 아예 남쪽으로 30분 가량을 더 내려가서 페렐리우 섬 다이빙을 하게 된다. 하지만 리브어보드 보트는 모선이 출항하여 울롱채널, 저먼채널, 페렐리우 등으로 옮겨서 파도가 잔잔한 곳에 정박하고, 다이빙 보트를 이용해서 5분~10분 정도 이동하여 다이빙을 진행하게 된다. 따라서 이동시간을 줄여서 하루 4~5회 다이빙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들 외에 서북쪽의 가드마우 채널 Ngardmau channel(Iwekakou channel) 등의 또 다른 유명 포인트들과 북쪽의 카얀젤 아톨 Kayangel Atoll이나 남쪽의 앙가우르 Angaur 섬 같은 새로운 탐험적 포인트들을 잘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포인트들을 포함하려면 아마 리브어보드만 10박 11일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방문한 포인트들 위주로 살펴 보기로 하자.


울롱 섬 인근 포인트
울롱채널 입구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푸질리어와 줄고등어 무리

전날 밤 11시에 인천을 출발하여 새벽 4시에 팔라우에 도착했고, 바로 코롤의 말라칼 항구로 이동해서 락아일랜드 어그레서에 탑승하였다. 아침식사를 하면서 간단한 브리핑을 듣고, 서류 작성을 한 다음에 바로 출항하여 서쪽의 울롱섬으로 향했다. 어그레서의 탑승일이 일요일이지만 직항편의 시간에 맞추다 보니 새벽에 탑승하게 되었고, 바로 다이빙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밤 비행기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일부는 첫 다이빙을 쉬기도 했다.
첫 날은 울롱채널 인근의 코랄 가든과 울롱채널 그리고 시아에스 코너 등에서 3회 다이빙을 진행하였고, 이튿날은 샌디 파라다이스, 시아에스 터널 등에서 오전 다이빙을 한 뒤에 저먼 채널로 이동했다. 울롱 섬 근처에서만도 5회의 다이빙으로 다양한 포인트를 경험할 수 있었다.


- 울롱 코랄가든과 채널 Ulong Coral Garden and Channel
울롱채널 입구에서 조류를 타고 있는 그레이리프 상어 Grey reef Shark.

울롱채널 바깥 쪽의 코랄가든에서 체크 다이빙을 진행하였고, 이어서 울롱채널 입구 주변에서 두번 째 다이빙을 진행했다. 슬로프와 월이 교차되는 지역에서 약한 조류를 타고 흘러가는 다이빙이었는데 Two-Spot Snapper 무리가 갑자기 나타나기도 했고, 제비활치 무리들도 지나갔다. 그리고 채널 입구가 가까워질수록 그레이 리프상어 gray reef shark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근육질 몸매는 가히 어류들 중에서 으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울롱채널은 밀물을 따라 들어오는 상어들과 각종 어류들을 구경하다가 채널을 따라 흘러 들어가며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는데 타이밍이 좋지 않아 채널 입구로 다시 나와 물고기들을 구경했다. 푸질리어와 줄고등어 Striped Mackerel들이 무리 지어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 씨아에스 코너 Siaes Corner
테이블산호 아래에 매달려있는 화려한 색상의 연산호들

울롱섬 포인트에서 가장 외해 쪽에 있는 코너이다. 조류의 방향에 따라 월을 타고 흘러가다가 조류를 맞받는 리프의 코너에서 조류걸이를 설치하고 버티면서 월 앞쪽으로 지나다니는 상어들과 어류들을 구경하게 된다. 월을 따라 갈 때 연산호와 회초리산호, 부채산호들이 화려했고, 조류가 점차 강해지면서 지나다니는 그레이리프 상어들을 볼 수 있었다. 늦은 오후라 빛이 좋지는 않았지만 외해 쪽이라 시야가 맑아서 다이빙은 만족스러웠다.
도착하자마자 다이빙을 진행하여 제대로 쉬지도 못했기에 이 날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모두 일찍 잠을 자기 위해 사라졌다. 하루 늦게 도착한 덕분에 다이빙도 한번 손해 본 듯한 느낌이었다.


- 샌디 파라다이스 Sandy Paradise
모래 위를 몰려다니는 어린 빅아이 트레발리 무리.

울롱 채널 남쪽에 있는 등대가 있는 작은 모래 섬 근처의 슬로프 지형이다. 리프의 슬로프가 하얀 모래지역으로 이어지는 곳으로 입수하자마자 클리닝 스테이션에서 만타를 보기도 했고, 글라스피쉬 무리가 있는 바위에서는 리피스콜피온피쉬, 만티스쉬림프, 프로그피쉬 등의 마크로 피사체들도 볼 수 있었다. 모래지역에서는 바라쿠다와 트레발리들이 무리지어 다니기도 했다.
아침 일찍 다이빙하면 범프헤드 페롯피쉬들의 산란을 구경할 수도 있다고 해서 첫 다이빙으로 찾았지만 그런 멋진 광경을 만나지는 못했다. 날마다 일어나는 행사는 아니겠지만 보름이나 그믐 같은 때면 뭔가 일어날 수도 있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씨아에스 터널 Siaes Tunnel
씨아에스 터널의 입구로 진입하는 다이버들

울롱 지역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이다. 수심 27m~40m 사이에 있는 수중동굴의 입구로 들어가면 천정 주변으로 블랙코랄들이 붙어 있으며, 모래로 된 바닥 근처에서는 항상 트레발리들이 무리지어 회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면 절벽 방향으로 2개의 넓은 창이 나 있는데 부채산호와 연산호들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동굴 속에서 창을 보며 사진을 찍으면 항상 멋진 장면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수심이 좀 깊어서 동굴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오른 쪽 창을 통해서 밖으로 나와 월 다이빙을 진행해야 한다. 월은 특별한 것은 없지만 깊은 수심의 다이빙에 대한 보상으로 천천히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감압이 되도록 하면 좋다.


저먼 채널 인근의 다이빙
터틀 코브의 화려한 산호와 안티아스 무리

울롱 섬에서 오전 다이빙을 마치고 이동하여 저먼 채널로 이동하여 오후 다이빙을 진행했다. 스케줄을 조정하여 다음 날 바로 페릴리우로 이동했지만 그날 오후에 다시 돌아와 며칠간을 계속 저먼채널 근처에 머물며 다이빙을 했다. 팔라우를 대표하는 다이빙 포인트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었는데 역시나 가장 멋진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블루코너와 저먼채널에서 각각 3회, 빅드롭오프와 터틀 코브에서 각각 2회 다이빙을 했고, 블루홀, 뉴드롭오프, 바눔월 등에서 1회씩 다이빙을 했다. 아침 7시에 가장 먼저 들어간 블루코너는 정말 볼만했고, 저먼채널의 만타는 여전했으며, 근처에서 진행한 야간 다이빙은 코롤 베이스 다이빙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재미를 제공해주었다.


- 터틀코브 Turtle Cove
절벽을 향하여 정렬해 있는 솔저피쉬들

오후 다이빙과 야간 다이빙을 진행했던 곳이다. 리프에 수직으로 나 있는 작은 동굴을 따라 내려가다가 나가서 조류의 흐름을 따라 월을 타고 진행하는 다이빙이었다. 가이드들은 동굴 근처에서 전기가리비를 보여주기도 했고, 구석진 곳에 숨어 있는 너스상어를 보여주기도 했다. 재미있게도 솔저피쉬들이 모두 절벽을 향해 머리를 들이대고 미동도 없이 정렬해 있었다.
바다거북이 많다고 터틀코브라고 불리는데 오히려 다른 곳보다 바다거북은 눈에 잘 띠지 않았다. 얕은 수심의 리프 쪽에는 많은 무리의 푸질리어와 트레발리들이 모여 있었다.


- 저먼채널 German Channel
정면으로 다가오는 저먼채널의 만타레이

독일이 지배하던 시절 배들의 이동을 위해 만들어 놓은 인공 수로였지만 지금은 다이버들이 좋아하는 다이빙 사이트가 되었다. 특히 채널입구의 수심 20m 내외에 자리잡은 클리닝스테이션에는 만타레이들이 청소서비스를 받기 위해 찾아오기 때문에 거의 매번 만타를 볼 수 있다. 다이버들이 기대하는 것은 클리닝 서비스를 받는 만타보다는 먹이활동을 하는 만타를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이빙을 마칠 때 즈음이면 채널 중간으로 떠 다니면서 만타가 먹이활동을 하기 위해 몰려드는 것을 노리게 된다. 이번 방문에서 클리닝 스테이션에서는 매번 만타를 만날 수 있었지만 먹이를 먹는 만타는 머리 위로 지나가는 녀석 한번 밖에 보지 못했다. 대신 해질녘 다이빙에서 엄청난 무리로 먹이활동을 하는 푸질리어들은 실컷 볼 수 있었다.


- 블루코너 Blue Corner
바라쿠다 무리와 다이버

두 말할 필요 없이 팔라우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이다. 리브어보드를 이용하는 특권으로 이틀 동안 코롤의 다이빙 보트가 오기 전인 오전 7시의 이른 시간에 한가하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었고, 다이버들의 요청에 의해 추가로 오전 다이빙을 한번 더 해서 모두 3회 다이빙을 진행했다. 조류걸이가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조류가 약한 시간도 있었고, 조류의 방향이 바뀔 때도 있었고, 조류걸이를 걸어야 버틸 수 있는 들물 때도 있어서 블루코너의 다양한 모습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다.
블루코너는 역시 조류가 강한 들물 때가 최고의 액티비티를 선보인다. 많은 수의 상어들이 조류를 거슬러 가다가 한번씩 방향을 바꾸어 다시 돌아 온다. 잭피쉬, 빅아이스위트립스, 바라쿠다, 빅아이스내퍼, 솔져피쉬 등이 무리를 이루어 다녔고, 나폴레옹피쉬, 이글레이, 화이트팁 등도 블루코너의 평원 위를 돌아다녔다.


- 블루 홀 Blue Hole
그레이 리프 상어와 다이버들

블루코너 옆의 리프에 수직으로 나 있는 여러 개의 구멍들이 안쪽에서 합쳐져서 큰 홀을 만들고, 월 쪽으로 창과 거대한 입구를 형성하고 있는 지형이다. 천정의 구멍들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팔라우의 잉크 빛 푸른 물색이 조화를 이루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어그레서의 가이드들은 이곳에서 다이버들의 기념사진을 촬영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18명의 다이버들과 3명의 가이드, 게다가 다른 여러 팀의 다이버들까지 한꺼번에 몰려 복잡했다. 테크니컬 다이버 팀도 있었는데 구석의 캐이브로 들어가는 듯 했다. 동굴 입구로 나와서는 천천히 상승하며 조류를 따라 흘러서 블루코너까지 가서 상어들을 구경하게 된다.


- 빅드랍오프 Big Drop Off
야간다이빙에서 촬영한 회초리산호 위의 글라스고비 한쌍

저먼 채널에서 외해로 나올 때 오른 쪽에 있는 게멜리스 Ngemelis 섬의 남동쪽 절벽 포인트이다. 절벽에 거대한 쇠공으로 된 부이가 체인에 매달린 채 가라앉아 있고, 절벽을 따라 연산호, 부채산호, 회초리 산호, 경산호 등의 산호류와 이를 서식처로 삼고 있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오버행 아래서는 가끔 바다거북들이 잠을 자거나 먹이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주간 다이빙과 야간 다이빙을 한번씩 진행했는데 리브어보드 트립 중 3번의 야간 다이빙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다는 평을 들었다. 곰치가 나비고기를 잡아먹는 장면을 생생하게 눈앞에서 관찰하기도 하고, 갓 산란된 듯한 어린 문어들이 다이버들의 몸에 달라 붙는 것을 보기도 했다.
어린 문어들 여러 마리가 다이버의 몸에 붙었다가 보트까지 올라와서 꼬물거리고 다녔는데 이들을 찾아서 다시 물 속으로 돌려보내주었다. 그런데 1.5cm 남짓한 이 어린 문어가 귀여워서 손등에 붙여서 잠시 구경하고 있는데 따끔하고 아팠다. 모기에 물린 듯 따갑고 가려웠는데 독이 있는 녀석이었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벌레 물린 듯 상처가 남아 있다.


- 뉴드랍오프 New Drop Off
블루스트라이프드 스내퍼 무리

빅드롭오프에서 서쪽으로 좀 더 진행하면 나타나는 코너로 작은 블루코너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월을 따라 조류를 타고 다이빙을 진행하다가 조류가 강해지는 코너에서 조류걸이를 걸고 지나다니는 상어들과 물고기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블루코너 같이 많은 상어들은 아니지만 나름 상어들이 느릿하게 조류를 거슬러 움직이는 것을 구경할 수 있었다. 블루스트라이프드 스내퍼 무리, 바다거북 등을 만날 수 있었다.


페렐리루 다이빙
페렐리우 사우스 독

조류가 가장 강한 그믐 때를 맞춰 페릴리우 섬을 찾았다. 스피드 보트를 이용하면 저먼채널에서 30분 정도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 하지만 새벽에 모선이 움직여 페렐리우의 사우스독에 정박한 다음에 다이빙을 나갔다. 조류가 강한 곳이라 가이드들도 다이버들에게 계속해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주었다. 하향조류를 비롯해서 예측할 수 없는 조류로 사고가 종종 일어나는 곳이라는 것이다. 운이 좋으면 엄청난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팔라우를 찾는 다이버들 중에서 페렐리우까지 방문할 수 있는 다이버들은 그리 많지 않기에 내심 기대도 높은 곳이다. 강한 조류에 대한 걱정으로 일부 초보 다이버들은 페렐리우 팁에서는 다이빙을 빠지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페렐리우 코너, 옐로우 월, 오렌지 비치 등에서 3회 다이빙을 진행했다.


- 페렐리우 코너 Peleliu corner
페릴리우 코너 위의 다이버 한쌍

페렐리우를 찾는 이유가 이곳에서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이다. 조류가 들물일 때 동쪽에서 밀려오는 조류를 따라 월을 타고 흘러가다가 적당한 코너에 조류걸이를 걸고 조류에 버티면서 상어들을 구경하는 방식이다. 입수는 약간 후미진 곳에서 진행하여 월로 나와서 조류를 타기 시작했다. 외해 쪽 깊은 곳을 보며 대물을 찾는 가이드도 있었는데 별 소득은 없었고 깊은 수심의 바라쿠다 무리들 그리고 그레이리프 상어와 화이트팁 상어들이 보였다.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첫 번째 지점에서 조류걸이를 걸었다. 강한 조류에 몸이 순식간에 뒤로 밀리며 위로 솟았다. 월 가까이로 느긋하게 지나가는 그레이리프 상어들이 있었지만 그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가이드의 신호에 이동하여 다시 한번 조류걸이를 걸었다. 조류는 엄청 강해져서 옆에서 받을 경우 마스크에 물이 들어올 정도였고,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강한 조류에도 상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느리지만 조금씩 조류를 거슬러 나가고 있었다. 몸을 움직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렇게 30분 정도의 바텀타임을 갖고 있다가 조류걸이를 풀고 평원 위로 흘러서 상승하는데 거대한 나폴레옹피쉬도 보였고, 잭피쉬 스쿨링도 보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인지 항상 기대만큼 멋진 경험을 하지는 못했다.


- 옐로우 월 Yellow Wall
페릴리우 월을 장식한 블루스트라이프드 스내퍼 무리

절벽에 노란색의 연산호들이 붙어 있는 곳이라 옐로우 월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조류의 방향이 바뀌는 시점이라 페렐리우 코너의 반대쪽에서 입수하여 페렐리우 팁 방향으로 흘러가는 다이빙이었다. 블루스트라이프드 스내퍼 무리를 볼 수 있었고, 화이트팁, 그레이리프상어 등을 볼 수 있었다. 외해에 면한 곳이라 강한 조류로 인한 부유물의 교란 등이 없을 때는 특별한 액티비티를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 오렌지 비치 Orange Beach
오렌지 비치의 바다 거북

사우스 독의 입구에서 오른쪽에 있는 슬로프 지대이다. 페렐리우에서 경산호들이 가장 잘 발달된 곳으로 산호들이 정말 예뻤다. 바다거북들을 한가롭게 먹이 활동을 하고, 잭피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지나가는 이글레이도 만났다. 군데군데 2차대전의 유물들이 흩어져 있었는데 오래되어 해양생물들이 가득 붙어 있었다. 다이버들이 모아 놓은 총알들도 있었고, 상륙정들의 잔해도 보였다. 시야가 정말 좋고, 날씨가 좋아 햇빛도 좋아 다이빙 자체가 정말 황홀한 느낌이었다. 대물들을 보지 않아도 만족스런 다이빙이었다.


말라칼 항구 인근의 난파선들
이로마루의 크레인 타워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어느덧 토요일이 되었다. 어그레서는 금요일 밤에 저먼채널에서 말라칼 항구로 돌아왔고, 토요일 오전 다이빙은 인근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보통 이로마루와 샹들리에 캐이브에서 다이빙을 하지만 이미 팔라우를 여러 번 찾은 다이버들이 많기에 샹들리에 캐이브 대신 헬멧렉에서 다이빙을 하기로 했다. 내만이라 시야가 그다지 좋지 않고, 리프 밖에 빼어난 포인트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지만 팔라우의 난파선들도 축 못지 않은 규모이다. 난파선에 관심이 많은 다이버들이라면 난파선 포인트들만 찾아서 다이빙해도 일주일 이상 돌아봐야 할 정도이다.


- 이로마루 Iro Maru
이로마루의 삼각 타워와 다이버들

팔라우 난파선들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이다. 말라칼 항구에서 10~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내만의 난파선 중에서는 그나마 시야가 괜찮게 나오고, 규모도 꽤 크기 때문이다. 거대한 크레인 타워와 삼각 타워가 있고, 선수와 선미의 대공포 등이 볼거리이다. 길이가 143m이고, 14,000톤 규모이다. 수심 40m의 바닥에 바로 선 채로 가라앉아 있어서 난파선 다이빙을 즐기기에 좋다. 보통 레크리이이션 다이버들은 27m 수심의 데크를 기준으로 그 위로 다니며 구조물들과 부착생물들을 관찰하게 된다. 데크 근처로는 블랙코랄들이 숲을 이루고, 크레인 타워나 삼각 타워를 따라 말미잘들과 지그재그 클램 등을 관찰할 수 있었다. 선수 쪽 하강라인을 따라 내려가서 데크를 따라 선미로 갔다가 삼각타워 쪽에서 상승하면 쉽게 다이빙할 수 있다.


- 헬멧렉 Helmet Wreck
브릿지를 들여다 보는 다이버들

말라칼 항구에서 보트로 3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길이 58m, 너비 9.5m의 중간 정도 크기의 난파선이다. 수심 15m 정도의 리프 슬로프에 기대어 앉아 있는데 가장 깊은 쪽 바닥은 35m나 된다. 배에 대한 정보가 없고, 헬맷이 있다고 해서 헬맷렉이라고 한다. 선수 쪽에 배에서 찾은 소품들을 이것저것 모아 높은 곳이 있고, 선창에는 폭약과 비행기 엔진 등이 있다. 시야는 그다지 좋지 않지만 1회 다이빙으로 배를 구석구석 볼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적당하며 볼거리들이 있다. 팔라우 리브어보드 트립의 마지막 다이빙으로 괜찮은 선택이었다.


락아일랜드 어그레서

리브어보드 선수를 따라 보우라이딩을 하는 돌고래들. 사진/Ben

팔라우에는 팔라우 어그레서 Palau Aggressor와 락아일랜즈 어그레서 Rock Islands Aggressor 등 2척의 어그레서 보트가 운영되고 있다. 리브어보드 보트 업체의 양대산맥으로 일컬어지던 어그레서와 댄서 그룹이 합병되면서 팔라우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트로픽 댄서 Tropic Dancer가 락아일랜드 어그레서 Rock Island Aggressor로 이름이 바뀌었다. 팔라우 리브어보드 다이빙을 계획하면서 둘 중에 어떤 배를 선택할 것인가 생각하다가 그래도 조금 더 늦게 만들어졌고, 평가가 좋은 배를 선택하고자 해서 락아일랜즈 어그레서를 골랐다. 이 배는 전세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그레서의 자체 조사에서 매년 벨리즈 어그레서 다음으로 만족도가 높은 배라고 한다.
배는 쌍동선 Catamaran으로 파도에 대한 롤링이 적어 선상에서 생활하기에 적합하고, 워터 젯트 방식이라 수심이 얕은 리프를 지나기에도 좋다. 9개의 모든 선실은 메인 데크에 있으며, 주방과 레스토랑, 휴게실이 어퍼데크에 있다. 다이빙 데크가 메인 데크에 있어서 동선이 편리하며, 다이빙 보트에 장비와 다이버를 모두 실은 채 유압식으로 보트를 들어올리고 내려서 다이빙을 진행한다. 한번 세팅을 해 놓으면 다이버들이 장비를 짊어지고 다니거나, 핀이나 마스크, 웨이트벨트 등을 들고 다닐 일이 없다는 것이 편리하며, 다만 18명의 다이버들이 한꺼번에 다이빙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 좀 불편한 느낌이 있었다.
매일 저녁 입을 즐겁게 했던 쉐프의 스페셜 디쉬

전문 쉐프가 제공하는 수준 높은 식사와 매번 다이빙을 마치고 올 때마다 방 청소를 새로 해놓는 등 서비스가 매우 좋다. 쉐프와 웨이트리스를 제외하고 선장과 나머지 선원들 모두가 다이빙 가이드와 보트 운전, 레스토랑 서빙 등의 역할들을 돌아가며 맡았는데 시스템이 잘 잡혀있었다. 다이빙을 다녀오면 음료수와 건조기에서 막 꺼낸 따뜻하면서 뽀송뽀송한 수건을 건내주고, 식사나 간식을 준비해준다.
아침은 계란과 햄 또는 쏘시지 등을 주문할 수 있고, 죽, 와플, 팬케익, 토스트 등도 준비되며, 콘플레이크와 우유, 과일 등은 항상 준비되어 있다. 점심은 뷔페로 골라서 먹을 수 있고, 저녁은 쉐프의 특선 요리가 준비된다. 어패류와 육류 등으로 멋진 요리들이 제공되며 와인과 맥주도 무료로 제공된다. 스태프들이 음료나 주류, 플레이트를 챙겨주는데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이다.
이렇듯 배의 모든 서비스가 나무랄 때가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고급 리브어보드 보트를 이용하는 이유를 실감할 수 있는 투어였다.


코롤에서의 휴식과 귀국
코롤에 있는 블루오션뷰 호텔

어그레서에서는 토요일 저녁을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간단한 칵테일 파티와 함께 아이언 다이버 등의 수여식을 하며 손님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지고, 저녁 식사는 코롤에서 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그래서 일부는 나가서 식사를 했고, 일부는 컵라면 등으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했다.
팔라우에는 한식, 일식, 중식, 태국식, 이탈리아식 등 다양한 국적의 레스토랑들이 있는데 이날 외식을 한 그룹은 일본인이 운영하는 피숴맨즈 레스토랑에서 게와 조개, 참치 등에 갈릭라이스 등으로 맛난 식사를 했다.
어그레서에서는 일요일 오선 8시에 하선을 하는데 스태프들은 네코마린이 운영하는 도롭오프 바에서 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드롭오프 바의 오픈이 11시였기에 그냥 테이블에 앉아서 쉬는 정도였다. 현지에 있는 제임스 강사의 도움을 받아 예약되어 있던 뉴블루오션 뷰 호텔로 이동해 얼리체크인을 하고, 점심 식사를 하고는 호텔에서 쉬었다. 그리고 저녁은 한식 전문점 한국관에서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곁들여 만찬을 가졌다.
뉴블루오션 뷰는 코롤에서 약간 외곽에 있지만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있었고, 수영장이 있었기에 쉬는 분위기가 좋았다. 방 2개와 거실이 있는 페밀리 룸은 4명이 함께 사용하기 충분했는데 소그룹으로 찾는 다이버들이 이용하기에 좋을 듯했다. 자체적으로 하나투어 팔라우 지사를 겸하고 있는 I Love Palau 다이빙숍도 있다.
다음 날 아침은 새벽 3시에 일어나 공항으로 이동했고, 손님을 송영하기 위해 나와있는 팔라우 다이빙숍 대표들의 배웅을 받으며 5시로 예약된 아시아나 항공을 탑승하여 귀국하였다.


2017년 1월

스쿠버넷 어그레서 예약 서비스 및 투어 진행
스쿠버넷 트레블은 어그레서 플리트의 딜러로 어그레서에서 운영하는 전세계 31개의 트립을 소개하고, 예약해주고 있다. 가장 유명한 갈라파고스에서부터 코코스, 하와이, 팔라우, 홍해, 몰디브, 피지, 라자암팟, 코모도, 태국 등 국내 다이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여행지들이 많다.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그룹, 하프 차터 또는 풀차터까지 대행수수료만 받고 원하는 시기와 목적지를 예약을 해주기도 하고, 이번 트립처럼 스쿠버넷에서 직접 풀차터나 하프차터를 해서 투어를 진행하기도 한다. 2017년에는 홍해 트립이 2회나 예약되어 있고, 개별 다이버들을 위한 예약은 수시로 진행해주고 있다. 간혹 스페셜 프로모션이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이런 것을 노려볼 수도 있다.
문의: ScubaNet Travel & Magazine 02-554-2402, 카카오톡: scub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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