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Colors
Layouts
Wide Boxed
탑 마레스 광고

이논 피쉬아이렌즈 사용기

이논 피쉬아이렌즈 사용기
INON UFL-M150 ZM80 Underwater Micro Fisheye Lens

부채산호 위의 바다나리. F6.3, 1/500, ISO800

지난 11월 TG4에 이논 피쉬아이렌즈 UFL-M150 ZM80와 2개의 S-2000을 세팅하였다. 스쿠버넷 매거진 2016년 11월호에 소개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사진교실의 정상근 교수 칼럼을 보고 직접 한번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괜찮다면 현재 메인 촬영 장비로 사용하고 있는 D800과 Z240 시스템을 보조하는 백업 세트로 휴대할 계획이었다. 세팅은 칼럼에 소개된 정상근 교수의 방식과 동일했다. 12cm와 15cm 암을 각각 1개씩 이용하고, 볼베이스와 삼구 클램프 등으로 연결한 것이었다.
이 TG4+이논 피쉬아이렌즈 세팅을 갖고 때론 D800 시스템과 함께 때론 독자적으로 활용하며 멕시코 라파즈 트립부터 시작하여 팔라우 리브어보드 트립, 필리핀 모알보알과 말라파스쿠아까지 지속적으로 사용해보았다.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결과물들을 얻을 수 있었고, 백업 카메라 세트로 활용하기에는 괜찮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었다. TG4와 이논 피쉬아이렌즈가 갖는 특징에 맞는 피사체들을 잘 골라 사진을 찍었을 때의 성취감이 있었다. 전문 수중촬영가가 아니라면 이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수중사진 활동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근 교수님의 TG4+Inon UFL-M150 ZM80, S2000*2 세팅


수중전용 컨버전 렌즈
INON UFL-M150 ZM80 렌즈는 육상에서는 상을 맺지 못한다. 디자인 자체가 수중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즉 렌즈와 카메라 사이에 물이 들어가 있어야 상이 맺히는 구조이다. 처음 공동구매로 렌즈를 받고는 육상에서 테스트를 하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며 당황해서 연락 온 경우도 있었다. 수중전용이기에 육상에서 테스트하고자 할 때는 수조나 욕조에 물을 채워서 사용해야 한다.
멕시코에서 고래상어 스노클링을 할 때는 덩치 큰 D800 대신 TG4에 이 렌즈만 붙여서 촬영을 했다. 수중에서는 피사체가 보여서 촬영을 할 수 있지만 수면에 떠있는 보트를 바다 위에서 촬영할 수가 없었다. 수면 위로 들어 올리면 렌즈와 하우징 사이의 공간에서 물이 빠져나가서 상이 맺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물이 다 빠져나가기 전에 촬영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를 수중에 넣어서 충분히 물이 들어가게 한 상태에서 한 손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홈을 막고 짧은 시간 동안 수면 위로 올려서 촬영한 것이다. 그렇게 몇 장의 수면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수중의 고래상어와 Fun Baja의 보트를 수면 위에서 촬영. F18, 1/400s, ISO400

수면에서 먹이를 먹는 고래상어의 반수면 촬영. F18, 1/200s, ISO400


줌인을 해야 한다(80mm로 줌인)
INON UFL-M150 ZM80 렌즈는 표준 와이드 컨버전 렌즈와 달리 약 80mm 줌 포지션(35mm 필름 기준)에 사용하도록 디자인 되었다. 그래서 카메라를 켤 때 기본 설정된 와이드 상태로 촬영하면 둥근 피쉬아이 영상이 나타난다(화각 150도).
따라서 둥근 비네팅이 완전히 없어지는 순간까지 충분히 줌인을 하고 촬영해야 한다. 물론 이런 둥근 원형의 비네팅이 나타나는 프레임 효과를 적용시켜보고 싶을 때는 와이드 상태 그대로 촬영해도 무방하다.

비네팅이 없어질 때까지 줌인하여 연사호를 촬영했다. F5.6, 1/200s, ISO800.

와이드 상태로 촬영하여 둥근 원형의 비네팅이 생긴 사진. F2.8, 1/60s, ISO800


초점을 어떻게 맞추나?
컨버전 렌즈 자체로는 무초점 afocal 방식이기에 결합된 카메라 본체의 렌즈 밝기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카메라의 자동초점 AF 기능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AF 모드에서 촬영하면 된다. 하지만 초점이 맞았다고 해서 모두 깨끗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렌즈는 태생적인 특성으로 인해서 피사계 심도 depth of field가 매우 얕다. 즉 렌즈를 작게 만들고(직경 32.9mm), 피사체가 렌즈 바로 앞에 있을 때 최소의 수차를 갖도록(최소 초점 거리 0 cm) 광학적으로 디자인이 되어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피쉬아이 렌즈를 이용하는 것처럼 무한초점으로 전체 수중 경관을 촬영할 때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광각사진 방식으로 촬영했을 때는 선예도가 떨어진다. F6.3, 1/100s, ISO800

피사체와 거리가 가까워야 또렷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F6.3, 1/400s, ISO800

실제로 사진을 촬영 했을 때 초점에서 멀어진 영역뿐만 아니라, 거리가 조금이라도 멀어지면 초점이 맞은 사진들도 선예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렌즈의 특성에 맞게 피사체가 렌즈에 거의 붙을 정도로 무조건 가깝게 들이대야 한다.
또 한가지 보조적인 방법은 조리개를 많이 조아 주는 것이다. TG4의 경우 A모드에서 촬영하는데 F8을 선택하거나, 주변이 밝을 때면 F16 등 F값을 최대한 크게 설정해 준다. 그리고 셔터스피드가 1/30 이상 길어져서 사진 자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조리개를 조이고, 셔터스피드를 짧게 가져가기에 수중은 육상에 비해 어두울 수 밖에 없다. 한낮의 태양이 수중으로 들어오는 아주 밝은 환경이 아니라면 ISO를 올려줘야 하는데 필자는 800까지 올려서 촬영해 보았다. 물론 콤팩트 카메라의 경우 ISO가 더 이상 올라가면 오히려 노이즈가 발생하여 사진이 흐려질 수도 있다.

스콜피온피쉬의 눈이 또렷하게 보일 정도로 가까이 촬영했는데 꼬리와 주변환경까지 다 화각에 들어온다. F6.3, 1/80s, ISO800


어떤 피사체를 촬영할 것인가?
INON UFL-M150 ZM80 렌즈는 작은 해양생물의 눈을 통해서 보는 것처럼 촬영할 수 있는(인섹트 아이 렌즈 Insect Eye Lens) 컴팩트한 피쉬아이 렌즈이다. 매우 작은 주제를 전체적으로 배경과 함께 촬영할 때 사용하는 특별한 컨버전 렌즈인 것이다. 따라서 렌즈의 특성에 가장 잘 맞는 피사체들은 일단 작고 예쁜 마크로 피사체여야 한다. 그리고 카메라의 렌즈를 가까이 들이대도 도망가지 않는 피사체라야 한다. 앞에서 이미 이야기를 했지만 피사계 심도가 얕을 뿐 아니라 피사체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선예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거리가 먼 피사체나 일반적인 광각사진을 촬영하는 데는 맞지 않다.

곰치의 아가리에 최대한 가까이 붙여 날카로운 이빨들을 강조하고 싶었다. F6.3, 1/80s, ISO800

그래서 움직임이 느린 갯민숭달팽이, 위장이 철저해서 잘 도망가지 않는 물고기들, 부착생물들 등이 좋다. 광각의 느낌으로 촬영한다고 할 때라도 가까운 피사체가 주제로 부각되어 초점이 맞고, 배경이 물 공간 등이 많아 선예도가 떨어져도 상관이 없는 경우라면 괜찮다.
따라서 TG4와 INON UFL-150 ZM80 조합을 사용한다면 그에 적합한 피사체를 찾고, 촬영하는데 숙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INON UFL-150 ZM80 렌즈를 구매할 생각이 있는 다이버라면 렌즈의 이런 특성을 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산호 가지에 붙은 개오지가 렌즈 바로 앞에 오도록 접근했다. F16, 1/80s, ISO800


스트로브의 설정과 조사방법
콤팩트 디카와 연결하여 TTL 자동 노광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트로브는 많다. 정상근 교수의 세팅대로 INON S2000 스트로브를 사용하는 것은 TG4와 연결하면 이논의 S-TTL 자동 노광 방식의 장점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장 스트로브의 발광을 광케이블을 이용하여 전달하면 동조와 적정 노광이 이루어진다. 피사체의 반사율에 따라 스트로브의 노출 보정을 적당히 하면 원하는 적정 노출의 사진을 구할 수 있다.

손톱만한 크기의 씬벵이가 렌즈에 가릴 정도로 가까이 접근했더니 스트로브가 한쪽은 옆에서 들어왔고, 한쪽은 그림자가 졌다.

스트로브가 들어갈 수 있을 만큼의 틈을 약간 더 주면서 스트로브의 방향도 조정하였다.

하지만 이논 피쉬아이 렌즈를 사용하면 렌즈와 피사체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스트로브의 위치를 적절하게 세팅하지 않으면 렌즈의 그림자로 피사체에 스트로브의 빛이 가지 않을 수 있다. 렌즈와 피사체 사이로 빛을 넣어주기 위해서는 스트로브는 렌즈의 측면에서 약간 뒤쪽에 위치해야 한다. 이 부분은 실제 촬영을 해보면 적절한 위치가 어떤지 답이 나올 것이다. 스트로브의 위치에 따라 노광 범위와 그림자의 방향이 달라지므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좋다.
컴팩트한 세팅을 위해서 트레이도 없애고, 암의 수를 최소화 했지만 필요하다면 암 세트의 구성을 변경해도 된다.

렌즈에 거의 닿을 듯 접근해도 스트로브의 빛이 들어갈 수 있도록 스트로브의 위치를 약간 조정해주면 적절한 조광이 된다.


렌즈홀더가 없는 나사식 렌즈
UFL-M150 ZM80 렌즈는 경통에 나사산이 있어서 렌즈의 위치를 앞 뒤로 조정할 수 있게 만들어 다양한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본체 렌즈에 맞출 수 있다. 렌즈의 안쪽이 하우징의 렌즈 창에 잘 밀착되도록 렌즈의 나사산을 잘 조정해주어야 한다. 이 제품은 이논 렌즈 홀더와 호환되지 않는데 제품 특성상 렌즈를 돌려서 마운트 위치를 앞뒤로 조절해야하기 때문이다. 즉 TG4 이외에도 여러 콤팩트 카메라와 함께 사용할 수 있지만 슈퍼 줌렌즈 기능의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나 렌즈 교체가 가능한 SLR 카메라 시스템에는 사용할 수 없다.
UFL-M150 ZM80은 다양한 호환 카메라 하우징에 부착할 수 있다. 각각의 하우징에 맞게 디자인된 마운트 베이스 Mount Base와 마운트 컨버터 Mount Converter를 이용할 수 있다. 이논에서는 M27-LD Mount, M27-M67 Mount, M27-AD Mount를 제공하고 있다.


왼쪽부터 M27-AD 마운트, M27-LD 마운트, M27-M67 마운트


TG4와 이논 UFL-M150 ZM80을 사용하며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TG4와 이논 UFL-M150 ZM80 조합을 백업으로 세팅하여 사용하면서 상당한 재미를 느꼈다. 이논 피쉬아이 컨버터 렌즈의 특성을 알아가고, 그것을 이용하여 사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고, 그 결과물은 재미있었다. 일반적인 광각사진이나 마크로 사진에서 볼 수 없는 느낌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재미를 배가시키는 듯하다. 물론 TG4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입문자용 카메라인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여기에 이논 UFL-M150 ZM80 렌즈를 부착하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초보자들의 경우 이 조합을 메인으로 활용하면 TG4 자체의 기능 외에 새로운 효과들을 만들어 낼 수 있고, DSLR을 사용하는 기존 수중사진가들은 메인 카메라와 함께 백업으로 사용하면 수중에서 아쉬운 순간을 채워주는 재미있는 보조 카메라 시스템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샤프한 이미지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UFL-M150 ZM80 렌즈를 피사체에 바짝 붙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피사체가 되는 해양생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거나, 해양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2017년 1월

참조:
스쿠버넷 매거진 2016년 11월호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촬영기술 -TG4로 광각사진 촬영하기_정상근 p74
http://www.inon.jp/products/lens/uflm150zm80/top....
http://www.inon.jp/pdf-dl/_userdata/UFLM150ZM80-S...

  • 이전글 락아일랜드 어그레서로 즐긴 팔라우 리브어보드 다이빙 투어
  • 다음글 시밀란 리브어보드 보트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