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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스 상어의 짝짓기



너스 상어의 짝짓기

Mating of Nurse shark

금년 1월 8일부터 15일까지 동경하던 몰디브의 리브어보드다이빙을 다녀왔다. 몰디브의 수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영양화(?)’로 인한 열대바다답지 않은 시야, 죽어가는 산호.... 그러나 상어와 만타는 많이 볼수 있었다. 게다가‘바아부 아톨 Vaavu atoll의 알리마타 리조드 제티’에서 진행했던 선셋다이빙(sunset diving)에서 ‘너스상어의 짝짓기’를 볼 수 있었다. 암, 수 너스상어의 교접순간을 양승철원장이 촬영하였는데, 이는 우리나라 최초라고 생각한다. 접하기 어려운 순간을 같이 한 감동과 함께 상어의 짝짓기와 너스상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상어는 연골어류에 속한다. 암, 수컷에 외부생식기가 있어서 사람과 같이 체내수정을 한다. 암컷의 생식기를 ‘클로아카(cloaca)’, 수컷의 생식기를 ‘클라스퍼(clasper)’라 한다. 사람과는 다르게 클로아카는 하나인데, 클라스퍼는 두 개이다. 왜 두 개인지는 이 글을 읽고나면 이해될 것이다. 수컷의 클라스퍼는 뒷지느러미 가시가 변해서 만들어졌다. 쌍으로 있는 뒷지느러미 가시는 움직이는 범위가 안쪽으로 90° 정도이다. 사람을 비롯한 포유류는 육지에 살기에 몸이 자연스럽게 고정이 되어 암, 수컷이 생식기를 접속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상어는 물속에 살기에 교접을 할 때 몸을 고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교접시 상어의 체위는 장소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수중에서 하기, 암반에 기대어서 하기, 바닥에 누워서 하기이다.


수중에서 할 때는 몸을 고정하기 위해 수컷이 암컷의 등지느러미를 콱 물고서 암컷의 몸통을 둘러 감아서 클라스퍼를 클로아카에 접속한다. 수컷이 암컷의 오른쪽으로 감을 때는 오른쪽 클로아카를, 왼쪽으로 감을 때는 왼쪽 클로아카를 사용하게 된다(클로아카의 가동범위가 안쪽으로 90° 정도이므로). 암반에 기대어서 할 때는 암, 수가 나란히 서거나 물구나무를 서서 교접한다. 이 때도 수컷이 오른 쪽에 있느냐 왼쪽에 있느냐에 따라 적절한 클라스퍼를 사용하게 된다. 바닥에 엎드려서 할 때도 수컷이 있는 위치에 따라 사용하는 클라스퍼가 다르다. 만약 상어의 클라스퍼가 하나였다면 상당히 불편하였을 것이다.


상어와 은행나무를 ‘화석생물’이라 한다. 처음 지구상에 나타난 이후로 거의변화가 없어서이다. 그러면 상어와 은행나무는 어느 것이 오래 되었을까? 은행나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답은 상어이다. 상어는 지구에 오랜 시간 동안 존재했기에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번식방법도 다양하다.암컷 상어 혼자서 새끼상어를 낳는 ‘처녀생식’도 보고된 바가 있고, 알을 낳는 난생, 암컷 상어가 출산하는 난태생과 태생도 있다.
자궁과 같은 암컷 상어의 몸 속 기관에서 수정란을 보호하는 난태생과 태생의 구분은 어떻게 할까? 새끼상어가 자라는 동안 어떻게 영양분을 조달하는가에 따라 구별한다. 난태생은 수정란이 암컷 상어와 어떠한 연결이 없이 알 자체의 영양분(난황)으로 성장하여 어미상어의 몸 밖으로나온다. 태생은 아기가 탯줄로 엄마의 태반에 연결되듯, 수정란이 어미상어와 연결이 되어 영양분을 공급받아 성장한다. 

너스상어(nurse shark)는 약 4 m 정도까지 자라며, 보통 1m ~ 40 m 사이의 얕은 수심에 서식한다. 낮에는 활발하게 유영하지 않으며,연안의 산호초 주변이나 모래바닥의 은신처, 맹그로브 뿌리 주변에서 쉰다. 밤이 되면 먹이 활동을 시작하고 짝짓기도 한다. 먹이는 성게, 새우, 오징어, 문어, 조개 등과 작은 물고기를 먹는다.너스상어는 난태생으로, 어미 뱃속에서 부화하여 자란 후출산된다. 대부분의 상어는 지속적으로 헤엄쳐야만 물이 아가미를통과해 호흡이 가능하다. 상어지느러미 요리를 위해, 상어를 잡으면 지느러미를 자르고 살아있는 채로 바다에 던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지느러미가 없어 헤엄치지 못하는 상어는 결국 질식해 죽게 된다. 물고기가 물에서 익사하게 되는 것이다.그러나 너스상어는 가만히 바닥에 정지해 있어도 입과 아가미를 통해서 호흡이 가능하다. 성질이 유순하여 사람들을 봐도 피하지 않고 다가간다고 한다. 몰디브에서 본 너스상어들도 다이버를 스쳐지나 듯 가까이 다가 왔었다. 조개의 패각을 깨뜨릴 정도로 강력한 턱을 가진 너스상어의 이름에 대한 유래는 확실하지 않다. 설 중의 하나는 너스상어가 먹이인 조개를 찾기 위해 모래를 파헤칠 때 나는 소리가 어린 아기를 재우거나 어를 때의소리와 비슷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아기를 어르거나 재우는 것 등을영어로 ‘nursing baby'라고 한다).


너스상어의 짝짓기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해질 무렵에 몰디브의 바아부 아톨의알리마타 리조드 제티에서 입수하였다. 바닥은 모래였고, 수심은 25 m 정도였다. 어두워진 후 너스상어의 짝짓기가 이루어졌다. 아쉽게도 구애행동 등 처음 시작 장면은 보지 못하고, 암, 수컷이 교접한 상태를 보게 되었다. 모래바닥에 엎드려서 하는 체위였는데,수컷이 암컷의 지느러미를 물고 몸으로 암컷을 누르면서 클라스퍼를 클로아카에 접속하고 있었다. 암컷은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달아나려 하였다. 수컷 너스상어가 강하게 암컷의 몸을 제압하지 않으면 자신의 정자를 전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암컷이 수컷을 시험하여 강한 유전자를 얻기 위한 행동으로 추측된다. 상어의 짝짓기 행동에 대한 연구보고는 많지 않다. 아무래도 상어에 대한 두려움,위험성 등이 이유일 것이다. 너스상어는 유순한 편이니 앞으로너스상어의 짝짓기 행동에 대한 관찰보고가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너스상어가 있는 곳에서 다이빙할 경우, 해질 무렵에 입수하면 짝짓기를하는지 관심을 갖고 보기를 바란다.



임주백 박사
연구목적으로 1만회 이상 다이빙한
어류행동생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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