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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동산항 그랑블루 리조트 다이빙

양양 동산항 그랑블루 리조트 다이빙


강원도 동산항 끝자락에 가면 '그랑블루'라는 작은 다이빙 리조트가 있다. 전에는 월드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했지만 지금은 '김흥래 강사'가 인수를 하면서 그랑블루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영업을 하고 있다. 김흥래 강사와의 인연은 어느덧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니~! 10년도 훨씬 전인 것 같다. 나곡에서 나곡수중 책임강사로 있던 김흥래 강사는 그 동안의 경험으로 울진에 그랑블루라는 아담한 리조트를 운영하다가 어느 날 조용히 다이빙 계를 떠났다가 작년부터 다시 동산항을 찾아왔다. 다이버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었던지 예전에 비해 얼굴빛이 좋아진 김흥래 강사는 오랜만에 만나 필자를 잊지 않고 반겨 주었다.
연일 매서운 한파 속에 우리 말고는 다이버가 없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추운 날씨였지만 많은 다이버들이 다이빙을 하고 있었다. 첫 팀이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 올 때까지 준비를 하고 있다가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온 첫 팀에게 오늘의 시야는 어떤지 물어 보았다. 예상보다 좋다고 한다. 이제 우리 팀이 다이빙 준비를 마치고 보트에 승선을 했다. 매서운 바다 바람을 맞으며 보트를 다고 첫 다이빙 포인트로 향했다. 이 곳의 보트는 다른 리조트에 비해서 유난히 크다, 10명 정도의 다이버가 타도 자리가 넉넉할 정도였다.


'꽃동산'이라 이름을 가진 다이빙 포인트에 도착해서 김흥래 강사의 간략한 브리핑을 듣고 입수를 시작했다. 오랜 리조트 경험을 갖고 있는 김흥래 강사의 브리핑은 간결하면서도 중요한 얘기를 빠지지 않고 설명을 해 주었다. 차가운 바닷물에 얼굴을 감싸면서 하강 라인을 따라 잠시 내려가다가 보니 수심 20nm의 바닥이 한눈에 다 들어 온다. 겨울 다이빙의 매력은 맑은 시야와 차가운 수온이 아닌가 한다. 수온은 8℃, 약 30분 정도 다이빙을 하고 나니 손끝이 시리다.
자연 암반으로 이루어진 꽃동산 포인트는 군데군데 우렁쉥이가 많이 있었고, 암반 곳곳에 '부채뿔산호'가 자라고, 일부에는 '말미잘'이 소소하게 피어 있었다. 커다란 암반을 한 바퀴 돌고 옆에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하면서 같이 입수한 다이버들이 어디 있나 찾아 보게 된다. 시야가 좋다 보니 멀리 있는 다이버의 모습도 놓치지 않고 보인다. 각자 암반에 고착 생물들을 관찰하기 바쁘다. 크게 신경 쓸 필요도 없이 마음 껏 구경을 하다가 손끝이 시려와서 서서히 상승을 하자고 했다. 상승 수신호에 맞춰 SMB를 수면으로 올려 보냈다. 상승하는 동안에 나의 시선은 아래쪽 바닥을 쳐다 보았다. 안전 정지 중에도 바닥이 훤히 다 보인다. 어제는 시야가 더 좋았다고 하는데 그러면 얼마나 좋았다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을 만큼 지금의 물속도 맑았다. 출수하여 리조트로 돌아가는 길에 차가운 겨울 바람은 바닷물 속에서 얼어버린 내 뺨을 더 차갑게 만들었다.


여유 있게 수면 휴식 시간을 갖고 다음으로 인공어초로 향하였다. 이 곳에는 여러 개의 인공어초가 있는데, 우리는 산호가 많은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하니까 '마루어초' 라는 곳으로 데려다 주었다. 역시나 첫 다이빙 때마 같은 맑은 시야다. 인공어초 상부인 20m쯤에서 수면을 올려다 보았다. 우리가 타고 온 배의 바닥이 다 보인다. 겨울 다이빙이 날씨는 춥지만 끝도 알 수 없는 투명한 맑은 시야 때문에 추워도 다이빙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같이 입수한 텍 다이버들이 더블탱크를 매고 돌아 다닌다. 인공어초 주위는 자연암반으로 이루어 져서 주위를 돌아 보는 텍 다이버들 역시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한눈에 다 들어 온다. 인공어초 사이사이에 산호가 빽빽이 자라고 있었다. 시야도 좋고, 산호도 화려해서 인지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온다. 부유물이 없으니 사진이 더 선명하다. 그렇게 즐겁게 사진을 찍어 가며 두 번째 다이빙도 약 30분을 마치고 상승을 하였다.


상승 후 수면에 오르니 약간의 너울이 밀려 온다. 바닷바람도 오전 보다 더 거칠어 진 느낌이다. 한층 더 차가운 바람이 반갑지는 않다. 리조트로 돌아 가는 내내 잠깐 동안이지만 매서운 바람을 맞는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진다. 그래도 바닷속의 시야가 좋다 보니 마음은 행복하다. 1년 내내 한국의 바다도 해외처럼 시야가 투명하다면 다이빙의 재미가 배로 들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 생각이 살짝 들었다. 날씨가 추워도 아름다운 바다가 있기에 그 바다에 몸을 담그고, 그 모습을 즐겨본 재미는 겨울철 강원도 동해에서 다이빙을 해 본 다이버들 만 알 것이다. 늘 하루만 하고 돌아오는 다이빙은 항상 아쉬움을 선물한다. 그래서 다음에도 다시 한번 더, 같이 간 일행들과 '동산항'을 찾아 오자고 얘기를 나누면 이날의 다이빙을 마감했다.
서울로 돌아 가는 길에 인근에서 '신풍해장국'을 운영하는 참복님 식당에 둘러서 뜨끈한 해장국에 추위를 녹이며 참복님에게 사진에 대한 얘기도 간단히 들었다. 잠깐이지만 사진에 대해서 즐겁게 얘기를 나누어 주고 가게 벽에는 걸린 다양한 수중 사진을 감상하였다. 다음 일정도 오늘처럼 시야가 좋기를 바래 본다.


이상훈
스쿠버다이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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