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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철의 제주 이야기 – 청물이 들어온 법환 앞바다, 연세미여와 기차바위



청물이 들어온 법환 앞바다

연세미여와 기차바위


제주도는 가을이 오면 청물이 든다. 대체적으로 10월이 가장 좋을 때이다. 다만 가끔씩 찾아오는 가을 태풍들만 피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래서 가을에 제주도를 찾는 다이버들은 태풍 소식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하지만 10월을 하루 앞둔 지난 9월 30일은 정말로 날을 잘 잡았던 듯하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딱 맞게 하늘은 높고 맑았으며, 바다 역시 파란 것이 청물이었다. 수온도 24℃로 따뜻했고, 물때 역시 조금이라 조류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는 날이었다. 3박자가 딱 맞아 떨어지는 신이 내린 청명한 가을 날이었다.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대구에서 온 정재영 강사 일행과 수중모델 활동 중인 고송미 양과 합류하게 되어 법환 항으로 향했다. 날이 좋으니만큼 타크라 호를 타고 평소에는 가기 쉽지 않은 곳을 찾아 보트 다이빙을 하기로 한 것이다. 연새미여와 기차바위 다이빙을 하기로 했다.


첫 번째 다이빙을 연세미여에서 하기로 하고 법환항을 출발했다. 연새미여는 기차바위에서 강정 해군기지 사이에 있다. 연새미여는 필자도 처음이라 기대감에 심장이 두근두근 거릴 정도였다. 입수하여 여의 봉우리가 수심 17m였다. 봉우리 옆의 직벽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였다. 부채산호와 연산호 등 여러 종류의 산호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이었다. 남쪽으로 계속 진행하니 수중분화구처럼 보이는 움푹하게 들어간 지형도 보였다. 수심 34m까지 내려가 보았지만 지형이 계속해서 점점 깊어 지는 듯하여 상승하기로 했다. 두 번째 다이빙으로 기차바위가 예정되어 있기에 첫 다이빙에서 너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괜히 시간을 끌었다가는 감압시간만 길어질 것 같아 잔압계가 100bar나 남았지만 되돌아 가기로 한 것이다. SMB를 띄울까 하는데 시야가 좋아서 다른 다이버들의 버블이 보였다. 천천히 그쪽으로 진행하니 다이버들의 모습이 보였고, 수면에는 대기 중인 타크라 호도 보였다.


수면으로 출수하여 다른 다이버들과 함께 배에 탑승하여 법환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1시간 정도 휴식시간을 가진 다음에 다시 두 번째 다이빙을 위해 기차바위로 향했다. 기차바위는 범섬과 법환항 사이에 수중 여들이 줄지어 있는 곳으로 법환의 보트 다이빙 포인트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수심 20m 내외의 바닥에서 수심 10m 내외의 꼭대기까지 봉우리들이 나란히 기차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기차바위라고 한다. 물때가 바뀌어 썰물이라 연산호들은 움추려 들어 있었지만 자리돔 떼가 우리 일행을 맞이해 주었다.
봉우리의 절벽과 정상에 붙은 해송들과 분홍바다맨드라미와 큰수지맨드라미 군락들을 배경으로 고송미 양을 모델로 사진을 촬영하였다. 기차바위는 언제 찾아도 풍성한 산호들과 자리돔들의 군무가 정겹다. 제주도의 스쿠버 다이빙 1번지인 문섬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보트 다이빙을 하면서 느린 조류에 몸을 맡기며 천천히 흘러 가면서 다이빙을 하는 것도 괜찮은 듯하다. 특히나 봉우리들이 열 지어 있는 기차바위라면 굳이 오리발을 차지 않아도 저절로 흘러가는 열차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10월이 지나면 육상의 기온과 바람으로 제주 바다는 다시 거칠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한동안은 청물이 유지될 것이므로 맑은 제주 바다의 다이빙이 그리운 다이버들이라면 드라이슈트를 준비해서 찾아오면 좋을 것이다. 찬 바람이 부는 문섬에서 다이버들과 반갑게 인사하길 기대한다.

이운철
사진작가
스쿠버넷 제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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