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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어보드로 다녀온 인도네시아 데라완 투어 _ 강민호



정예 멤버로 다녀온 인도네시아 데라완 투어

MV 라자암팟 어그레서
Derawan Island Diving with MV Raja Ampat Aggressor.

마음이 맞는 다이버들과 함께 하는 바닷속 여행은 언제든 어디든 행복하고 설렌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리브어보드 프렌차이즈 어그레서 플리츠 Aggressor Fleets의 라자암팟 어그레서가 라자암팟의 오프 시즌에 새로운 여정으로 데라완 Derawan 지역을 개척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서 우리 몇몇은 환호성을 질렀다. 특히 실험적인 항해라서 최고급 리브어보드 보트인 어그레서를 50%의 가격에 탈 수 있다는 것도 좋았지만 평소에 가기 힘든 데라완 지역에서 다이빙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기대와 설렘을 느꼈던 것이다.
데라완 제도는 인도네시아 북 칼리만탄 주에 속하는 보르네오 섬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말레이시아와 국경 분쟁을 일으켰던 다이빙 여행지로 유명한 시파단 섬과 같은 술라웨시 해에 면해 있다. 바다거북과 만타레이를 볼 수 있는 상가라키 Sagalaki 섬, 수천 마리의 바라쿠다를 볼 수 있는 마라투아 Maratua 아톨, 해파리 호수가 있는 카카반 Kakaban 섬, 마크로 생물들로 유명한 판장 Panjan과 데라완 Derawan 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데라완을 홍보하는 업체들에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생물 다양성을 자랑하는 곳이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어, 바라쿠다, 잭피쉬, 만타, 고래상어, 바다거북, 해파리 호수, 다양한 마크로 생물 등 작고 큰 해양생물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인근 섬들에 여러 다양한 리조트들이 있지만 리브어보드 보트를 이용하면 보다 편하게 넓은 지역을 이동하며 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우리는 매력을 느꼈다.
이번 투어는 리브어보드만 7박 8일 일정이었으며, 인천에서 인도네시아 타라칸 Tarakan까지 항공까지 포함하면 2017년 7월 9일~18일의 9박 10일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데라완 포인트가 아직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았다는 희소성에 중점을 두고 여정을 즐겼다. 부산에서 함께 출발한 일행들은 항공 연결편 시간과 일정을 고려해 티켓팅을 하다 보니 국제선, 국내선 포함 편도 5번의 비행기를 타고 가는 아주 고된 일정이었다. 하지만 데라완은 그 고단함을 모두 잊어버리게 할 만큼 멋진 다이빙 투어로 기억에 남았다.
역시 리브어보드늘 고를 때면 가능하다면 럭셔리한 어그레서를 선택하는 것이 나은 것 같다. 배의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깔끔하였고, 스태프들의 서비스 또한 좋았다. 다른 리브어보드들과 동일하게 탑승과 동시에 실외에서 신던 신발들은 벗어서 한 곳에 모아두었고, 선상에서는 맨발로 다닐 수 있었다. 각자 배정받은 방에 개인 짐을 풀고, 정해진 자기 자리에 장비를 세팅한 뒤에 약간의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잠시 후 배에 탑승한 모든 다이버들이 라운지에 모여서 캡틴의 브리핑을 들었다. 배 안에서의 에티켓, 다이빙 중의 안전, 다이빙 포인트, 세부 일정 등을 브리핑 받으면서 리브어보드에서의 첫날을 다이빙 없이 보냈다.


다이빙 첫 날 데라완 섬
본격적으로 다이빙이 진행된 날이다. 약간의 시간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하루 4회 다이빙을 진행하면서 1회 7시 30분, 2회 11시, 3회 15시, 4회 18시 30분에 시작되었다. 그린 그룹으로 배정받은 한국인 다이버 5인은 체크다이빙을 함께 진행하였다.
첫 데라완 바다의 느낌은 엥? 뭐지? 라는 인상을 주었다. 우리 나라 남해 바다와 같은 수중 환경과 시야 그리고 생물들까지 매우 흡사한 느낌을 다이버 전원이 받은 것이었다. 그 느낌은 야간 다이빙부터 말끔히 해소되면서 다음날의 다이빙의 대한 설렘이 배가 되었다.



다이빙 둘째 날 상갈라키 섬
매 다이빙 15분 전에 데크에 모여 보드에 손수 그린 다이빙 포인트 지도를 보며 브리핑을 받았다. 하지만 첫 출항이라 그런지 브리핑 내용과 다른 진행 방향과 지형이 달라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순간순간 가이드들의 대처방식과 데라완의 부서지지 않은 매우 건강한 산호들과 다양한 어종들을 볼 수 있어 우리 다이버들은 출수 후 감탄을 연신 이어나갔다. 그리고 매 다이빙 종료 후 나오는 간식 및 식사는 입안을 행복하게 해주었고, 편안하고 즐거운 다이빙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다이빙 셋째 날 해파리 호수
다이빙은 각 그룹 별로 고무보트를 타고 5분 이내의 거리에 있는 포인트까지 이동하여 진행한다. 가이드의 신호에 맞춰서 백롤 방식으로 입수하게 되는데 안전상 리브어보드 모선에서 직접 입수를 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3일 차는 카카반 섬의 젤리피쉬 레이크로 들어가서 스노클링으로 해파리들을 만나고 왔다. 흔히 젤리피쉬 레이크라고 하면 팔라우를 떠올리지만 현재는 해파리들이 모두 사라져서 관광객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도 젤리피시 레이크들이 여러 곳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카카반 섬의 젤리피쉬 레이크이다. 이 곳 카카반 섬은 우리나라 돈 약 1,700원으로 입장이 가능하며, 오리발에 의한 젤리피쉬의 찢어짐을 방지하고자 오리발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수영을 못하시는 사람들은 구명조끼나 튜브를 통해 체험할 수 있으며, 다이버들은 슈트를 입거나 수영복만 입고 해파리와 함께 유영할 수 있다. 지금은 팔라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쏘지 않는 해파리와의 유영은 기억에 남는 추억이었다.



다이빙 넷째 날 고래상어 다이빙
보르네오 섬에 면한 탈리사얀 Talisayan 포인트는 고래상어 2~3 마리가 상시 출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큰 어선들이 아래에 집어등을 켜고 모여드는 물고기를 그물로 잡는 곳이라고 하는데 추정하길 그물에 걸렸다 빠져 나오는 작은 물고기들을 먹으려고 고래상어들이 모여들면서 고래상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지게 된 것 같다. 보르네오 섬이 가까운 곳이라 시야가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난 고래상어가 다이버들을 스치듯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다이빙 다섯째 날 마라투아 아톨
바라쿠다 떼로 유명한 마라투아 아톨 Maratua atoll에서 다이빙을 했다. 해당지역은 조류가 강력하며 운 좋으면 수천 마리의 바라쿠다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조류걸이를 지참하라고 입수 전 브리핑에서 다이버에게 이야기를 했다. 입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조류와 함께 수백 아니 수천 마리의 바라쿠다 무리를 만나게 되었다. 일제히 조류걸이를 걸고 장관을 보던 중 다른 다이버들이 바라쿠다 무리를 쫓아 조금씩 이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덩치 큰 카메라 장비 덕분에 필자는 바위 뒤에 숨어서 잠시 쉴 수 밖에 없었다. 그때 멀리서 들려오는 다급한 쉐이크 소리에 수면 쪽으로 눈을 돌리니 다이버들이 쫓던 그 무리들이 내 앞으로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나의 스트로브는 쉴새 없이 터졌다. 바라쿠다 무리와 함께 했던 그 흥분은 한동안 내 가슴은 가시질 않았다.


다이빙 여섯째 날 오전 다이빙으로 마무리
다시금 데라완에서 2회 다이빙으로 마지막 다이빙을 마무리했다. 리브어보드에 탑승하여 다이빙을 즐겼던 일주일이 결코 길지만은 않았고, 아쉬움이 많았다. 오후에 리브어보드가 출항지로 돌아가는 동안 장비를 세척하여 말려 놓고 쉬면서 로그북도 작성하고, 촬영한 사진들도 보았다.
저녁에는 어그레서에서 마련한 바비큐 파티가 있었다. 와인 잔을 들고 건배를 하며 다이빙의 아쉬움을 달래는데 아이언 다이버 메달 수여식이 진행되었다. 어그레서에서는 투어기간 동안 계획된 다이빙을 하나도 빠지지 않고 다 한 다이버들에게 이이언 다이버 Iron Diver 메달을 제공해주고 있다. 메달과 함께 인증서를 받으니 기분 좋게 투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인도네시아 데라완까지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은 비행시간과 비용이 들었지만 건강하고 아름다운 산호 군락을 보았고, 다양한 생물들과 어류들을 볼 수 있었기에 그 피로함이 싹 날라가는 투어였다. 게다가 함께 한 다이버들이 있었기에 “어디를 가느냐보다 어디를 누구와 함께하느냐”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투어였다.

강민호
CMAS 강사 트렝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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