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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철의 제주 이야기 – 여름의 초입에 선 제주 문섬_이운철


이운철의 제주이야기 – 여름의 초입에 선 제주 문섬


초여름의 가뭄이 전국을 휩쓸고, 때 이른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6월 어느 날 제주블루샤크의 이태훈 강사팀과 함께 제주도 다이빙 1번지 서귀포 문섬을 찾았다. 아직 본격적인 휴가시즌에 접어들지는 않았지만 제주도의 다이빙 숍들은 벌써 여름 성수기에 접어든 듯 다이버 손님들을 맞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서귀포 부두에도 유어선들이 빼곡하게 대기하면서 다이버들을 태울 준비를 하고 있었고, 다이버들의 장비와 탱크를 실어 나르는 다이빙 숍들의 트럭들도 부지런히 드나들고 있었다. 문섬 새끼섬에는 이미 자리를 잡은 다이버 팀들이 있었고, 바로바로 새로운 팀들이 들어와서 새끼섬의 파식대를 채워 나갔다. 다이버의 계절 여름이 찾아온 것이다.
연안사고예방법에 이어 수중레저안전법의 제정 등으로 스쿠버 다이빙 리조트들이 준비하고, 관리해야 할 것들이 더욱 많아졌지만 바다 건너 찾아온 다이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제주도의 다이빙 숍들은 완벽한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듯했다. 안전교육을 이수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수중레저사업자로 등록하여 합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하였다. 그만큼 비용이 증가했지만 다이버들에게 보다 나은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제주도 다이빙의 특별함을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노력만큼 제주도의 공무원들과 어촌계에서도 따뜻한 협조와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장마가 시작하기 전이라 수중은 그런대로 시야가 좋은 편이었다. 무성했던 모자반들은 녹아서 이제 다시 짧아졌지만 여전히 물고기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었고, 줄도화돔 무리들도 짝을 지어 산란과 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노란색에 검은 줄무늬를 가진 범돔들도 무리 지어 다니기 시작했고, 여름에 자주 보이는 갑오징어도 눈에 띄었다.
새끼섬을 가득 채운 다이버들을 좇아 섬의 둘레를 뱅 돌며 다이빙을 진행했는데 동쪽의 경사면과 북쪽의 절벽에도 가시수지맨드라미들이 길쭉길쭉하게 자라나 있었고, 큰수지맨드라미들도 해조류들과 조화를 이루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태훈 강사는 스마트폰 하우징을 이용해서 회원들의 모습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제 수중사진과 동영상은 다이빙 숍에서 빠질 수 없는 서비스 품목이 되었고, SNS를 통한 홍보에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으니 복잡하고 무거운 DSLR 보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하우징이 오히려 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이런 저런 모습들을 촬영하며 문섬의 수중을 스케치하고 있는데 넓적한 달고기들도 다이버들 사이를 여유롭게 돌아다녔고, 노란씬벵이도 감태 숲 사이에서 수줍은 모습을 드러내며 다이버들을 반겼다. 문섬의 수중도 어느덧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이제 수온이 조금 더 올라서 어린 전갱이들이 몰려들 때면 휴가 시즌을 맞아 더 많은 다이버들이 문섬을 찾지 않을까?
계절에 따라 조금씩 그 모습을 달리하는 문섬의 수중 세계를 보면서 시간의 흐름을 실감한다. 여기저기서 찾아오는 손님들로 정신 없이 바빠질 본격적인 여름의 문턱에서 어디 부족한 점이 없는지 필자도 다시 한번 촬영장비들과 다이빙 장비들을 살펴봐야겠다.

이운철
사진작가
스쿠버넷 제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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