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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복의 수중세상 엿보기 새로운 포인트 찾기- 2017/09

참복의 수중세상 엿보기
새로운 포인트 찾기

어초와 다이버

새로운 포인트는 말 그대로 다이버에게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여행지와도 같다. 해외든 국내의 여타 리조트든 수많은 다이빙과 탐색의 결과로 현재의 포인트들이 갖추어졌고, 그곳을 중심으로 다이버들이 수중여행을 하고 있다. 매번 같은 곳을 방문한다는 것은 자칫 식상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상존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살아 움직이는 수많은 생명들의 순환은 같은 듯 다른 모습으로 조금씩 다른 장르를 연출해주고 있기에 많게는 20 여 년 이상 사랑 받고 있는 포인트들도 많이 존재한다.

거대한 암반에 빽빽하게 붙어 있던 비단멍게 군락이 상업적인 채취로 뜯겨나가고 드문드문 남아있는 안타까운 모습

수중에도 계절이 있고, 그 계절마다 확연하게 바뀌는 모습이 새로움으로 다가오고, 그 사이사이에 산란과 보육 그리고 탄생의 신비로움까지 더해진다. 이렇게 생명이라는 일체감 속에 생동감 넘치는 자연을 만나게 되니 수중여행에도 활력을 불어 넣어 주게 된다. 다이버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곳만 모두 사이트로 운영되는 것은 아닌데 다이버를 맞이하는 리조트의 입장에서나 정해진 곳에서의 다이빙을 즐기는 다이버의 입장에서나 조금 색다른 곳으로 여행을 하는 것은 분명히 기대감에 사로잡히게 하는 매력적인 일일 것이다.

부채뿔산호가 만개한 어초와 다이버

부착생물들이 화려한 암반과 씨알이 굵은 볼락

필자 또한 다이빙을 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조류에 밀려서 의도치 않았던 곳을 지나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약속된 장소에서 이탈하게 되면 당연히 SMB를 올려 보내고 즉시 다이빙을 마무리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예상외의 풍광을 만나게 되면 마치 어릴 적 소풍 길에서 보물찾기 게임에 매료되어 버리듯 처음 보는 낯섦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기도 한다. 이것은 육상 여행에서의 경우와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감흥은 환경상 수중이 더하면 더할 수 있을 것이다.

6개의 봉우리가 특이한 암반 봉우리의 다이버

얼마 전 자주 함께 다이빙을 하던 몇 사람이 모여서 일정 구간을 최첨단 어군탐지기를 이용해서 하루에 약 3 시간 가량 할애해가면서 수중에 숨어있는 새로운 여행지를 탐색해본 일이 있다. 일정한 수심을 유지하는 바닥에서 솟아 있는 수중 봉우리를 찾는 일은 한강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가 아닐 수 없다. 그 광활한 수평선 아래 한 점 솟아오른 기암괴석을 찾아 지그재그로 어탐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물보라를 남기며 고단한 항해를 해보지만 그것이 기묘한 자연암반이든 숨어있던 어초이든 정말로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 일이며 절반의 행운이 뱃길에 따라주어야 한다.

어초의 부채뿔산호 군락 속에 있는 볼락을 관찰하는 다이버

섬유세닐말미잘이 군락을 이루는 어초 속의 다이버

일단 어탐 상에 솟아오른 암반의 형태가 나타나면 재빨리 장소를 입력시켜놓고 하강 줄을 내려서 즉시 눈으로 그 수중을 확인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큰 기대감으로 내려가본 새로운 곳은 대략 5~7회 정도의 확인 다이빙을 해보지만 거의 대부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끝난다. 그만큼 오랜 시간 광범위한 탐색이 이루어졌다는 반증이고, 그 성과로 인해 오늘날 리조트에서 포인트로 사용되는 장소들이 정해졌기에 이미 여러 차례 훑고 지나간 자리에서 또 다시 새로운 곳을 찾아내는 것이기에 그만큼 확률은 희박해지는 것이다.

화려한 붉은 색상의 부채뿔산호 군락과 노란색의 피복성 해면이 마치 가을 숲을 연상시킨다

부채뿔산호와 섬유세닐말미잘이 군락을 이룬 어초는 언제 봐도 반갑다

하지만 그 드넓은 수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막연하게 나마 어딘가에 분명 숨겨져 있는 멋진 사이트가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것은 대다수가 공감하는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론 나이 지긋한 어부의 경험을 빌어서 직접 그 어부가 이야기 하던 곳으로 들어가 본적도 많다. 그물을 드리웠다가 걷어 올릴라치면 그물을 당기는 방향과 그날의 조류에 따라 한쪽으로 쏠린 채 올라오기에 그물질에 부착생물들이 함께 뜯겨져 올라오는 모양새를 보고 암반의 깊이와 수중생물의 종을 가늠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그물에 허벅지만한 섬유세닐 말미잘이 걸려 올라오고 그 주변에 커다란 비단멍게들이 함께 달려서 올라온다면 일단 심해의 자연풍광을 가늠케 하고, 풍성한 수중환경을 말해주기 때문에 환경적으로는 아주 좋은 곳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환경이 좋아 보여도 다이버가 입출수가 가능한 수심대에서 찾다 보면 또 한번 그 범위가 제한을 받게 되는데 그만큼 최적의 사이트를 찾는다는 것은 참으로 복권당첨과도 비유가 된다. ^^

어초 사이로 들어가서 모델이 되어 주는 다이버

크랙 사이에서 모델이 되어주는 다이버

일전에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만나게 된 어초 사이트 앞에서의 감동은 다이버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었다. 그곳에서 언제나 풍요롭게 살아왔던 수중생물들에게는 최상의 보금자리였을 것이다. 기존 사이트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오히려 기존의 그곳보다 더한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었다면 그것 또한 가슴 벅찬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부채뿔산호가 빽빽한 어초 틈새로 고개를 내민 다이버

깊은 수심의 모래 지역에서 만난 작은 암반의 생태계와 몰려드는 테크니컬 다이버들

검증된 사이트도 좋지만 안전과 제반 여건이 부합되어 준다면 리조트에서도 새로운 사이트 찾기를 실시하고 또 계획하는 곳이 많다. 그만큼 바다를 찾는 다이버들에게 새로운 수중여행의 경험을 안겨 주고픈 배려가 있기 때문이며 즐거움의 공유가 로망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암반의 형세가 깎아지른 듯한 고성 지역의 포인트

모래지역의 낮은 바위 봉우리와 다이버

앞으로도 그러한 새로운 사이트 찾기에 참여할 수 있으면 언제든지 동참해볼 생각이다.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환경이라 하더라도 첫 방문지라는 의미를 부여해보면 그리 헛되지 않은 다이빙임에 분명하다. 다이빙이 허락되는 한 국내, 특히 동해의 숨어 있는 수중을 많이 돌아볼 생각이다.  항상 즐겁고 안전한 다이빙 되세요!


박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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