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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후 버블 생성에 대한 초음파 검사와 대진리조트 다이빙 2017/09

다이빙 후 버블 생성에 대한 초음파 검사와 대진리조트 다이빙

어초와 위를 지나는 다이버 한쌍


지난 8월 19일 경북 영덕의 대진리조트에서는 다이빙을 마친 다이버들이 의료진들에게 흉부초음파 검사를 받는 행사가 있었다. 이 행사는 경기도 부천시의 심장전문 병원인 세종병원의 심장내과 전문의 이현종 과장이 주관하였고, 의료진들과 강영천 박사를 비롯한 자원 다이버들 10여명이 참가하였다. 이 행사는 기존에 2015년부터 진행되어 왔던 “난원공 개존 여부에 따른 스쿠버 다이빙 후 감압증 발생률의 전향적 비교”라는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실시된 것이었고, 연구비에서 이날 검사에 응한 다이버들의 다이빙 비용을 지원하였다.

기존의 연구과제가 성인의 약 25%에서 남아있는 난원공이 다이빙 후의 감압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것이라서 연구 참가자들의 심장에 난원공이 열린 채로 남아 있는지 아닌지를 검사한 다음에 이들을 추적하여 감압병의 발병과 난원공 개존의 관련성을 알아보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번 검사는 다이빙 후에 다이버들의 몸 속에 질소 기포가 생기는지, 이렇게 생긴 질소 기포를 초음파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부가적인 연구였다. 이를 위해 이미 본 연구에 참가했던 다이버들을 중심으로 부가 연구에 참가해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본 연구의 진행 과정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강영천 박사가 참가다이버들에게 연락을 하여 행사가 진행되게 되었다.

어초 내부의 전갱이 치어들

필자는 2년 전인 2015년 8월에 본 연구에 참가하여 경식도 심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연구의 목적상 PFO의 개존 여부를 알려주지 않게 되어 있음에도 필자의 경우는 PFO가 열려있는 크기가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에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서 알려주는 것이 좋다는 연구책임자인 이현종 박사와 자문의인 강영천 박사의 의사로서의 윤리적인 판단에 의해 그 내용을 설명 듣게 되었다. 사실 이런 것이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지만 이후로 필자는 매우 보수적인 기준으로 다이빙을 진행하여 왔고, 그 이후로 아직까지는 아무런 감압병 관련 사고를 겪은 적이 없다.

어초 속의 어린 볼락들과 다이버

필자가 이번 검사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본 연구가 가지는 국내 다이빙 산업 역사에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이런 개인적인 신체적인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 보수적이고, 안전한 다이빙 후에도 과연 질소 버블이 생기는지, 그렇게 생긴 질소 버블은 PFO를 통해서 동맥으로 바로 이동하여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즉 감압병의 발병 위험성을 높이는 것인지를 알고 싶었다.

사체를 포식하는 별불가사리와 보라성게 무리

영덕까지 가는 길
토요일 아침 6시에 기상하여 집에서 출발해 영덕 대진 리조트에 도착한 것은 10시경이었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상주-영덕 고속도로를 이용하라는 네비게이션 상에서는 3시간이면 도착한다고 나왔지만 휴게소를 들러 주유도 하고, 간단히 아침도 먹었더니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새로운 고속도로들이 계속 개통되면서 예전에 비해서 영덕까지 가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 강원도 지역에 비해서는 지리적인 거리상 어쩔 수 없이 시간이 더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단축된 시간 덕에 수도권에서도 영덕까지 다이빙을 가는 것도 다이버들의 선택 사항 중에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특히 대전, 충청권 다이버들은 2시간~2시간 30분이면 도착한다고 하니 동해안 다이빙을 한다면 최선의 선택지가 아닐까 한다. 실제 대진리조트 최억 대표의 이야기로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중부 지역 다이버들의 방문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물론 강원도 지역에서 협회의 주도로 다이빙 요금이 인상된 것도 영향이 있다고 한다.

바위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멍게들

3회의 다이빙과 3회의 초음파 검사
10시에 도착하니 대진리조트에는 이미 많은 다이버들이 와 있었고, 함께 검사를 받기로 한 김광근 교수, 이상훈 강사 등은 다이빙을 준비하고 있었다. 장비를 준비하고 다이빙을 마치고 들어오는 팀과 교대로 첫 다이빙을 시작하였다.

검사에 참가한 다이버들과 의료진

˜1차 철어초 다이빙
최대수심: 25m, 평균수심: 15m, 다이빙시간: 30분, 수온: 18℃~28℃ 평균: 22℃
철어초에는 어린 볼락 무리와 전갱이 무리가 가득했다. 아래 쪽은 볼락들이 위쪽으로는 전갱이들이 모여 서로 구분되어 있었다. 특이 사항은 처음 만난 여성 다이버와 짝이 되었는데 사리 때라 조류가 강하고, 시야가 흐려서 버디를 잃어버려 다이빙 초기에 2번 정도 입수와 출수를 반복했던 것이다.


˜2차 깜부기짬 다이빙
최대수심: 19m, 평균수심: 13m, 다이빙 시간: 42분, 수온: 19℃~25℃ 평균: 22℃수면휴식: 1시간 25분
대진리조트의 대표적인 암반 포인트인 깜부기 짬을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보는 식으로 다이빙이 진행되었다. 얕은 수심에는 어린 전갱이 떼와 볼락들이 있었고, 암반의 벽을 따라서는 멍게들이 빨갛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채집과 사냥을 금하며 포인트를 관리해 놓았기에 크게 자란 볼락들도 무리 지어 있었고, 모래 바닥에는 도다리들도 보였다. 예전에 혹돔굴에서 혹돔을 볼 수 있었는데 큰 태풍이 왔을 때 모래가 밀려와 굴을 덮어버려서 지금은 혹돔이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가끔 근처를 돌아다니는 혹돔을 보았다고는 하지만 예전처럼 정해진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잘 보기가 힘들다. 이렇게 사진을 촬영하며 다이빙을 하다가 버디의 공기가 떨어지면서 상승했다.

대진리조트

˜1차 심장초음파 검사
2회의 다이빙을 마치고 대진리조트로 돌아오니 검사를 진행할 세종병원의 의료진들도 도착해 있었다. 리조트 사무실에 임시로 초음파검사실이 세팅된 다음에 한 사람씩 차례대로 검사에 들어갔다. 필자는 두 번째 순서로 초음파검사를 받았는데 모니터 상에서 시각적으로 질소버블이 보였다고 한다. 발살바를 통해서 기포들이 PFO를 통해서 넘어가는 것도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위해 주입하는 공기의 기포보다 다이빙에서 생긴 기포의 크기가 약간 더 크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다이빙 후에 4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형성된 기포가 초음파에 보인다고 하니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그 정도가 문제를 일으킬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소위 말하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사일런트 버블(silent bubble)인 것이다.
이날 모처럼 국내에서 3회 다이빙을 해볼까 생각을 했다. 아침에 일찍 도착해서 2회 다이빙을 한 뒤에도 시간이 충분히 남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사일런트 버블이지만 몸 속에 질소 기포가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다이빙을 한번 더 해도 괜찮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함께 다이빙했던 사람들에게서 아무도 버블이 발견되지 않아 부천에서 영덕까지 측정장비를 가지고 내려온 연구진들이 좀 허탈해 하고 있었다. 다이빙을 마치자 마자 바로 측정을 해보자고 했다 다른 다이버들도 3회 째 다이빙을 준비했기에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보자는 생각으로 늦은 점심 식사 후에 3회 다이빙을 들어갔다.

˜3차 철어초 다이빙
최대수심: 24m, 평균수심: 17m, 다이빙시간: 27분, 수온: 19℃~26℃ 평균: 21℃수면휴식: 2시간 13분
다시 한번 철어초를 찾았다. 대게 조형물이 있는 난파선 포인트가 최대수심이 5m가 더 깊기에 무리해서 역프로파일 다이빙을 하는 것도 그래서 첫 다이빙에서 제대로 촬영을 못했던 철어초를 선택했다. 수면 조류는 없었지만 중층에는 조류가 있었다. 바닥에 내려가니 조류 반대 방향에 어린 볼락들이 엄청난 떼로 몰려 있었다. 사진을 몇 장 촬영하고, 첫 다이빙에서 못 봤던 두 번째 어초를 찾아보았다. 첫 번째 어초는 예전의 태풍으로 넘어가서 사선으로 세워져 있는데 반해, 두 번째 어초는 바르게 서 있었다. 하지만 어초에 물고기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 생동감이 덜했다. 바로 다시 돌아와서 첫 어초에서 사진을 더 촬영하다가 상승했다. 하강 라인을 잡고 올라오는데 조류가 엄청났다. 특히 5m에서 3분 감압정리를 하는데 라인을 두 손으로 붙잡고 있어야 했다. 그렇게 다이빙을 모두 마치고 보트로 올라왔다.

˜2차 심장초음파 검사
다이빙을 마치고 바로 리조트 사무실로 들어오니 오후에 내려와서 다이빙을 한 사람들의 초음파 검사가 거의 마무리되고 있었다. 뒤이어 바로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를 진행하는 의료진들이 약간 당황한 듯 기포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했다. 점심 식사를 포함하여 수면휴식 시간을 두 번째 다이빙시간보다 길게 가졌고, 첫 다이빙이나 두 번째 다이빙에 비해 다이빙 시간이 좀 짧았다는 차이는 있지만 기포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의외였다. 오전 다이빙과 오후 다이빙 모두 평소에 하는 다이빙 스타일과 별 다른 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필자의 초음파 검사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심장초음파 검사

이번 검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시도였기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기대했던 것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이빙 직후에는 우리 몸 속에는 질소기포가 생길 수 밖에 없지만 그 크기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서 대부분의 경우 안전하다. 그래서 다이빙 직후에 초음파 검사를 하면 거의 대부분의 다이버들에게서 기포가 관찰된다. 하지만 이번 검사에서 일부 다이버들에게서만 기포가 확인된 것은 기대 이하라고 할 수 있다.

파도가 있었던 대진 비치

사실 초음파 기계를 병원 밖으로 반출하고, 의료진들이 출장을 나오는 등의 여건들이 쉽지 않다. 그래서 토요일 오후 시간에 한정하여 검사를 할 수 밖에 없었고, 마침 기상문제로 인해 처음에 계획했던 비치 다이빙 출수 후의 즉각적인 검사를 하지 못했다. 아마 다이빙을 마치고 비치에서 출수한 즉시 검사를 했다면 대부분의 다이버들에게서 기포가 확인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보트 다이빙 후에 리조트로 돌아와서(10분 이상의 수면 휴식이 진행된 후에) 검사를 하다 보니 기포가 이미 폐의 호흡을 통해서 배출되어 버렸을 수도 있다.

어초의 불볼락 무리와 다이버

하지만 연구진들의 이런 노력들은 국내에서 다이빙 관련 질환 연구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에 좀 더 나은 조건에서 좀 더 정확하게 검사가 진행되어 PFO의 존재뿐만 아니라 국내 다이버들의 다이빙 형태와 감압병의 관련성까지도 밝혀질 수 있으면 좋겠다. 검사를 진행한 의료진들과 자발적으로 검사에 응해준 다이버들 그리고 검사를 위해 리조트 시설을 사용하도록 허락해준 대진리조트의 최억 대표에 감사 드린다. 특히 검사 행사를 조율해준 강영천 박사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 드리며 이번 검사와 관련한 코멘트를 함께 소개한다.


강영천 박사의 코멘트
 이번 초음파 검사 이벤트를 추진했던 강영천 박사의 소견을 들어보았는데 다음과 같은 답변을 해주었다.

1. 모든 다이빙 이후 정맥 혈류 속에는 질소 기포가 존재하는가?  
 - Yes.
2. 모든 다이빙 이후 정맥 혈류 속에 존재하는 질소 기포는 초음파 검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가?  -No.
3. 존재하면서 확인되지 않는 기포는 어째서 볼 수 없는가?
버블 사이즈가 너무 작다. 또는 초음파 기계의 한계나 초음파 측정을 하는 기사의 테크닉 미숙, 또는 원인 불명이다
(이것은 같은 사람에게서 나타났다가 안 나타났다가 하는 경우).

4. 존재하면서 확인되지 않는 미세 기포는 어떤 임상적인 이유가 있는가?
워낙 사이즈가 작아서 마이크로 버블(Micro Bubble)이라고 하며, 이 경우 대부분 무증상 기포(Silent Bubbles)이다.
5. 존재하면서 초음파에서 나타나는(보이는) 기포는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무증상 기포는 임상적인 의미가 없다. 그러나 추가적인 요인에 의해 버블의 크기가 자라는 경우라면 예를 들어 뜨거운 물 샤워, 목욕, 항공기 탑승, 구들장에 군불 때고잠을 잔다 등등. 임상적인 증상을 나타낼 수가 있다. 즉 감압병의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6. 이번 검사의 의미
15회 검사에서 3명에서 버블이 보였다. 개인적 소견으로 이 검사 결과는 부실하다. 기계도 좀 한계가 있고, 어쩌면 테스트하는 사람의 테크닉도 걱정스럽고, 검사를 하는 부위도 심장 가까이보다는 경정맥(목)이나 뇌정맥 등에서 시행하는 것이 좋았을 수도 있다.
7. 의미 있는 검사를 위해서는 controlled environment (Chamber)에서 정해진 수심과 시간 그리고 상승 시간 등을 엄수하면서 검사를 진행 하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수중에서 다이빙은 워낙 변수가 많아서 - 수온 지형 다이빙 테크닉 등등 - 검사의 오염이 불가피 하다.


최성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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