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준의 시가 있는 바다 행복한 바다곰곰이아무리 생각해도분명히 개구쟁이였을천진난만 만년소년 마린보이 박 사장님산호 같은 꽃 소녀 지극정성 최 여사님하필이 멀고도 푸른 바다 속에서티격태격 다투고 계신다사실알고 보면 호기심 많은 박 사장님곰치 옆구리 한 번 건드려 보려다사모님께 혼나고 있는 중이다푸하하바다 밑에서 이렇게 빠앙 터지기는 처음이다어라언제 그랬냐는 듯다정히 손잡고 우아하게 상승하고 계신다그래깊고도 푸른 라자암팟 바닷속에는이렇듯 깨소금 냄새가...
김기준의 시가 있는 바다 옹달샘돔사파이어 같은 남색 바탕꼬리부터 번져가는 하얀 동심원들쳐다볼수록 어지럽다현혹 그 자체어쩜 저렇게 어린 것이자신의 운명을 분명히 인지할 수 있을까자기만의 길을 당당히 걸어갈 수 있을까그래 그것이 지존의 길이다살아남은 자 만이 가질 수 있는밝은 청색의 황금빛 줄무늬황제만이 누릴 수 있는 그 우아한 특권삶은 저렇게 껍질을 깨고 나올 때만이비로소 새로이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우리는 이들을엠페러 엔젤 피쉬라 ...
김기준의 시가 있는 바다잭 피쉬와! 무시라은빛으로 반짝이는몇 천 마리는 됨직한 줄전갱이 무리들머리 위로 큰 배가 지나가는 것 같다살며시숨죽여 다가가그들 속으로 들어가 본다틱틱틱제 누구니?왜 우리한테 다가오지?미안나도 좀 끼워져나도 너희들처럼우아하게 춤추고 싶어그렇게 바다를 느끼고 싶어이윽고그들 속으로 들어가 하나가 된다바다의 품에 폭 안겨버린다깊은 바다내 친구들농어목 전갱이과빅 아이 트레발리김기준연세의대 교수시인서울시인협회 운영위원NAUI 강사Sc...
꽃갯지렁이바위를 닮은 산호숨죽여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이윽고 불꽃놀이가 시작된다살며시 소리도 없이선운사 꽃무릇 닮은저 부끄럼 많은 아이푸르고 붉고 노랗고 하얀형언할 수 없는 저 아름다움크리스마스의 축복이 바다에 가득하다김기준연세의대교수 시인 서울시인협회운영위원 NAUI 강사 Scubanet 자문의사* 크리스마스트리 웜이라 불리는 갯지렁이의 일종. 바다 속 바위나 산호에 붙어서 산다. 플랑크톤과 산소를 섭취하기 위해 내어놓은 아가미 깃털이 무...
내 친구 스펀지스펀지야 스펀지야항아리 스펀지야흘러버린 시간들에그 고운 빛마저 바래버리고바위에 거꾸로 매달려있구나중년의 닥터 김스펀지에 얼굴을 기대어한참을 속삭인다뭐라고 말하는 걸까지난밤에 보았던철철 흐르던 눈물아 그렇구나너의 마음 넉넉한 곳에그의 아픔을 담아주었구나그 오랜 시간 동안기도하고 있었구나김기준연세의대 교수시인서울시인협회 운영위원NAUI 강사Scubanet 자문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