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백상어 리조트"에서
다이빙 하며......
강원도 양양의 남애리에 자리를 잡고서 지인들이 찾아 오면 시간 날 때 마다 함께 동해 다이빙을 즐거이 하고 있다. 다이빙을 하며 각 지역마다 수중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살펴보고, 환경에 따라서 수중생물들의 분포나 서식환경을 관찰해보면 생태계의 오묘한 질서를 엿볼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말미잘들이 군락을 이루는 곳에서는 여타 생물들이 범접을 하지 못한다.비단멍게들이 군락을 이루는 곳에서는 역시 말미잘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이 서로간에 간섭 없는 생활 터전을 나누어 살아가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동해안 북단 고성지역의 가진 해역을 다이빙 하면서 수심 별로 나누어 관찰을 해보면 더욱 다양한 생물군들의 분포를 읽어볼 수가 있다.수심 5m 내외의 모자반 군락지는 어린 어패류들이 활발히 성장을 이루는 보육장이 되고, 쭈꾸미와 흰오징어들의 산란장이 되기도 한다.또한 한겨울 도루묵의 산란철이 되면 마지막 최저 수심으로 산란의 목표지점이 되기도 하는 곳이다. 가까운 방파제에서 통발을 드리워 놓기만 하면 무심하게 한 가득 도룩묵이 잡히게 되는 것도 이곳이 산란의 최후 장소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수중에 기묘한 강원도의 산맥이 그대로 뻗어 내린 듯 기운차게 이어져가는 암반과 협곡들이 어우러져 있는 고성지역의 수중환경은 그야말로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여건만 된다면 여기저기 돌아보고 싶어지도록 만들기에 충분한 환경이 아닐 수 없다.
섬유세닐 말미잘은 아예 얕은 곳의 그늘진 곳이나 다소 깊은 곳에서 형형색색의 흡사 꽃동산을 연상케 하는 군락을 이루며 시간을 빼앗고, 솟아오른 암반들에는 커다란 비단멍게들이 군락을 이루어 풍요로운 자연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마치 낙타등 마냥 희미하게 뒤로 보이는 또 다른 봉우리들은 다이버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여 그곳에는 또 무엇을 만나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
어느 한 포인트를 소개 받아 다이빙을 해본 다고 해도 그 범위가 넓은데 다이빙 때 마다 내 눈에 아름다움으로 각인된 그곳이 생각날 때 우선적으로 그 기억의 장소를 찾다 보면 대략 수십 번을 찾아도 쉽사리 질리지 않는 매력이 수중여행에는 분명이 중독처럼 함께 한다.
다이버의 입장에서 마치 관광지의 관리자 마냥 포인트의 훼손을 염려하며 모든 다이버들의 안전과 볼거리가 유지될 수 있도록 늘 고심하고 수고하는 리조트 주인장의 마인드가 함께 할 때 자연은 그 아름다움을 보장받고 유지될 수밖에 없음을 그곳을 찾아 입수 할 때 마다 느끼곤 한다.
동해안 어느 한 곳이 특징적으로 아름다워 줄기차게 그곳만 찾을 수도 있겠지만 다이빙의 묘미는 어떤 환경이든 그 환경 속에서 수중여행의 의미를 찾아내어 그에 걸 맞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홀가분하게 출수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다이버들의 일탈목적이 될 것이다
가진 해역의 포인트들을 수년간 돌아다봤지만 아직도 필자는 그 정해진 포인트 마저도 오롯이 음미해보지를 못했다.사계절이 다르고 입수할 때마다 시야나 수온이 다르니 변화무쌍한 바다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내 눈에는 다큐멘터리요 모험이자 설레임이다.
아름다운 수중의 어느 모퉁이가 그리울 때면 차 트렁크에 장비를 실어놓고 바쁜 일상에 지친 영혼을 달래줄 기회를 점차 간절하게 기다리게 된다. 어쩌면 복잡한 인간세상에서 다치고 지쳐서 상처받은 마음들까지도 바다는 묵묵히 안아주고 보여주며 언제고 또 찾아오라는 손짓까지 해주는 것 같아 마치 어머니의 품속처럼 느껴진다.
"항상 안전다이빙 되십시오."
참복 박정권
신풍해장국 대표
수중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