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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오지, 개오지붙이_고동범(2011.09.17)

점박이개오지(Purpuradusta gracilis)


한국의 개오지, 개오지붙이류 Cowries of Korea
연체동물에 속하는 개오지류는 나선구조의 패각이 안쪽으로 말려들어가서 계란모양 또는 다소 길고, 뾰족하게 변형된 형태를 띤 고둥류를 말한다. 개오지 과, 개오지붙이 과, 흰구슬개오지 과를 통틀어서 개오지류라고 칭한다. 개오지류는 주로 열대해역에 서식하기에 국내에서는 몇몇 종을 제외하고는 거의 제주도 해역에 국한되어 발견되고 있다.
개오지 과에 속하는 종들은 대부분 암반 지역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서식하며 크기도 대체로 20mm 이상이며, 큰 것은 길이가 75mm까지 되는 것도 국내에서 관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에서만 20여종이 관찰된다.
개오지붙이 과에 속하는 종들은 “~개오지붙이”, “~토끼고둥”, “~두루마리고둥” 등이 있다. “~개오지붙이”는 개오지를 닮아 둥글고 약간 긴 난형의 패각에 외순이 두껍고, 대부분 이빨모양의 흔적이 있다. “~토끼고둥”의 패각은 둥글고 긴 난형에 어깨 부위에 각이 있고, 대부분 치상흔이 있다. “~두루마리고둥”은 양끝이 뾰족한 형태의 패각에 내외순에 치상흔이 없다. 이들은 모두 자포동물인 산호류에서 체외기생을 한다.


개오지 류의 외부구조

외투막: 2개의 양 엽과 앞뒤 작은 엽 총 4개로 구성되어 있고, 두께는 종에 따라 차이가 있고 돌기가 있거나 없이 밋밋한 것도 있다. 주된 작용은 패각의 형성인데 종에 따른 독특한 패각문양을 그리며, 표면에 이물질이 흡착하는 것을 막거나 태양이나 외부 환경 노출에서 패각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수관: 바닷물을 내장이 있는 외투강 내로 끌어들여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호흡을 담당하는 기관
촉각과 안점: 두부에 나 있는 한쌍의 돌기로 접촉을 담당하고 기저부에는 빛에 매우 예민함을 보이는 약간 볼록한 곳에 검은 점이 찍힌 듯 보이는 안점이라는 감각기관이 있다.
발: 근육의 조화된 수축과 이완에 따라 조화롭게 앞뒤 양옆으로 이동할 수 있다. 배면에 점액선이 있어 분비된 점액이 이동시 접촉면과 마찰을 줄인다.
패각: 패각은 둥근 난형이거나 다소 길고 뾰족한 형태를 띠는 등, 과에 따라 그 형태에 조금 차이가 있다.



개오지의 성장
개오지 류는 암수딴몸으로 수컷이 암컷 체내에 정자를 주입하면 수정이 된다. 4주 정도 되면 알들이 12~500개의 캡슐 단위로 모였다가, 6주 정도 암컷의 체내에서 성장하여 크기가 3mm~6mm로 자란 후 체외로 나오게 된다. 황옥수개오지의 경우 500개의 알들이 들어있는 캡슐이 1000개가 산란된다고 하니 50만개 정도의 알을 낳는 셈이다.
발생 후 약 14일이 지나면 부화되어 유생이 되며, 10~15일간 자라면 태생 패각이 만들어지면서 무거워져서 가라앉아 저서생활을 하게 된다. 패각은 처음에는 종잇장처럼 얇다가 점차 탄산칼슘 층이 두터워지면서 외순이 안쪽으로 말리며 이빨모양의 구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개오지가 점차 성장하면 외투막의 돌기도 숫자가 많아지고, 그 끝의 가지도 많아진다.
물고기와 문어들이 개오지 류의 주된 포식자들로 문어는 치설로 안팎의 크기가 같은 일직선 구멍을 패각에 뚫고 타액을 주입하여 개오지의 육질을 연하게 만들어 소화시킨다고 한다.


레데리두루마리고둥(Phenacovolva cf. rehderi)의 산란


점박이개오지(Purpuradusta gracilis)의 산란


진한토끼무늬고둥(Dentiovula colobica)의 위장


개오지의 상징성
개오지는 껍데기의 화려한 빛깔과 도자기처럼 단단하고 우아한 형태를 가졌기에 옛사람들은 이를 장신구나 예장품, 화폐로 사용하였다. 청동기 시대인 기원전 2,000년 경부터 중국에서는 개오지의 등 쪽을 갈아 무게를 가볍게 하여 화폐로 사용하였는데 이 모양에서 조개 패(貝)가 유래되어 화폐(貨幣) 상형문자의 기원이 되었다.
또한 개구부가 여성 성기를 닮았다 하여 석기시대부터 개오지를 수태의 상징으로 여겨 여성의 부적으로 사용했다. 고대 중국에서는 수태를 위해 몸에 지녔고,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딸이 시집갈 때 허리춤에 부적으로 달아 주었으며, 일본에서는 산모가 분만시 천정에 매단 개오지를 양손에 쥐고 힘을 쓰는데 사용하였다 한다.
개오지는 초자연적인 힘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는데 초기 유럽에서는 죽은 자를 살릴 수 있는 효험이 있다고 믿었고, 고대 이집트에서는 눈처럼 생긴 무늬가 악마를 물리칠 수 있다고 믿어 개오지를 무덤 속에 함께 매장하기도 했다.
현대에도 패류의 대명사로 알려진 개오지는 많은 수집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화폐로 사용된 돈개오지(Erosaria moneta)


출처: 한국개오지류도감,
글, 사진/고동범, 풍등출판사
국내 서식이 확인된 개오지과 9속 18종, 개오지붙이과 14속 28종, 흰구슬개오지과 2속 4종, 도합 3과 50종의 개오지류가 수록되어 있다. 1998년~2004년에 걸쳐 서귀포 해역에서 촬영하고 채집한 것으로 패각과 생태사진이 함께 보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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