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수중과용궁, 울산바위 포인트10월 초 평일 강원고 고성의 문암1리에 있는 백도수중을 찾았다. 백도수중은 한적한 백도항에 자리잡고 있지만 마을 이름이 문암1리라서 다이버들이 인근의 문암리조트가 있는 문암2리와 종종 혼동하기도 한다. 백도항은 항 바로 앞에 흰색의 돌섬이 있기 때문이다. 갈매기들이 앉아서 쉬는 곳이라 갈매기들의 배설물로 바위 섬 전체가 흰색으로 물들어 있어서 백도라고 한다. 이 백도는 백도수중을 찾는 다이버들의 포토존이 되면서 오픈워터 다이버들이 편안하게 해양실습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백도수중의 강민원 대표가 정성을 들여 관리하는 곳은 용궁과 울산바위 포인트이다. 백도수중의 멋진 포인트를 경험하고 촬영하기 위해 평일에 10여명의 다이버들이 모였다. 수중촬영을 위해 양양에서 참복 박정권님이 올라왔고, 가진에서 백상어리조트를 운영하는 박근정 대표도 카메라를 들고 왔으며, 아펙스코리아의 심재호 대표, 청간정스쿠버의 이성호 트레이너 등이 더블탱크와 라이트를 갖추고서 모델을 하며 딥다이빙 포인트를 안내해주었다. 고향인 속초로 돌아와서 리조트를 준비 중인 버블탱크의 장기용 강사와 몇몇 다이버들도 합류하였다.
백도수중의 오픈워터 실습장이 되고 있는 백도의 모습
백도 옆으로 다이빙을 나가는 다이버들. 보트가 넓고 편하다.
백도수중에서 바라본 백도항 전경 다이버들을 겁내지 않는 용궁포인트의 볼락들백도수중에서 자랑하는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 용궁은 수심 40m 내외에서 봉우리들이 수심 20m내외까지 때론 뾰족하게, 때론 뭉툭하게, 때론 둥글둥글하게, 때론 뭉쳐서, 때론 열을 지어서 솟아있는 곳이다. 남북 방향으로 길게 열을 지어 있는 봉우리들은 600m 정도까지 이어져서 남쪽 끝에서 울산바위 포인트와 합쳐진다.
용궁 포인트에서 만난 말쥐치 무리봉우리의 부착생물들은 고성의 수중봉우리가 모두 그렇듯 키가 작은 섬유세닐말미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때론 눈처럼 하얀색 말미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녹색, 갈색 등 다양한 색상의 말미잘들이 무리 지어 있다. 군데군데 부채뿔산호들도 보이다가 어떤 곳에서는 빽빽하게 모여있다. 용궁의 봉우리들이 갈라지는 크랙들에는 이곳의 정착성 어류들인 탁자볼락, 조피볼락, 띠볼락들이 모여있고, 산란기를 준비하는 수컷 쥐노래미들은 벌써부터 노란색을 띄고 산란장을 지키고 있었다.
봉우리 전체를 감싸고 있는 흰색 섬유세닐말미잘 군락게다가 회유성인 불볼락과 쥐치들까지 들어와서 마치 수족관을 방불케 했다. 강민원 대표가 먹거리 다이빙을 막으며 포인트를 정성 들여 관리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팔뚝만한 조피볼락들이 다이버가 다가가도 도망갈 생각을 않고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보니 작살을 구경한 적이 없었던 것이 확실했다.
바위 계곡 사이에 몰려 있는 조피볼락들 카메라의 돔포트를 바로 머리 앞까지 들이 밀어도 도망가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물고기들을 길들이는 동안 수중사냥을 하지 않는 다이버들로 골라 받느라 많이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이렇게 드러나고 있으니 다이버들은 앞으로 꾸준히 이렇게 도망가지 않는 물고기들을 보기 위해서 백도수중을 찾게 될 것이다.
화면을 가득 채운 불볼락 무리와 탁자볼락들. 그 뒤로는 쥐치들도 무리 지어 지나간다.
불볼락 무리와 수중사진가. 모델 박정권
부채뿔산호와 섬유세닐말미잘이 있는 풍경. 멀리 볼락들의 그림자가 보인다.DSLR이든 콤팩트 카메라든 고프로든 수중촬영 장비를 휴대한 다이버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물고기 무리를 촬영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다이빙을 했다. 용궁의 하강라인에서 북쪽으로 약간 이동한 봉우리에 고기들이 몰려있다고 그쪽에서 잠깐 촬영하고 남쪽으로 다시 내려가겠다던 계획을 세웠던 다이버들은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다이빙을 마쳐야 했다. 그리고 다들 정말 관리가 잘 된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바위가 멋있고, 부착생물들이 화려한 수중포인트는 동해안에 많이 있지만 물고기들까지 많이 모여있는 곳은 흔치 않은데 바로 용궁 포인트가 그 백미를 차지할 것 같다.
굵은 씨알의 탁자볼락들 울산바위 포인트백도수중의 딥다이빙 포인트를 구성하는 수중봉우리들 중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곳이다. 서쪽 방향에서는 수심 40m 내외의 바닥에서 수심 20m의 봉우리까지 직벽을 이루고 있었다. 깊은 곳에는 벽을 따라 비단멍게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얼마 전 잠수기 조합에서 작업을 하면서 비단멍게들이 사라졌다.
바위 틈 사이에 몰려있는 조피볼락과 탁자볼락들. 다이버/심재호하지만 봉우리의 정상을 따라 흰색, 녹색, 갈색의 섬유세닐말미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바위 틈에는 조피볼락들이 무리를 지어 들어앉아 있었다. 마침 마을어민들이 포인트 주변으로 그물을 쳐 놓았는데 수중 봉우리 위를 지나고 있었다. 그물에는 조피볼락 1마리와 쥐노래미 1마리가 걸려있었지만 바위 틈 옆에는 여전히 많은 수의 볼락들이 그물을 비웃듯 무리지어 조용히 유영하고 있었다. 정말 신기한 광경이었다.
바닥에 앉아 있는 괴도라치
칼날 같은 바위 위를 장식하고 있는 섬유세닐말미잘 군락과 테크니컬 다이버들
섬유세닐말미잘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봉우리와 다이버울산바위 남쪽의 크랙에 부채뿔산호들이 빽빽하게 들어 찬 군락지가 있다고 해서 그곳을 찾았지만 조류가 좀 있는 상황이라 오래 찾지 못하고 주요 봉우리들만 돌다가 올라왔다. 조류와 함께 중층의 시야가 상층이나 하층에 비해 탁했던 것도 원하는 포인트를 찾지 못한 핑계가 되었다. 다음에 조류가 없는 상황이라면 좀 더 천천히 더 넓게 수중 봉우리들을 돌아보며 더 좋은 포인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무리 지어 있던 조피볼락들을 본 것만 해도 충분히 보람있는 다이빙이었다.
백도모텔과 백도쉼터백도수중의 다이브센터가 위치한 어촌계 물양장의 2층 건물 주변으로 백도모텔과 백도항쉼터가 있다. 강민원 대표가 백도모텔과 백도항쉼터도 운영하고 있는데 백도모텔은 12개의 객실 중 2개가 침대방이고 나머지가 온돌방으로 화장실 겸 샤워실은 물론 싱크대도 있어서 간단한 취사도 가능하다. 백도항쉼터는 문어와 가리비구이 등을 전문으로 하지만 다이버들을 위해서 문어라면, 오징어라면 등을 끓여주고, 해물돼지김치찌게 백반도 제공해준다. 다이버 팀이 바비큐파티를 원하면 가리비에 쇠고기, 돼지고기, 소시지와 조개 등 해산물까지 실비로 제공해준다.
12개의 객실이 있는 백도모텔
백도수중 리조트백도수중 강민원 대표는 설과 추석 등 명절 때만 고향을 방문하기 위해 리조트를 닫지만 그 외에는 주말, 평일, 공휴일 등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 자리를 지키며 다이버들을 안내한다. 짝다이빙을 할 수 있는 2명의 다이버라도 보트다이빙을 출발하므로 언제든 미리 예약전화만 하면 된다. 가끔 마을 어촌계의 지원작업을 나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말에 다이버들이 몰릴 때를 피해서 주중에 한가하게 다이빙을 하고 싶다면 백도수중을 찾아가 보자. 그리고 강민원 대표가 잘 관리해 놓은 포인트에서 물고기들과 교감을 나눠보자. 정말 힐링이 될 것이다.
문어와 가리비 구이를 제공하는 백도항 쉼터 강민원 대표
백도수중 스쿠버리조트
대표: 강민원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문암1리 10-76전화: 033-631-4233, 010-9026-3177http://bdi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