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Colors
Layouts
Wide Boxed
탑 마레스 광고

박건욱의 메디컬 다이빙 스토리-압력평형(Equalizing) 2011.09.07


오늘도 필자는 수중세계를 상상한다. 언제 또 편안한 3mm 웻슈트를 입고서 잔잔하고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열대바다에서 다이빙 하며 수중생물들과 멋진 바닷속 풍경을 볼 수 있을까? 조금 여건이 좋지 않긴 하지만 국내 바다 역시 그립긴 마찬가지이다.

아직 경험과 기술이 부족한 필자지만 그간 다이빙을 하면서 느낀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전하고, 편안한 다이빙이다. 만약 이런 부분이 충족되지 못한다면 다이빙의 매력에 빠져들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보트 다이빙을 나가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다이버는 입수 전에 무엇을 헤아려 보게 될까? 필자는 본인의 심신상태, 동반 다이버, 마지막으로 파도, 수온, 시야 등의 환경적 요소들을 생각하게 된다. 숙련된 다이빙 강사로부터 충실한 이론교육과 제한수역교육을 이수한 후에 해양실습을 나가는 교육생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상황을 분석하게 될 것이다.
제한수역 교육 때를 떠올려보기도 한다. 처음 겪었던 어려움이 무엇이었는가? 물에 대한 공포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은 압력평형(이퀄라이징)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물론 드물게는 압력평형이 너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이쯤해서 압력평형의 원리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기로 하자. 우리 인체는 고체, 액체, 기체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 상태에서 고체와 액체는 주변압력 변화에 크게 반응하지 않지만 기체의 경우는 예외이다. 우리 몸에 기체(공기)가 존재하는 곳은 폐와 기관지, 기관지와 연결된 비인두강 및 코곁동굴(부비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압력평형에 중요한 통로인 이관(유스타키오관)이다.

이관은 양쪽 중이와 양쪽 콧속을 연결하는 3cm 정도의 관이다. 평소엔 닫혀 있고 하품이나 음식을 삼킬 때 혹은 인위적으로 압력을 가하면 열리게 된다. 사람들이 귀, 눈, 코는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가 입을 막고 힘껏 코를 풀 때 양쪽 귀에서 무언가 차오르는 팽만감 또는 귀에서 공기가 빠져나오는 느낌이 들거나 눈물이 나는 현상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압력평형의 원리이다.

다이빙에서 하강시 대기압에 수압이 더해지면서 우리 귀는 점점 외부에서 압력을 받게 되고 압력평행을 이루지 못하면 통증과 출혈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하강시 더해지는 압력으로 통증이 오기 전에 우리는 인위적으로 이관에 압력을 주는 압력평형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호흡기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잠시 참고, 마스크 위로 양쪽 콧구멍을 잘 막은 다음에 흥하고 양압을 이관에 전달하면 이관이 열리면서 고막 안팎의 압력이 평형을 이루게 된다. 이런 상태가 유지되어야만 불편함 없이 안전한 다이빙을 할 수 있게 된다. 만약 물 밖에서 인위적으로 입을 다물고 손으로 양쪽 콧구멍을 막은 채 강하게 숨을 내쉴 때 양쪽 귀가 차오르면서 팽만감을 균형 있게 느낀다면 대부분 물속에서도 별 문제없이 압력평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강할 때 압력평형이 잘되지 않고 장애를 유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몇 가지 요인들을 생각해 보자! 첫째는 선천적 또는 후천적 이유로 이관에 협착(서로 붙는 것)이 생겨서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어릴 때 중이염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해 이관이 막히거나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막혀 있던 경우이다. 둘째로 현재의 감기로 인한 비강 및 인후두의 울혈 및 염증이 있어 이관을 열어주지 못하는 경우이다. 감기증상이 심해져 만약 이관 및 중이에도 염증이 파급되는 급성중이염이라면 더더욱 압력평형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감기에 걸렸다면 무리한 다이빙은 피하고 옥체보전부터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물론 숙련된 다이버의 경우엔 감기증상이 있다한들 하강시 침 한번만 꿀꺽 삼켜도 압력평형을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기술적인 오류이다. 마스크 위로 코를 막는 과정에서 제대로 막지 못해 압력평행이 안 되는 경우이다. 이때 콧구멍이 작은 사람이 압력평형에 유리할 수도 있다. 경험상으로는 두 손가락으로 코 위를 누르지 말고 코 밑의 콧구멍 부위를 아래에서 위로 잘 눌러주면 완벽히 틀어막을 수 있는 것 같았다. 또 한 가지 후드를 착용한 경우에도 압력평형에 장애를 줄 수가 있는데 입수 중 귀쪽이나 이마 쪽으로 물을 넣어보면 해결할 수 있다.

쓰고 보니 감기로 인한 장애를 너무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짧은 경험으론 다이빙 전에 자신의 몸 컨디션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사실 다이버 중에 애주가가 많은 관계로 다이빙 전날 과도한 음주에서 오는 육체피로 및 속 불편함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심지어 과음과 배멀미가 더해져 호흡기를 문채 수중에서 위속 내용물을 배출하여 주변의 물고기 떼를 집합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대단히 위험하다. 혹시 토할 것 같으면 그냥 배 위에서 해결하고 입수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입수 전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 또한 하강 중 압력평형 장애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긴장을 풀고 미리미리 압력평행을 해주고, 잘 안될 때는 바닷물로 목을 조금 축이는 동시에 불어보는 것도 괜찮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보고, 턱을 위쪽으로 들어보라!

오늘도 안전하고 편안한 다이빙 하세요.

  • 이전글 해초(海草) Seagrass_권천중(2012.10.11)
  • 다음글 박건욱의 메디컬 다이빙 - 공공의적 배멀미(2011.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