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Chuuk, Truk Lagoon) 테크니컬 난파선 리버보드 여행기
지난2015년 9월 20일~10월 1일 일정으로 난퍼선 다이버들의 천국인 축(Chuuk)을 다녀왔습니다. 트럭 라군(Truk Lagoo)으로도 불리는 그곳으로 테크니컬 난파선 다이빙을 위해 그간 경수 강사님과 함께 3년 동안 준비했습니다. 필리핀 텍아시아에서 진행하는 리브어보드 투어였는데 리브어보드 일정은 9월 20일 일요일에 탑승하여 27일 일요일에 내리는 일정이었고, 저희는 추가로 4일 동안 머물며 또 다른 다이빙을 계획하였습니다.
저희가 탄 오디세이 호는 스태프들을 제외하면 약 12명의 다이버가 탑승할 수 있었고, 레크리에이션 다이빙과 테크니컬 다이빙을 지원 할 수 있는 멤브레인 방식과 부분압 방식의 블렌딩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럭셔리 리브어보드 투어가 처음인지라 예전에 탔었던 남중국해 테크니컬 리버어보드와는 정말 딴 세상이었습니다. 큰 독방에 큰 더블 침대(방에 따라 두 개의 싱글 침대)에 개인 샤워실과 화장실, 온수와 에어컨,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민물(바닷물 정화 시스템을 갖춰 한 시간에 약 400L의 바닷물을 민물로 정화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제한 음료와 주류까지! 비록, 감기와 다이빙으로 무한 섭취를 못했지만……. ㅠㅠ
럭셔리한 부대 시설과는 반대로 더블 탱크과 데코 탱크의 세팅 상태와 방법이 대부분의 테크니컬 다이버들 맘에는 들지 않는 수준이었던 것이 좀 실망이었습니다. 인솔 강사였던 샘도 매번 이것에 대해 얘기 했지만 개선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헬륨 비용은 한국과 필리핀에 비해 약 2배의 가격이고, 산소의 비용은 한국에 비해 두두둥! 20배 이상의 높은 몸값을 자랑합니다. 30% 나이트록스는 멤브레인 충전 방식으로 공짜이지만 그 이상의 감압 기체들은 무턱대고 사용하기에는 심히 부담스럽지요. 저희는 이 비싼 산소 가격을 마지막 날에 깨달았습니다.
배 시설에 대한 잡담은 이제 그만하고 본격적인 다이빙 이야기를 해 보자면, 6일의 다이빙 기간 동안 13개의 난파선을 방문했습니다.
Day 1 다이빙
키요수미 마루(Kiyosumi Maru)
최대 수심 24m, 평균 수심 15-18m, 배 길이 137m, 상선의 일종(merchant raider)
야마기리 마루(Yamagiri Maru)
최대 수심 33m, 평균 수심 20-25m, 배 길이 134m
첫 날 방문했던 키요수미 마루(Kiyosumi Maru)와 야마기리 마루(Yamagiri Maru)는 따뜻한 바다의 리브어보드 투어에 대한 저희 상상을 확실히 깨주었습니다. 수온은 따뜻했지만 항상 시야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 가짐을 갖고 있는 저로서도 썩 좋지 못하게 느껴지는 시야(약 10m-15m)에 듬성 듬성한 산호와 물고기까지…… 만타와 고래상어를 기대했던 제가 바보였지요.
하지만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도 쉽게 들어 갈 수 있는 침투 환경(머리 위 혹은 옆으로는 다이버가 통과 할 수 있는 빛이 들어오는 구간이 많음)과 난파선 특유의 으스스한 느낌은 제대로였습니다.
Day 2 다이빙
후미추키 디스트로이어(Fumitzuki Destroyer)
최대 수심 37m, 평균 수심 30m, 배 길이 98m, 전함(Destroyer)
신코쿠 마루(Shinkoku Maru)
최대 수심 40m, 평균 수심 25-15m, 배 길이 152m, Tanker 첫 날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더 이상 만타와 고래 상어는 기대하지 않고, 들어간 둘 째날 첫 방문지는 후미추키 디스트로이어(Fumitzuki Destroyer)로 크기는 작지만 전투함으로서의 위용을 당당히 드려내는 아름다운 배였습니다.
크기가 너무 큰 배들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이게 난파선인지 산호가 잘 발달한 월인지 구분이 잘 안되지만, 이 배는 적정한 크기에 전날보단 월등한 시야로 인해, 사진 찍는 실력이 좋지 못한 초보 찍사도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침투 다이빙 보다는 외관 구경이 더 좋았던 배로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둘째 날 두 번째로 방문한 신코쿠 마루(Shinkoku Maru)는 큰 크기를 자랑하는 위풍당당한 배입니다. 똑 바로 가라앉은 배는 원래의 그대로의 높게 솟은 마스트들과 화려한 산호, 커다란 아네모네 등 실력이 좋은 포토그래퍼들이 왔으면 더더욱 좋았을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침투 다이빙을 즐기는 테크니컬 다이버들의 침투 본능을 자극하는 엔진룸과 조타실, 그리고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도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선원들의 생활 공간까지 있어서 난파선 다이버들을 위한 최고의 놀이터입니다.
Day 3 다이빙
I-169 난파 비행기
헤이안 마루(Heian Maru)
최대 수심 35m, 평균 수심 25-10m, 배 길이 155m 셋째 날은 I-169와 헤이안 마루(Heian Maru)를 방문했습니다. I-169는 수심이 깊어(헬륨을 사용하기에는 애매한 수심 40m) 저희는 패스하고 여유로운 늦잠을 자고 방문한 헤이안 마루(Heian Maru)는 축에서도 가장 큰 배들 중 하나의 속하는 난파선입니다.
흥미로운 내부 공간들은 배가 옆으로 누워 있고 썩 좋지 않는 내부 시야와 쉽게 일어나는 실트로 인해 오버헤드 훈련을 받은 실력 좋은 다이버들에게만 허락되는 안타까움이 존재하지만, 긴 침투 구간과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좁고 복잡한 구간들로 인해 축을 방문한 많은 난파선 침투 다이버들이 가장 선호하는 포인트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배의 외부는 그냥 큰 특징은 없는 월 같은 느낌입니다.
Day 4 다이빙
호키 마루(Hoki Maru)
후지카와 마루(Fujikawa Maru)
최대 수심 37m, 평균 수심 10-30m, 배 길이 133m, 수송선
넷째 날도 두 곳의 난파선을 방문했는데, 첫 번째 배인 호키 마루(Hoki Maru) 역시 40m대 수심 때문에 패스하고, 두 번째 방문지인 후지카와 마루(Fujikawa Maru)에서 다이빙을 했습니다.
이 배는 축을 대표하는 난파선들 중 하나로, 엄청나게 많은 볼거리들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무수히 많은 도자기 그릇들, 빈 병, 드럼통, 케이블, 기관총, 높은 마스트들과 거대한 포, 그리고 비행가까지! 이 많은 유물들은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오픈 헤드 환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볼거리와 쉬운 접근성 그리고 특징적인 유물들로 인해, 이 배는 물 밖의 유명한 관광지와 같은 명성을 갖고 있고, 또한 관광지라는 특성에 맞게 많은 유물들이 관광객들을 위해 끄집어 내어서 인위적으로 배치되었고, 많은 다이버들이 만질 수 있게끔 허락되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이 크게 밀려 들었습니다(이 곳의 다른 난파선들과 마찬가지로…).
오픈워터 환경의 수 많은 볼거리 외에도 엔진룸, 선루 및 기계실 역시 스타워즈에 나오는 로봇을 닮은 기계 작동 장치를 비롯해 재미있는 것들이 가득 찬 침투 공간을 갖고 있습니다. 침투 공간은 그리 길지 않으며, 실트가 많이 쌓여 있어 세심한 다이빙 스킬이 필요합니다.
Day 5 다이빙
샌프란시스코 마루(San Francisco Maru)
최대 수심 63m, 평균 수심 50m, 배 길이 117m
유카이 마루(Unkai Maru)
최대 수심 40m, 평균 수심 24-30m, 배 길이 93m
리오데자네이로 마루(Rio De Janeiro Maru)
최대 수심 34m, 평균 수심 18m, 배 길이 140m
다섯째 날은 세 곳의 난파선을 방문했는데,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 마루(San Francisco Maru)와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을 위한 유카이 마루(Unkai Maru), 그리고 리오데자네이로 마루(Rio De Janeiro Maru)를 다녀왔습니다.
헬륨의 가격 때문에, 사실 더욱 큰 이유는 게으름이겠지만, 가지 않았던 40m대 난파선들과는 달리 샌프란시스코는 그 명성과 많은 다이버들의 꼭 가야 한다는 조언 때문에 백가스21/35와 감압기체 50%, 100%를 준비해 다녀왔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마루에는 당시에는 무시무시함을 자랑했겠지만 제 눈에는 귀여운 1인용의 픽업 트럭들과 작은 탱크들, 폭탄들과 어뢰들 그리고 대포로 인해 ‘Million Dollar Wreck’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는 축을 대표하는 또 다른 난파선입니다.
시야는 다른 곳에 비해 좋았고, 작은 물고기 무리들도 관찰 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수심이 깊다 보니 화려한 산호의 자태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곳은 침투 다이빙 보단 역시 유명한 기념물 앞에서 인증 샷을 남기는 재미가 더 많은 포인트입니다.
Day 6 다이빙
니포 마루(Nippo Maru)
최대 수심 43m, 평균 수심 25-37m, 배 길이 108m, 민물 수송선
캔소 마루(Kensho Maru)
최대수심 40m, 평균 수심 18-25m, 배 길이 114m, 수송선
아쉬움이 남는 마지막 날은 전 날부터 찾아온 감기로 좋지 못한 컨디션 때문에 첫 번째 배인 니포 마루(Nippo Maru)는 다이빙하지 못하고, 캔소 마루(Kensho Maru)에서 마지막 다이빙을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투어 기간 동안의 평균 시야보다 좋은 환경에서 화려한 산호들과 커다란 말미잘과 니모들 그리고 상당히 긴 내부 침투 공간들로 인해 다이빙 시간 계획에 정말 꽉 찬 다이빙을 했습니다. 사실은 경수 강사의 불호령에 억지로 끌려가다시피 상승을 했습니다.
화려한 산호와 멋진 마스트를 가진 배의 외부와는 다르게 두껍게 쌓인 실트와 뿌연 시야를 가진 내부는 차분한 분위기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배가 똑 바로 누워 있고, 좋지 못한 시야와 복잡한 내비게이션 때문에 다이버들의 방문이 많지 않아서인지, 인위적이지 않는 유물의 위치와 그대로 꽂혀 있는 전구 콘센트들이 자연스럽게 남아 있어, 2차대전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상상되는 시간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습니다.
6일 간의 다이빙 일정을 마치고 섬으로 내린 저희는 4일 간의 추가 다이빙 일정이 있었지만 32년 평생 동안의 최악의 감기로 인해, 다이빙을 못하고 아무 것도 없는 축에서 해열진통제를 과다 복용하며 맛없는 호텔 음식으로 연명했습니다.
축을 방문하실 분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다이빙 외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고, 침체된 경기로 인해 밤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하며, 포장된 도로는 없으며, 길 가를 따라 수십 대의 폐차들과 폐가들이 늘어서 있고, 인터넷은 호텔 레스토랑과 로비에서 밖에 안되지만, 다이버라면 평생 동안 꼭 한 번 방문해야 할 곳들 중 하나입니다.
따뜻한 시야와 수 십대의 서로 다른 난파선들, 화려하고 웅장한 외관과 흥미진진한 내부 그리고 무엇보다도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도 쉽게 다이빙할 수 있는 접근성까지 갖춘 최고의 난파선 다이버들의 천국! 함께 해요! 김수은
JJ-CCR 강사
TDI, PADI 강사
GUE CCR/ Cave2 다이버
IANTD 테크니컬 난파선 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