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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욱의 메디컬 다이빙 스토리: 과팽창 장애



숨 쉬고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평소에는 너무나 당연해서 느끼기조차 힘들지만 말이다. 우리는 일정한 간격으로 대기 중의 공기를 들이쉬고 내뱉는다. 어떠한가? 지금 이 순간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심각한 호흡기 질환이 없다면 누구든 편하게 호흡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처음 스쿠버 다이빙에 입문할 때 수영장 교육을 떠올려 보자! 호흡기를 통해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는 과정이 조금은 불편했을 것이다. 우리는 물 밖에서 생활할 때 숨을 참아가며 일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수영장에서 오픈워터 교육생들을 보면 들이 쉰 호흡을 내뱉지 않고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때 강사가 호흡을 멈추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면 그때서야 인지하고 호흡을 내뱉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우리의 폐는 공기를 들이쉬고 내쉼에 따라서 부력이 달라진다. 오픈워터 교육에서 보면 보통 제한수역 3일차 정도에서 중성부력에 대하여 교육하고 실습한다. 적당한 웨이트를 차고 하강로프를 잡아가며 조절된 하강으로 바닥까지 내려가 바닥을 보고 누워서 부력조절기에 조금씩 공기를 주입해가며 숨을 크게 들이쉬다 보면 상체가 상승하는 양성부력의 시점에 도달하게 된다. 이때 숨을 내뱉지 않게 되면 몸이 떠올라 일정 수심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방법으로 중성부력의 원리를 배웠고 또는 가르치고 있을 것이다. 만약에 바닥에서 숨을 참고 수면까지 상승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오픈워터 매뉴얼에서 과다팽창장애라는 제목이 떠오른다면 여러분은 훌륭한 강사로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다이버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이번 시간에 알게 될 테니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수영장 바닥 수심은 보통 5m이다. 그렇다면 바닥에서의 환경압(주변압)은 대기압 1에 수압 0.5를 더하면 1.5 기압이다. 수영장 바닥에서 숨을 참고 수면까지 상승하게 된다면 물리적으로 따져서 0.5 기압의 압력감소로 인한 폐 속의 공기가 팽창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 우리가 숨을 억지로 끝가지 들이 쉰 상태에서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수심 30m에서의 환경압은 대기압 1에 수압 3을 더한 4기압이다. 그렇다면 30m 수심에서 숨을 들이 쉬고 내뱉지 않은 상태로 수면까지 급상승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폐 속의 공기는 환경압이 감소함에 따라 부피가 팽창되며 만약에 기도를 닫은 채로 수면까지 상승시에는 팽창된 공기가 배출될 통로가 없어서 흉곽 속에서 터져 체내 공간으로 누출될 것이다. 이렇게 때문에 다이버는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면서 팽창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야만 한다. 다행스럽게도 부비동(사이너스)과 이관(유스타키오관)내의 팽창된 공기는 자연스럽게 배출되어 환경압과 평형을 이룬다. 이번 시간에는 이러한 과팽창장애로 초래되는 문제점과 증상 치료에 관해서 이야기 해보려한다.

첫 번째로 폐 속에 갇힌 공기가 폐 조직이 파열되면서 혈관 내로 공기방울이 유입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공기색전증(air embolism)이다. 이러한 공기방울은 모세혈관으로 이동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폐쇄시켜 조직의 손상을 초래한다. 이런 현상은 신체의 어디에서든 나타날 수 있지만 심장, 뇌, 폐와 같은 중요 장기로 가는 혈류를 막게 된다면 죽음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팔다리 저림현상, 시력저하, 청력저하, 말이 어눌해지는 현상 등으로 나타나게 되며 가장 좋은 치료법은 재압을 통한 공기방울의 제거이다.

두 번째는 기흉이다. 우리의 폐는 두 겹의 얇은 막으로 싸여져 있는데 그중 벽측흉막(parietal pleura)에 미세한 구멍이 생기면서 압력변화가 생겨 폐가 짜부러드는 질환을 기흉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젊은 성장기의 남성에서는 급격한 신체의 성장으로 인한 원발성(일차적) 자연기흉이 발생하지만 다이빙시의 과팽창으로 인한 기흉은 속발성(이차적) 기흉이다. 기흉의 기본적인 치료는 가슴의 갈비뼈 사이 공간에 구멍을 뚫고 관을 삽입하여 공기를 배출시키는 흉관 삽입술이다. 물론 기흉의 크기가 작고 환자의 증상이 경미하다면 고농도 산소를 투여하며 며칠 기다려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재발성 자연기흉이나 과팽창장애에 따른 이차적 원인이 명확한 경우에는 파열되어 구멍이 난 흉막을 수술적 방법으로 꿰메어 주는 게 원칙이다.

이외에도 팽창되면서 파열된 폐포의 공기가 폐와 심장 기관지 사이 공간인 종격동으로 유입되게 되면 흉통과 호흡곤란 답답함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가 있으며 기관지 주변을 타고 위로 올라가 목 주위 또는 쇄골(빗장뼈) 가슴 위쪽과 겨드랑이 피부 밑으로 침투하여 밖에서 만졌을 때 몽글몽글한 공기층을 형성하는 피하기종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잠수관련 서적이나 강사 매뉴얼에서는 고농도 산소를 투여하며 재압을 통한 기포의 제거를 원칙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나 피하기종의 경우에는 피부절개를 통하여 강제적으로 공기를 몸 밖으로 밀어내주는 방법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과팽창 장애의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았다. 이러한 과팽창 장애의 원인과 증상 치료도 중요하겠지만 오늘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수중에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지속적인 호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흡은 지속되어야만 한다!!! 오늘의 결론이다. 꽃피는 춘삼월이지만 우리의 바다는 가장 수온이 낮은 계절이니 철저한 건강관리와 안전다이빙으로 아름다운 수중세계를 감상하시기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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