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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욱의 메디컬 다이빙스토리: 재압챔버 이야기(2012.08.31)


지난 메디컬 다이빙 스토리에서 이미 질소마취, 과팽창장애, 감압병에 대해서 설명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변화하는 주변압력(환경압)에 대하여 적절한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현상들이다. 질소마취의 경우에는 일정 수심 이상으로 상승하면 대부분 해결된다. 그러나 과팽창장애, 감압병의 경우에는 챔버를 통한 재압치료가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이다. 이번에는 챔버치료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려한다.
챔버란 외부보다 높은 압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밀폐된 장치이다. 챔버에 압축된 공기를 주입하면 다이빙할 때와 비슷한 특정 수심의 압력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 과정을 재압(recompression)이라고 하며, 이후 감압(decopression) 스케줄에 따라 다시 천천히 챔버 안의 압력을 줄여간다. 이러한 감압과정을 통하여 몸속에 남아있는 잔류질소를 호흡을 통해서 배출시키게 도와주는 장치이다. 챔버는 1인용부터 여러 명이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다인용까지 다양하나 구성요소와 원리는 모두 같다. 챔버 내부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압축공기가 공급되는 주입구와 반대로 감압을 위해 공기를 외부로 방출하는 배출구가 있으며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통신시설과 수심계(압력계), 온도와 습도를 표시하는 장비와 고농도의 산소를 흡입하기위한 산소마스크 그리고 소화기와 같은 화재진압 장비까지 비치되어 있다.



챔버 안에 들어갈 때는 시계, 휴대폰, 카메라, 노트북 등 전자장비는 밖에 놓고 가는 것이 좋으며 가지고 들어가더라도 하우징에 넣고서 밀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과정이 시작되면 챔버 안으로 압축공기가 들어오면서 천천히 챔버 속 압력이 증가하기 시작하는데 챔버 내부에 공간이 있기 때문에 실제 다이빙에서 하강할 때 보다 상대적으로 천천히 압력이 증가한다. 그러나 압력의 변화에 민감한 영역에서 오랫동안 머물기 때문에 실제 다이빙시 하강 때 보다 더 자주 압력평형을 해줘야 한다.

챔버 안의 압력이 증가하면서 공기분자의 밀도는 점점 증가하게 되며 온도 또한 상승한다. 흥미로운 점은 공기밀도가 증가하게 되면 챔버 내부에서 두 손을 휘저었을 때 공기분자의 흐름을 손끝으로 느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진짜로 공기를 만지게 되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목소리의 변화가 생기는데 이 또한 증가된 공기밀도에 의해서 성대로부터 나오는 목소리가 공기 중을 통과할 때 전달되는 속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공중파 방송을 보다보면 헬륨가스로 충전된 풍선을 들이마시고 말을 했을 때 우스꽝스러운 고음효과가 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한 가지 다른 점은 헬륨가스는 일반 공기 보다 밀도가 낮고 챔버 안의 압축공기는 밀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목표수심(압력증가)까지 도달하게 되면 주입구로 공기의 유입이 중단되고 이후부터는 감압테이블을 기준으로 감압(decompression)절차에 맞춰서 절차대로 감압이 진행된다. 대게는 2.8기압까지 올렸다가 감압을 시작하게 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4기압, 5기압까지 올려서 감압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감압 스케줄은 미 해군 감압테이블을 참고하여 이루어진다.

감압이 시작되면 공기 배출구를 통해서 챔버 내부의 공기가 조금씩 외부로 나가게 되고 챔버 내부의 압력은 감소하게 된다. 압력이 감소하고 온도가 내려가면서 이슬점에 도달하면 챔버 안에서 마치 이른 새벽에 안개를 보는듯한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감압을 하면서 일정 시간 고농도의 산소를 호흡하여 몸속에 남아있는 잔류질소를 빠른 시간 내에 호흡을 통해서 배출시키는 과정이 여러 번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여 혈류 속으로 녹아들어간 질소를 호흡을 통해서 완전히 체외로 배출시키는 과정이 고농도 산소를 흡입하는 이유인 것이다.

주의할 점은 고농도의 산소 또한 인체에 독성을 일으킬 수가 있는데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다. 조급증, 두통, 어지러움, 매스꺼움, 근육의 경련, 멀미, 현기증, 시야가 좁아짐, 호흡곤란, 발작 등과 같은 증상이 유발될 수가 있으니 항상 주의 깊게 살펴봄이 중요하다. 챔버 밖에서는 챔버 내부의 상황을 주시해야하고, 내부에서는 이상 징후 발생 시 신속히 챔버 밖으로 알리고 치료자 주의사항을 숙지한다면 안전하게 감압치료 과정을 무사하게 마칠 수 있을 것이다.


박건욱
SSI 강사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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