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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욱의 메디컬 다이빙스토리- 코피(epistaxis)(2012.09.02)



다이빙을 마치고 배위나 섬으로 출수후 마스크를 벗고 비강과 구강정리를 하다보면 아름답지 못한 체액들이 질질 흘러 나오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다이버들은 손으로 닦고 코를 풀거나 입으로 뱉어버리면 이러한 상황들은 쉽게 종료가 된다. 그러나 종종 배위에서 함께 다이빙한 버디로부터 코에서 피가 흐른다는 신호를 받게 된다면 조금은 당황할 수도 있다. 검지에 묻어나오는 따듯하고 비릿한 느낌은 순간 놀라울 수도 있는 상황이겠으나 마음을 차분하게 다스리며 응급처치를 잘 한다면 어려운 상황만은 아니다. 오늘은 일상생활 중에서도 쉽게 발생되는 코피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물론 다이빙과 관련지어 살펴보면 일반적인 코피의 원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요인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코피 또한 다이빙 과정 중에서 쉽게 발생하기에 접목시켜 이야기하려 한다.


코피란 말 그대로 코에서 피가 나는 것이다.
육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콧속에는 미세한 혈관들이 수없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코피의 원인은 이러한 미세혈관의 파열로 기인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비중격의 앞부분에 위치한 키셀바하 부위(Kiesselbachs area)라는 곳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코피의 가장 흔한 원인은 물리적인 외상이다. 특히 어린이에서는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는 행동이 비출혈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물론 성인에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두 번째 건조한 주변환경 때문이다. 주변 환경이 건조하면 비강내의 건조현상으로 비점막이 쉽게 마르게 되어 촉촉한 환경유지가 어려워 조금의 물리적 자극에도 점막이 쉽사리 손상되어 코피가 유발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겨울철에 실내에서 자주 경험하게 된다. 이렇기 때문에 건조한 겨울철에는 실내공기를 자주 환기시켜주고 적정한 실내습도 유지가 중요한 것이다.

이외에도 비중격이나 비갑개의 구조적인 이상으로 숨쉴때 비강으로 유입되는 공기가 일정방향으로만 집중되어 점막에 손상을 유발하는 경우도 종종 있이며 드물기는 하지만 백혈병,혈우병과 같은 혈액질환도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실 다이빙과 관련지어 생각해 볼때 앞에서 언급한 내용중 첫 번째 이야기한 물리적인 원인에 의한 점막파열로 인한 코피가 이번시간에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실제 다이빙에서 살펴보면 하강시에 압평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코를 강하게 누른다거나 과도한 valsalva 과정에서 비중격 앞부분의 키셀바흐 부위의 파열로 코피가 유발되는 경우가 흔하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원인은 코곁동굴이라 불리는 부비동(sinus)에서 발생하는 출혈 때문이다. 하강시에나 상승시에 변화되는 환경압에 따라서 부비동내부 또한 압력변화를 받게 된다. 이때 부비동 내부의 점막이 손상받아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하고 부비동에 피가 고이게 되고 비강내로 연결된 개구부를 통해서 흘러나오게 되면 우리 눈에는 코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피 발생시에 응급 처치법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고개를 약간 바닥쪽으로 숙이고 엄지와 검지로 콧방울을 5분정도 꾹꾹 눌러주면 도움이 되며 흐르는 코피는 가급적 삼키지 말고 입으로 뱉어내는 것이 좋으며 주변에 얼음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면 최대한 콧잔등과 주변을 차갑게 만들어 주는것이 지혈에 도움이 된다. 또 한가지 당황하게 되면 교감신경의 항진으로 혈압이 상승되어 지혈에 방해를 주기 때문에 차분하게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방법에도 코피가 멈추지 않으면 콧구멍에 새끼손가락 크기의 부드러운 솜을 말아 넣고 양쪽 콧방울을 눌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코피가 멈추고 나면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으며 코를 세게 풀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지혈을 해도 20분 이상 멈추지 않거나 구토나 어지러움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낀다면 바로 가까운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박건욱
SSI 강사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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