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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욱의 메디컬 다이빙스토리 " 위험했던 다이빙 이야기"(2013.10.11)


올바르지 못한 다이빙스토리 I

수중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급상승의 충동을 강하게 느껴본 경험이 있는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억 말이다. 이번호와 다음호까지 두 차례에 걸쳐 필자가 다이빙중에 경험했던 위험한 순간을 기술해보며 왜 그러한 일들이 발생하게 되었는지 원인들을 분석해보고 해결방법과 예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시간과 장소를 2012년 5월3일 제주도 서귀포 문섬앞 45미터에 투하되어 있는 난파선포인트로 돌려보자.
그때의 필자는 한참 다이빙의 매력에 심취해 매달 한두번씩 사나흘정도 제주도에 내려갈 무렵이다. 5월 초순인데도 불구하고 제주도 날씨는 한 여름 날씨를 보였다. 따듯하다 못해 무더웠으니 말이다. 목요일 저녁 비행기로 내려가 평소 가깝게 지내던 현지 다이버들과 어울려 1차를 넘어서 2차까지 적잖은 양의 술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까지 숙취가 남아있을 정도였다. 눈부신 햇살을 맞으며 어선을 타고 서귀포 문섬앞에 관광용 잠수함 바지선으로 이동하였다. 평소와 달리 이때는 관광용 잠수함 상단위에서 잠수함을 타고 하강해서 수심 45미터 지점에 위치한 난파선에서 짧은 시간 사진을 촬영하고 돌아오는 계획이었다.

두꺼운 내피와 드라이슈트를 입고서 최근까지 동해바다에서 다이빙을 했었고 드라이슈트에 좀더 적응하기 위해서 일부터 가져온 이유도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3mm 웻슈트도 함께 가져갔지만 3mm 슈트는 사용불가 했기에 드라이슈트로 다이빙을 하게되었다. 두꺼운 내피를 입고 슈트를 입은상태에서 장비를 착용하려니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전날 과음한 탓에 숙취로 인한 증상까지 더해져 몸이 힘든 상태였다. 신체 컨디션은 좋지 못하였고 처음 경험해 보는 다이빙 계획에 대한 부담감도 조금은 있었다. 하강이 시작되고 몸이 수면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니 조금의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하였다. 시야는 불량한데다가 잠수함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에 긴장감은 커져갔다.
15미터 정도에서 선체로부터 떨어져 자유하강을 시작하였다. 버디가 5미터이상 앞서 내려가고 있었다. 평소처럼 호흡도 편한하지 못하였고 잠수함에서 분되면서부터 경미한 어지럼증까지 동반되었던 터라 두려움이 엄습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정신을 차리려 애를 썻지만 역부족 이었다. 수심30미터를 넘기면서는 아주 불쾌한 기분이 더해지기 시작했으며 빨리 이곳으로 부터 탈출해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버디에게 신호를 보냈지만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였고 난파선 상단을 정확하게 보이던 36미터 지점부터는 호흡기를 뱉어버리고 싶을 만큼의 통제불능 상태였다. 수직자세로 곧추서서는 긴박하게 발차기를 하며 안정정지 없이 수면까지 급상승을 하고 말았다.

수면에 올라와 숨을 가뿌게 몰아쉬며 안정을 취하고 있자니 잠수함 바지선에서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으나 잠시동안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였다. 얼마후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고 낮은 수심으로 이동하여 새끼섬으로 입도후 몸에 걸쳐있는 모든 것을 벗어놓고 섬 뒤편 그늘에 벌러덩 누워있어야만 했다. 한참 누워있으면서 죽을뻔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를 질책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다이빙 스토리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는가? 다음 4월호에서 조목조목 따져보기로 하고 여러분 께서도 한번쯤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그럼 다음시간에 ,,, to be continue


올바르지 못한 다이빙스토리 II

지난 3월호에서 제주도 서귀포 앞바다 문섬앞 45미터난파선으로 하강중에 생겼던 급상승 스토리 상황을 자세하게 기술한바 있다. 오늘 시간에는 지난 다이빙 스토리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하나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첫 번째 잘못된 목표수심이다. 수심45미터를 일반공기을 사용하여 촬영하고 돌아오는 계획부터가 올바르지 못하였다. 다이빙을 교육시키는 단체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수심30미터를 넘지 않는 수심에서 무감압 한계시간을 초과하지 않은 한도 내에서 다이빙계획을 세우도록 권장하고 있다. 어떤 단체는 오픈워터 매뉴얼에서 40미터를 한계수심으로 교육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 공기를 사용하였을때 무감압 한계시간은 30미터/20분 32%나이트록스일 경우에는 30미터/30분 이다. 수심45미터에서 절대기압은 5.5ATA로 일반공기의 산소부분압 0.21을 곱하면 1.115로 산소부분앞을 기준으로 봤을때 레이크이션 다이빙에서 MOD(최대운용수심)1.4를 초과하지는 않지만 질소마취의 위험성과 최대수심을 고려해 보았을때 올바르지 못한 다이빙 계획이었다. 나머지 문제점들은 다음호에 이어서 기술할 예정이니 궁금하신분은 다음을 기약하며 한번더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궁금하면 500원!!! ㅋㅋ

두 번째 다이빙 전날 과도한 음주가 나쁜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된다. 음주와 다이빙의 연관성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관관계가 뚜렷하다. 정확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통상 다이빙 전날에는 가급적 음주를 금하며 만약에 얼마정도의 음주를 했더라면 취침전에 충분한 수분섭취와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짐으로 체내에 들어온 알코올을 모두 배출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물론 가볍게 소주 한두잔 맥주 한두병 섭취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겠다. 체내에 들어온 알코올은 대부분 간에서 대사되어 아세트알드히드(acetaldehyde)라는 대사물이 생기게 되고 이것 때문에 숙취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알코올이 몸에 들어오면 인지능력감소,판단력저하 유발은 물론 말초혈관 확장으로 체온소실은 물론 대사과정에서 심한 탈수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혈액의 점성(viscocity)증가로 감압병 노출에도 취약해지게 된다.

세 번째 생각해 봐야할 것은 낯설은 환경에서의 다이빙이다. 시야가 좋고 따뜻하며 전에도 수차례 들어가본 곳에서의 다이빙은 정말 부담없이 편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이나 춥고 시야도 나쁘며 처음 경험하는 환경에서의 다이빙이라면 심적 부담이 크게 느껴지는게 당연하다. 이번 다이빙스토리를 살펴봐도 필자는 처음 경험했던 다이빙 환경이었고 특히나 잠수함 프로펠러소리는 굉장한 긴장감을 가져다 주었다.

네 번째 이야기 해 볼 것은 하강할 때 낮은 수심에서부터 느꼈던 현기증과 어지럼증이다. 숙취때문이라고만 생각하기에는 스스로가 납득하기 어려웠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귀를 대별하면 내이/중이/외이 셋으로 나누게 된다. 그중 바깥으로 보이는 귓구멍 입구부터 고막까지의 부분을 외이라고 부른다. 정상적인 귀라면 고막 바깥 까지만 액체가 유입될수 있다. 재미난 점은 우리의 귀는 양측에서 대칭적인 자극이 주어지면 우리는 아무런 자각증상을 느끼지 않지만 이떤 이유에서 비 대칭적으로 자극이 주어지면 현기증/어지럼증을 동반한 현훈(vertigo)이 유발될 수 있다. 실제 다이빙중 하강시 양쪽 외이도로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 크게 차이를 보이는 경우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론상으로 충분히 근거가 있기 때문에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원인은 질소마취다. 과거의 메디컬 다이빙스토리에서 소개했던 주제이지만 다행(?)스럽게 그때까지 필자는 질소마취에 대한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정보를 알려드리지 못했던점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ㅋㅋ 아무튼 과거에는 대부분의 다이버가 질소마취가 왔을때 마치 구름위에 기분좋게 부웅 떠있는듯한 euphoria(행복감/도취감)를 가지게 되는줄 알았으나 추후에 몇몇 경험 많은 다이버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던져보니 오히려 아주 불쾌하며 평소에 먹어본적도 없는 많은 양의 술을 섭취한 다음날 오심/두통/구역을 동반한 엄청난 숙취에 시달리는듯한 경험이었다고 이야기 하는 다이버가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잠수함에서 분리되면서부터 발생한 현훈(vertigo)과 수심이 30미터 이상으로 깊어지며 질소마취현상까지 더해져버린 상황으로 보고있다.

이외에도 올바르지 못한 슈트의 선택을 지적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환경과 수온을 고려한 슈트의 선택의 중요성을 말하려 한다. 이렇듯 가능성 있는 여러 가지 원인들을 생각해 보았다. 다이빙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다이빙이다. 이외에 수 많은 중요점이 있겠지만 안전이 선행되지 않고서야 무의미하다고 생각된다. 선택도 스스로 ,,, 책임도 스스로 ,, 이런 문구가 떠오른다...

GUE Tech 2 diver
GUE DPV diver
SSI INSTRUCTOR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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