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기사문리 앞의 조도(鳥島)는 동해 연안의 마을 앞 섬들 중에서는 드물게 스쿠버 다이버들에게 개방되어 있는 곳이다. 한해에도 수천 명의 다이버들이 방문하여 스쿠버 다이빙으로 수중경관을 감상하고 있지만 다이빙 숍의 자발적인 관리로 인해 수중사냥과 해산물 채취가 엄격하게 금지되어서 해양생태계가 비교적 풍요롭게 유지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어민들의 통발어업과 연안자망어업의 강도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으면 그 아름다운 해양생태계가 급속히 파괴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를 직접 눈으로 관찰하고 있는 다이버들이 지난 해부터 양양 조도를 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해양생태계보호구역 지정의 잇점
해양생태계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지자체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보호구역 보전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여기에는 해양생물의 분포와 종다양성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한 해양생태계 조사, 보호구역 내의 폐기물 수거 등의 정화활동, 전망시설, 난간, 진입관장, 휴게공간 등의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 해양보호구역을 홍보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는 교육홍보사업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어민들과 상인 등의 지역 주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고, 스쿠버 다이버들은 물론 일반 관광객들도 생태공원으로써 조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해양생태계보호지역지도
해양보호구역이란?
해양보호구역은 해양생물보호구역, 해양생태계보호구역, 해양경관보호구역으로 구분되는데,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해양경관이 수려한 지역, 해양생물의 서식지, 산란지로 이용되는 지역,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는 지역 등 보전가치가 높은 곳을 정부 또는 지자체가 지정한 구역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해양생태계의 보전, 해양생물의 보호, 과학연구, 자연경관보전, 관광 및 여가, 교육, 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 문화와 전통의 유지 등을 목적으로 지정된다.
해양보호구역이 필요한 이유?
해양보호구역이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보금자리’이자, 각종 수산물을 제공하는 ‘식량공급원’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오염퇴적물을 정화하는 ‘자연의 콩팥’ 역할을 하는 ‘자연방파제’이자 ‘생태관광지’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해양생태계보전지역은 생활에 유익하고 중요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하면 해양생태계 보호 및 수산자원 보전, 해양보호구역 관리사업 지원, 생태관광지 활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내의 해양생태계보호구역
우리나라의 해양생태계보호구역은 습지보호구역 10곳과 해양생태계보전지역 4곳을 합쳐서 모두 14곳이 지정되어 있다.
● 해양생태계보전지역
신두리 사구 해역, 제주 문섬 주변 해역, 오륙도 주변해역, 대이작도 주변해역
● 습지보호지역
무안갯벌, 진도갯벌, 순천만갯벌, 보성벌교갯벌, 옹진 장봉도갯벌, 부안 줄포만 갯벌, 고창갯벌, 서천갯벌, 증도갯벌, 송도갯벌
해양생태계보호지역지도
그 외에 가거도와 완도 소화도가 해양생태계보호구역 지정이 추진되고 있으며, 양양의 조도 역시 지정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해양수산발전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국토해양부장관이 시도지사와 협의하여 해중경관지구를 지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아직 지정된 사례는 없다. 그래서 국토해양부에서는 조도를 해중경관지구로 지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조도가 속한 기사문항은 작은 어항이지만 활발한 어업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정치망 어장에서 어획된 10kg이 넘는 대 방어를 저울에 달아 위판하는 모습 , 어판장의 위판현장
다시마 군락
미역 숲
멍게와 고둥 멍게 위의 알롱양태
조도의 해양생태계
양양 기사문리 앞바다의 38선 상에 있는 조도는 작은 바위섬이지만 소나무 숲도 있고, 해변식물들도 자라고 있어 육상생태와 함께 조간대 관찰 체험과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해중 생태계 체험에도 좋은 곳이다. 지금까지는 스쿠버 다이버들만 조도 인근에서 스쿠버 다이빙으로 해중 생태관광을 하였지만 조도가 해양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프로그램이 개발된다면 조도의 조간대와 얕은 수심의 스노클링 체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도의 서남쪽은 비교적 얕은 수심의 암반 지역이 모래 지역으로 이어지는 곳으로 암반들에서는 성게의 번성 등으로 백화현상이 강하게 진행되었으며, 통발어업과 연안자망어업 등으로 인한 폐통발과 폐그물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조도의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수심이 깊은 암반지역인 조도의 동쪽과 북쪽으로는 비교적 건강한 암반 생태계가 유지되면서 해조류 군락과 부채뿔산호, 섬유세닐말미잘 등의 군락과 멍게, 비단멍게 등의 부착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조도가 더 이상 황폐해지기 전에 해양생태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해양환경을 보호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조도의 바위 계곡과 다이버조도를 겹겹이 둘러싸고있는 통발바위 벽의 섬유세닐말미잘 군락
알을 지키는쥐노래미 수컷
바닥에 몸을 숨기고 있는 점가자미
파래를 공격하고 있는 보라성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