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사진가들을 항상 괴롭히는 문제는 백스캐터(backscatter)일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몇 회에 나누어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물이라는 매질은 공기와 달라서 렌즈에 담아내는 영상에는 원하지 않는 부유물 입자의 반사광이 들어가게 되는데 수중사진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현상일 것이다. 과거 대부분의 수중 사진의 교본을 쓴 작가들은 가장 기본적인 내용으로 백스캐터를 줄이는 방법에 대하여 책의 전반부에 기술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을 정도로 모든 수중사진가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까지 수중 사진에서 백 스캐터를 줄이는 방법은 주로 스트로브 각도와 스트로브와 피사체의 거리에 집중되어왔다. 1) 렌즈의 방향과 일직선으로 놓지 말라 혹은 2) 피사체로 향하게 하지 말고 약간 바깥쪽으로 향하게 하여 에지 라이팅(edge lighting)을 하라 3) 될 수 있으면 멀리서 스트로브를 작동하라, 등등…….하지만 지금까지의 이런 방법으로는 백스캐터를 확연히 줄이기 어렵다는 의견이 일부 제기 되고 있고, 필자도 몇 가지의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본 바로는 이에 동의하는 바이다. 과거 방법의 가장 큰 오점은 수중사진 촬영을 2차원 공간으로만 생각해서 위와 같은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인공광이 물을 통과하는 것은 3차원 공간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고 그런 개념으로 생각하면 수중사진 이론가이며 촬영가인 영국작가 알렉스(Alex)의 기술대로 “백스캐터가 존재하지 않는 스트로브의 매지컬 앵글(magical angle)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스트로브를 떠난 빛은 원추형으로 피사체를 비추이게 되는데 그 빛은 물속에서 거리에 비례하여 기하급수적으로 광량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므로 수중에서 사용하는 스트로브는 어떤 피사체를 비추기 위해 지상에서 보다 큰 광량을 필요로 한다. 스트로브가 렌즈의 화각 부근에서 발광이 되면 그 부분은 스트로브 자체의 광량으로 인해 노이즈나 혹은 백스캐터가 심하게 발생할 수 있다. 촬영자들은 이런 점을 숙지하여 먼저 스트로브의 위치를 정할 때 화각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정해야 할 것이다. 3차원적 공간에서의 개념으로 백 스캐터를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는 백스캐터가 생기는 빈 공간에 조사되는 상대적 광량(카메라 노출, 조리개 값에 대한 상대적 광량)을 가능한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빈 공간을 떠다니는 미세입자에 빛이 조광되더라도 카메라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의 광량으로 조광되면 백스캐터는 기록되지 않을 것이다. 둘째는 원추형(아이스콘모양)의 조광범위. 즉, 빈 공간에 조광되어 나타나는 물 부분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이다. 결국 조광범위를 최소화 하는 것인데 그것은 스트로브 조사각을 조정하여야 하며 광각에서는 주로 카메라 전용 스트로브로 가능하고, 마크로 촬영에서는 스눗(snoot) 촬영으로 가능할 것이다.
광량 조절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카메라가 인식할 수 있는 빛의 강도 보다 약하게 빈 공간으로 조광이 이루어진다면 물에 떠있는 부유물에 의한 원하지 않는 반사광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촬영자가 대면하게 되는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발생하게 된다. 피사체에 충분한 양의 조광이 되면서 피사체 주변부 빈 공간에는 최소한의 빛을 가게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즉 백스캐터를 방지하기위해 광량을 줄이면 피사체의 원래의 색감을 표현하기 힘들 수 있고, 원래의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충분한 광량으로 조광하면 백스캐터가 걱정이 될 것이다. 촬영자가 판단하기에 시야가 좋고 부유물이 많지 않아서 백스캐터가 그리 문제 되지 않을 환경이라면 원하는 만큼 충분한 조광을 하여도 무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촬영 전에 백스캐터를 줄이기 위한 이런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피사체 주위의 빈 공간에 떠있는 부유물의 조광을 최대한 줄이기 위하여 두 가지를 고려해야하는데 스트로브 위치와 스트로브 광량조절이다.
정면에서 노출 보정 없이 TTL 조광으로 촬영하였다. 많은 부유물을 볼 수 있다.
과거의 이론이라면 렌즈와 평행하지 않은 방향, 즉 사광으로 촬영하면 부유물을 줄일 수 있다고 하였는데 저자의 생각은 그런 방법 자체에 의해 부뷰물에 의한 백스캐터가 줄었다면 각도의 문제 보다는 스트로브가 멀어짐에 의한 광량의 변화일 것이다. 광량의 변화가 그리 많지 않는 TTL 촬영을 그림과 같이 한다면 사광으로 촬영하여도 백스캐터는 줄지 않는다.1. 스트로브 위치광각촬영일 경우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스트로브의 위치는 종래에는 암을 길게 써서 양옆으로 사광의 형태로 촬영하는 것이 거의 스탠다드(Standard)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의 개념은 피사체에 스트로브가 멀수록 더 많은 광량이 필요하고 피사체 주위 빈 공간을 빛으로 태울 가능성이 더 많다는 것이다. 과거의 이런 스탠다드한 스트로브 위치가 백스캐터를 줄이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너무 가까워서 렌즈 화각 근처에서 조광되면 그 역시 심각한 백 스캐터를 초래 할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위치는 렌즈 화각에서 약간 벗어나서 스트로브의 강한 빛이 어느 정도 상쇄된 상태에서 화각 안으로 조광되며 그러면서도 스트로브를 떠난 빛은 다른 빈 공간보다는 피사체를 먼저 조광하고 그다음 주변부 빈 공간으로 빛이 빠져나갈 수 있는 위치일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시야가 좋지 않고 부유물이 많은 환경의 광각촬영에서는 싱글(Single) 스트로브에 탑(Top) 라이팅 혹은 프론트(Front) 라이팅을 권유하고 싶다. 그럴 경우 백스캐터가 생길 수 있는 빈 공간의 조광은 피사체보다 더 멀기 때문에 백스캐터를 줄일 수 있는 광선을 선택하기 편할 것이다.
2.광량의 선택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촬영자 스스로가 가장 이상적인 스트로브의 위치를 찾았다면 그 다음 어느 정도의 광량으로 조광할 것인가를 결정하여야 한다. 작자가 원하는 피사체의 색감을 충분히 내면서 피사체 주변 3차원 공간에서 물에 떠있는 부유물에 최소한의 조광을 할 수 있는 광량의 결정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결코 피사체 보다는 작은 입자인 부유물의 반사율이 그리 높지는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러므로 카메라가 피사체의 색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으면서 부유물의 반사광이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서 들어가더라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의 광량을 찾으면 가장 이상적인 광량일 것이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에 그 모든 것을 할 수 없음으로 필자는 브라케팅을 추천하고 싶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 할 것은 TTL을 사용할 경우 브라케팅은 조리개 값으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노출 보정으로 하여야 한다.
화각의 조정으로 백스캐터를 줄이는 것은 다음 기회에 언급하도록 하겠다.
3, 4, 5, 노출 보정에 의해 광량을 점점 줄여갔다. 3번은 스트로브 보정0, 4번은 -1.3 5번은 -2이다. 5번 사진은 피사체의 색감도 잘 나타나고, 백스캐터도 거의 생기지 않는 이상적인 광량으로 조광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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