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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난파선 축 _ 김광회



1944년 2월 17일. 미군의 공습은 며칠간 계속되었는데 이 날도 미 항공모함에서 날아 온 전투기들의 폭격에 일본 군함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길이 132m의 후지가와마루도 결국 이날 수장되었다. 세월이 흘러 제임스 카메론은 영화 “타이타닉” 도입부에 나오는 난파선 내부의 음산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할리우드의 수많은 촬영장비들을 갖고 들어와 한 달 동안 머물며 후지가와마루를 촬영했다고 한다. 침몰된 후 68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드디어 필자는 아들과 함께 방문하여 난파선의 수중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물론 나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곳이지만 예전부터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15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들어오는 콘티넨탈 항공의 서울-괌-축으로 이어지는 항공노선을 이용해 난파선 다이빙을 하러 축을 찾는 분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항공노선이 없어지고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A)으로 괌에서 축으로 들어 가야했다. 그러다 보니 괌까지 국적기를 이용하고 괌에서 다시 UA편을 이용하니 항공요금부터 부담이 된다. 그리고 예전에 있었던 CPR이라는 한국인이 만든 리조트도 없어졌다. 이 리조트는 이제 한국해양연구소에서 임대하여 흑진주 양식과 건강보조식품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남조류 스피루리나의 채취, 다양한 해양 자료수집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었다. 아들과 나는 이곳 원주민들의 영웅으로 난파선을 발굴하고 개발한 키미우에 애이섹(Kimiuo Aisek)의 손자가 운영하는 블루라군 리조트에서 머물면서 한국해양연구소에도 방문하여 이곳에서 하는 일들을 직접 보기도 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축의 일부 섬


 축에 내려서


 한국해양연구소에서 본 석양


 리조트에서 아들과 저녁 노을을 보면서




FSM, 즉 미크로네시아 연방공화국에는 축(Chuuk)을 포함해서 얍(Yap), 폰페이(Pohnpei), 코스레(Kosrae)라는 4 개의 주들이 있다. 예전에는 마샬 제도와 팔라우도 포함되었지만 여러 가지 정치적인 문제로 각각 독립하고, 이들 4 개 주들로만 연방공화국이 이루어져 있다. 국기도 파란색 바탕에 하얀 별이 4 개 있다.아름다운 작은 섬들이 넓은 바다 위에 펼쳐 있는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이곳이 지상 낙원일거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아무렇게나 셔터를 눌러도 사진은 그림 같다. 하지만 윈주민들의 삶은 그리 녹록치 않다. 미국의 원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공항이 있는 웨노(Weno) 섬의 도로 상태를 보면 그 많은 원조금을 어디에다 사용 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원주민들의 대부분이 공무원인데 이들의 인건비로 사용하다보니 사회 제반 시설에 사용하는 돈은 늘 부족하다고 한다. 공항을 중심으로 동쪽, 남쪽으로 각각 8Km의 해안도로는 물웅덩이로 길의 모습이 아니었다. 8Km를 가는데 한 시간이 걸린다. 물가도 만만치 않아 지상 낙원의 꿈은 여지없이 깨어진다. 이곳에서 15년째 살고 있는 김도헌 씨의 말에 의하면 가족 중에 잘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친척들을 다 먹여 살린다고 한다. 이분도 현지인이랑 결혼해서 자식이 넷인데 그중에 한명만 잘 키우면 된다는 농담을 한다. 이렇게 멋진 바다와 비옥한 땅을 가졌지만 열심히 살 필요가 없다. 먹을 것이 사방에 있으니 농사를 지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깨끗하게 살면 좋을 텐데 사용하다 만 자동차는 길이나 바다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었다.
    
후지카와마루 기념비


바다에 버려진 자동차들


니포마루 브릿지쪽에서


산호초 밖의 외해에서


산호초 밖으로 나가면서 만난 돌고래


물속에 들어가면 왜 다이버들이 이곳을 찾는지 이유를 알게 된다. 수중사진을 찍다 보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예쁘게 사진으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이곳의 난파선 분위기를 사진으로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눈으로 보는 게 훨씬 웅장하고, 음산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사진으로 표현하기에는 그 모습이 너무 커다. 그리고 공기통 하나 메고 들어가기에는 수심이 너무 깊어 대부분 감압 다이빙을 하게 된다. 이곳이 텍다이빙의 메카가 되어버린 이유가 이 때문이다. 리브리더를 이용하여 아직도 고이 잠들어 있는 전쟁 희생자들의 안식처를 들어다 보는 것이 이곳 축 다이빙의 매력일 것이다. 그리고 산호초 밖으로 나가면 태평양의 맑고 푸른, 시야 무한대의 바다 속을 볼 수 있다. 필리핀에만 익숙해져 있다면 거리 멀지 않은 남태평양의 익사이팅한 다이빙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니포마루 안쪽에 있는 군수물자

후지카와마루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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