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넷 제1회 초급과정 수중사진 세미나 참가기 지난 12월 3일 잠실다이빙풀에서 Scubanet 주최의 "제1회 초급 수중사진 세미나"에 참가했습니다. 그동안 수중사진을 제대로 알고는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던지라 너무나 즐겁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혼자서는 알 수 없었던 저의 문제점들과 카메라 이론에 대한 교육이 저에게 너무나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세미나 시간 내내 다른 사람들에게는 쉬운 수중사진이 나에게는 왜 그다지 어려웠는지 깨달았습니다. 너무나 간단하지만 제겐 간단하지만은 않았던 문제점들을 선생님들이 꼼꼼히 지적해주고 교정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면 피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100명 중 한명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제가 지적 받았던 내용들을 정리해 봅니다.
첫 번째, 저의 불안정하게 틀어진 자세를 지적했습니다. 안정적인 중성부력과 자세는 수중사진의 기본입니다. 그 기본이 틀어지면 전체적인 흔들림에 의해 피사체도 불안하고, 사진을 찍는 본인도 무척 힘들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왜 자세가 틀어졌는지 알았습니다. 제가 몸에 맞지 않는 너무 큰 BCD를 입고 있었습니다. 흔들리는 공기통과 더불어 흔들리는 BCD를 입고는 절대 안정적인 중성부력이 안됩니다. 불안정한 자세에서는 좋은 사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바다에서 수중사진을 잘 찍기 위해선 장비가 절대적으로 편안하고 안정적이어야 합니다. 장비에 대한 불안함과 불편함을 안고 사진기를 들고 들어간다면 많은 즐거움을 놓치게 됩니다.
세 번째, 카메라 장비에 대한 이해입니다. 콤팩트 카메라는 내장 플래시만 사용할 수도 있지만 수중사진가들은 스트로브를 장착하여 사용합니다. 이때는 스트로브가 어느 정도 광량을 가지며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또한 입수 전에 육상에서의 어느 정도 훈련을 하고 들어가는 것이 바다에서 사진을 찍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무척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저는 제가 가진 스트로브의 기능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TTL 기능이 있어 당연히 TTL 기능으로 사진을 찍었지만 항상 광량초과였습니다. 당연히 마음대로 안 되니 스트로브를 위로, 아래로, 옆으로 옮겨 볼뿐입니다. 왜 이렇지? 왜 이렇게 안되는거야? 왜 이렇게 어려운거야? 옆의 사람은 다 잘 찍는데 나만 계속 사진이 뿌옇게 나오니 너무 답답했습니다. 원인은 제 콤팩트카메라는 TTL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기종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조리개의 최소값이 f8에 불과하여 광량을 최소로 놓아도 가까운 거리에서는 너무 밝았습니다. 무지가 죄입니다. 하지만 알고 나면 쉬워집니다. 선생님들이 카메라에 맞는 광량조절 방법과 스트로브의 선택에 대해 가르쳐 주었습니다. 무조건 찍어보란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내 장비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했습니다.
네 번째, 입수하기 전에 철저한 카메라 점검이 필요합니다. 잠수풀에서 입수하여 사진을 찍다가 카메라 배터리가 떨어졌습니다. 배터리가 많이 남았으니 괜찮겠거니 했지만 생각 외로 빨리 소모되었습니다. 수중에서는 계속 모니터를 켜놓고 확인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풀 사이드로 나와 급하게 배터리를 교환을 하려고 했더니 젖은 손과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는 물이 카메라에 들어갈 수도 있다며 배터리를 대신 갈아주었습니다.수중카메라는 배터리 소모가 빠르기 때문에 입수하기 전에는 무조건 완충된 배터리로 갈아주고 반드시 정품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아마 바다에서 배터리가 떨어졌다면 더 이상 사진은 없겠죠.
다섯 번째, 입수하기 전에 카메라 장비가 완벽히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례는 세미나에서가 아니라 지난 9월 동해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집에서 작동했던 스트로브라 그냥 들고 바다로 들어갔습니다. 바다에서 피사체를 발견해서 전원을 켜고 셔터를 눌렀는데 아무리 해도 스트로브가 터지지 않고 사진은 검게만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접촉불량…….마음은 사진을 찍고 싶어서 급한데 스트로브는 말을 듣지 않고, 스트로브에 신경을 쓰고 있다가 그만 나도 모르게 급상승을 하고 말았습니다. 몸에 맞지 않는 BCD로 인한 흔들림과 처음 바다에 가지고 들어간 카메라 장비에 대한 서투름이 원인이었습니다. 급상승으로 인해 귀를 다쳤습니다. 다행히 다른 사고는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일입니다.
바다에서의 서투름은 많은 위험을 불러옵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무척 간단한 일입니다. 새로운 장비가 내손에 익숙하도록 잘 숙지하고,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장비가 잘 작동하는지 확실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세미나 참가, 수업중
스트로브 없이 찍은 연습 사진( av8/1 iso 1250 f 8)
연습개구리 (250/1 iso 80f 2.8)
접사연습 (100/1 iso 160 f 8.0)
여섯 번째, "이렇게 기능이 많은데 자네는 AUTO 밖에 모르나?"입니다. 내 카메라와 친해지기입니다. 알아야 면장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내 카메라 안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어떻게 하면 피사체를 내가 원하는 색상이 나오게 잘 찍을 수 있는지, 어떤 기능으로 찍어야 가장 효과적으로 찍을 수 있는지, 내 카메라를 알아야 합니다. 콤팩트 카메라라고 무조건 auto 기능으로만 찍을 것이 아니라 내 카메라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카메라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내 카메라에 대한 예의입니다. 셔터스피드와 조리개의 조절, 여러 가지 매뉴얼들……. 이런 기능들을 알고 나면 수중사진이 너무 다양해지고, 재미있고, 신기해집니다. 저도 그랬기에 부끄럽지만 습관대로만 하면 발전이 없습니다. 무조건 비싸고 멋진 장비를 가진다고 해서 다 좋은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닙니다. "내 카메라는 사진이 별로 예쁘게 나오지 않아, 더 좋은 걸로 바꿀까?" 아닙니다. 자신의 카메라가 최상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카메라를 이해해야 합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편안하고 안정된 카메라가 최고입니다. 육상에서 카메라를 잘 알고 있어야 바다 속에서 피사체를 만났을 때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초보는 내 카메라와 장비와 친해지고 익숙해지는 것이 최상의 수업인 듯합니다. 항상 급하고 덜렁대는 성격이라 많은 실수들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위의 사항들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절대 겪지 않을 실수인지라 몇 자 적어 봅니다. 해당사항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천천히, 편안하게, 안전하게, 그리고 즐겁게 다이빙과 수중사진을 만나신다면 바다를 몇 배 더 즐겁게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선생님들의 좋은 지도로 많은 공부를 하였고요. 벌써 2회 세미나를 무지하게 기대하며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또 언제 하나요?~~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