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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오션블루 하우스리프 정어리와 페스카도르 다이빙

모알보알 MB 오션블루 다이빙
하우스리프의 정어리 무리와 환상의 페스카도르 코랄 가든

Sardine Ball of MB Oceanblue and Pescador Island Diving.


통고 생츄어리의 건강한 테이블 산호와 어린 담셀피쉬들

저녁 비행기를 타고 인천을 출발해 밤에 세부에 도착해서 다시 승합차를 이용해 3시간 남짓 걸려 모알보알에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던 스태프 미진 강사의 안내로 방을 배정 받아 짐을 내려 놓은 다음 베란다로 나오니 눈 앞에 펼쳐지는 경관이 선계가 따로 없다. 마침 보름이라 중천에 달이 떠있는데 그 빛이 너무나 밝아서 해변의 방카보트와 바다와 건너편의 섬까지 뚜렷하게 보였다. 하얀 구름이 떠 있는 하늘까지도 더욱 푸르게 보이고 있으니 밤이 밤이 아닌 듯했다. 장시간의 여행으로 피곤했지만 이 멋진 경치를 눈앞에 두고 산미구엘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달밤이면 거북이들이 해변으로 올라와 알을 낳지는 않을까? 모알보알 Moalboal, 누군가는 거북이의 알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샘(spring)을 뜻하는 bukal-bukal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거북이 알이든 샘이든 사람들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할 것이다. 그럴싸한 것에 쉽게 동화된다.

아침에 일어나 다이브센터로 내려와 장비를 챙기려니 벌써 MB 오션블루의 김용식 대표가 카운터에 앉아서 컴퓨터를 보고 있다. 김용식 대표는 2006년에 모알보알에 들어와서 만 10년이 넘었다. 당시만 해도 잘나가던 용산의 전자상가의 매장을 정리하고 필리핀으로 들어간다고 했을 때 말렸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선견지명을 칭찬해야 할 듯하다. 손님이 써줬다는 한글로 쓴 엠비오션블루 현판이 멋지다.

보름달이 휘영청 떠있는 모알보알의 밤 바다

김용식 대표가 처음 자리를 잡았던 다이브센터 자리는 이제 손님들을 위한 식당자리와 강의실, 스태프 숙소가 되었고, 지금은 파낙사마 비치의 바닷가에 넓은 다이브센터와 7개의 숙소를 가진 멋진 2층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다이브센터에서 바로 방카보트를 탑승할 수 있고, 비치로 바로 걸어서 입수할 수 있는 구조이다. MB 오션블루를 즐겨 찾는 다이버들은 이런 구조적 편리함 때문일 것이다. 물론 김용식 사장의 친화력과 맛난 식사도 한몫을 하겠지만 말이다.

8시에 식당에서 제공되는 아침 식사는 밥과 죽 그리고 계란부침, 햄, 쏘세지 등에 김치와 짱아치, 야채 등이 나왔다. 여느 고급 리조트의 아침 뷔페가 부럽지 않은 차림이다. 오전 2회 다이빙을 염두에 두고 과하지 않게 적당히 배를 채웠다. 숍의 원두커피 머신에서 아메리카노를 2번 내려서 머그컵에 채우고 한잔을 마시니 다이빙을 나갈 시간이 되었다. 이미 수영장에서는 오픈워터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다이버들을 위한 넓은 식당


얕은 수심의 산호가 예쁜 통고 생츄어리
첫 다이빙은 통고 생츄어리에서 진행하였다. 아침 식사하면서 만난 부산 팀들도 함께였다. 깊은 수심의 월에는 분홍수지맨드라미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고, 컨빅트블레니 들도 무리를 지어 뭉쳐 나녔으며, 군데군데 부채산호들이 자리잡고 있어 사진을 찍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통고 생츄어리가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얕은 수심의 경산호 군락이었다. 사슴뿔산호, 테이블산호 등의 산호에 몸을 숨긴 어린 안티아스와 담셀들은 모알보알의 수중을 풍요롭게 만들어갈 미래였다. 통고 생츄어리 경계 내에서는 어떤 어업활동도 할 수 없게 보호되고 있다. 이렇게 지자체와 주민 그리고 다이빙업계에서 함께 보호해가는 곳이 늘어날수록 바다는 오래도록 활기를 잃지 않을 것이다.

얕은 수심의 건강한 산호들


깊은 수심과 얕은 수심이 다른 탈리사이
탈리사이에서는 2회의 다이빙을 진행했다. 한번은 비교적 얕은 수심으로 한번은 좀 깊은 수심을 타며 다이빙을 하게 되었다. 사실 20m 이내의 얕은 수심으로 지나갈 때에는 시야도 별로 좋지 않았고, 피사체들도 그리 많이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깊은 수심으로 진행할 때에는 시야도 좋았고 와이드 촬영을 할 수 있는 블랙코랄과 부채산호 등의 대형 피사체들이 많았다. 같은 포인트라도 수심과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최적의 환경을 찾아 안내할 수 있는 가이드의 경험과 노련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4가지 색상을 보여주는 블랙코랄 군락


정어리가 있는 하우스 리프
모알보알을 찾아왔던 이유 중의 하나는 MB오션블루의 하우스 리프에 정착하고 있는 정어리 무리 Sardine Ball이다. 2001년에 처음 모알보알을 찾았을 때도 정어리들이 하우스 리프에 있었다. 그리고 2012년에는 페스카도르 섬에 정어리 무리가 있었다. 물론 정어리들이 아예 보이지 않았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정어리들이 계속 하우스 리프에 머물고 있다. 그것도 MB오션블루 바로 앞에 말이다.
보트를 타고 조금 북쪽으로 올라간 다음에 조류를 타고 흘러오면서 다이빙을 진행했는데 정어리들의 무리가 간간히 보이다가 MB오션블루 앞의 정자가 수면에 비칠 무렵부터 정어리들이 많아졌다. 엄청난 무리의 정어리들을 보며 흘러갔다가 다시 되돌아 오기도 하며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아 보려고 했다. 수면에는 스노클러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고, 간혹 프리다이버들의 모습도 보였다. 건을 들고 지나가는 필리피노 사냥꾼도 있었다.

바다거북 한마리가 정어리들 사이를 지나다니며 수중에 떠있는 해조류를 찾아 먹기도 했다. 바다거북을 본 스노클러들이 소란을 떠는가 했는데 그 중 한 명이 촬영을 하려고 고프로를 뻗었다. 바다거북은 투명한 아크릴재질의 고프로하우징을 해파리로 착각했는지 머리를 들고 올라갔다. 그 순간 스노클러도 몸을 꽂아 수중으로 들어왔는데 손에 쥔 고프로가 거북의 머리에 닫을 듯 극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스노클러와 바다거북이 만남

이 바다거북은 떠나질 않고 계속해서 정어리들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때론 한 무리의 다이버들이 아래로 지나가면서 정어리 떼를 구경하기도 했다. MB 오션블루 앞의 정어리 무리는 인근의 스쿠버 다이버들은 물론 프리다이버들과 관광객까지 전부 불러모으고 있었다. 한참을 정어리와 바다거북과 놀다 보니 시간이 60분을 훌쩍 넘어버렸다. 리프로 올라와 고개를 드니 바로 MB오션블루 앞이었다. 함께 다이빙을 마친 다이버들 중 일부는 장비만 탱크만 벗어놓고 스노클링으로 다시 바다로 들어갔다. 정어리 무리의 감동을 스노클링으로 다시 느껴보려는 듯했다.

정어리 기둥과 수면의 방카보트


페스카도르 섬
다음 날과 그 다음 날은 연속으로 오전 다이빙을 페스카도르 섬으로 갔다. 페스카도르 섬의 코랄가든은 우선 시야가 파낙사마 비치와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 맑은 물 속의 건강한 산호 숲에는 엄청난 무리의 안티아스와 담셀들이 시야를 가릴 정도로 가득했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페스카도르 섬의 감동이 다시 날아나는 느낌이었다. 섬의 남동쪽에서 입수하여 잠깐 코랄 가든을 보다가 월로 내려가서 조류를 타고 서쪽으로 흘러가는 다이빙이었는데 남쪽은 연산호 군락과 함께 안티아스들이 엄청난 밀도로 모여있었지만 서쪽으로 접어들면서 고기들이 밀도가 낮아졌다. 물론 군데군데 오버행도 있고, 수직동굴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밋밋한 느낌이었다. 수직동굴을 지나 서북쪽으로 접어들면서는 밋밋함이 더 했는데 해면류들만 군데군데 눈길을 끌 뿐이었다.

항아리해면과 안티아스 무리

그래서 다음 날 다이빙에서는 수중동굴이 있는 서쪽에서 시작하여 월을 따라 흘러가다가 남동쪽의 코랄가든에서 다이빙을 끝내자고 했다. 그래야 아름답고 화려한 코랄가든을 충분히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석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바다거북을 보고 하강해서 오버행을 지나 월을 따라 돌았다. 눈앞을 가로막는 붉은 연산호와 안티아스들, 수심이 얕아지면서 경산호 숲이 시작되면 안티아스 무리에 더해 나타나는 담셀들에 다시금 감탄하며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마지막에 조류 방향이 바뀌어 조류를 거슬러야 했지만 그 정도는 문제가 아니었다. 코모도의 바투볼롱이나 바탕가스의 베르데 섬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을 곳이었다. 다이버들이 모알보알을 찾는 것은 페스카도르 섬이 있기 때문임이 실감이 났다.

물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안티아스 무리

마지막 다이빙은 다시 코랄 가든에서 입수하여 조류를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얕은 수심의 건강한 경산호 군락과 물고기 무리를 다시 한번 촬영한 다음에 천천히 이동했다. 맑은 시야가 실감 나도록 수면의 다이빙 보트가 선명하게 보이는 사진도 촬영했고, 튜브해면에 위장해 있는 자이언트 프로그피쉬의 멋진 모습도 근접 촬영할 수 있었다. D800 셋트의 백업용으로 휴대하고 있는 TG4+이논 피쉬아이 시스템도 맑고 밝은 환경에서는 멋진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여러 가지로 의미 깊은 다이빙이었다.

페스카도르 섬 코랄가든


에필로그

일주일 동안에 모알보알과 말라파스쿠아를 함께 취재하려는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모알보알에서는 3박 3일을 머물며 8회의 다이빙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틀 간의 페스카도르 섬 다이빙과 MB오션블루 하우스리프의 정어리 무리는 깊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머무는 동안 함께 다이빙했던 다이버들과 식사도 하고, 술잔도 기울이며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이들에게는 모알보알을 찾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다이빙이 편하고, 김용식 대표가 편하기 때문이었다. 모알보알에 한인 다이빙 리조트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10년을 넘게 모알보알을 지켜온 김용식 대표의 깊은 내공에 또 다시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제 또 다시 모알보알에서 김용식 대표와 함께 다이빙하며 술잔을 나눌 기회가 있기를 진심으로 기다려 본다.


2017년 1월

MB 오션블루 리조트
대표: 김용식
www.moalboaldive.com
070-7518-0180, 070-8229-5282
e-mail: dive1@naver.com
카카오톡: moalboa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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