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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철의 제주이야기 - 이른 봄을 맞아 물 오른 모자반과 바다맨드라미들


이운철의 제주이야기

이른 봄을 맞아 물 오른 모자반과 바다맨드라미들


설 연휴가 지나고 1월의 마지막 날 지인들과 문섬 한개창을 찾았다. 연휴기간 동안 풍랑주의보라 꼼짝 못하다가 겨우 날씨가 풀려 바다로 달려간 것이다. 육지의 한라산 정상 근처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 있고, 설을 막 지난시점이라 아직도 찬바람이 느껴지는 겨울이었지만 물속은 모자반이 벌써 키를 잔뜩 키워 숲을 이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바다맨드라미들까지 화사하게 폴립을 펼치고 있었으니 문득 수중엔 벌써 봄이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바다 속은 육지에 비해 한 계절이 느리게 수온으로만 생각하면 물속은 한겨울이 맞다. 하지만 이런 차가운 수온이 깊은 수심에서 영양물질들을 가득 담은 찬물들이 올라온 것이라 따사로운 봄 햇살과어울려 모자반들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봄철이면 모자반들이 수면에 닿을정도로 키를 키우게 되는 것이다. 아직 모자반들이 수면까지 닿을 정도는 아니지만 벌써 그 길이가 5m~6m는 훌쩍 넘어섰다. 한두 주만 지나도 키가 수면까지 닿을듯하고, 개체수도 많아져서 빽빽한 숲을 이룰 듯하다.



육지에 유채꽃이 피고, 바다에 모자반이 무성해지는 제주의 봄날이 문득앞으로 다가왔다. 모자반 숲을 노니는 자리돔과 볼락들 그리고 다이버들을 모델로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이제 준비를 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문섬 한개창과 새끼섬은 이런 멋진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매년 봄에만 볼 수 있는 이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수온이 올라가면 모자반은 녹아버리고, 제주도 수중의 시야는 다시 흐려질 것이다.
얕은 수심에서 모자반들이 키를 키우느라 분주한 사이에 한개창 깊은 수심의 바다맨드라미 군락도 더욱 무성해져 있었다. 


들물의 차가운 조류를 받으며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 가시수지맨드라미들은 폴립을 활짝 펼치고 있었고, 진총산호들도 넓은부채를 펼친 듯 촉수 하나하나를 일으키고 있었다. 더 깊은 곳의 가시수지맨드라미는 사람 키만큼 몸을뻗고 있었고, 해송들도 몸을 펼쳐 자리돔들이 쉴 수 있게 조류를 막아주고 있었다.
설 연휴 쉬는 동안에 다이빙을 못해서 그런지 오랜만에 하는 다이빙이라 한개창의 수중세계가 더더욱 따스하게 눈에들어온다. 아직 봄이 오기에는 일러서 한바탕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일찍부터서둘러 봄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을 바다가 먼저 헤아려주는 듯하다.


병신년이 가고 정유년 새해에는 좋은 일들만 있기를 바라며, 묵은 해의나쁜 감정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해에는 다이빙으로 함께 웃으며 만나길 기대한다.


이운철 - 사진작가

스쿠버넷 제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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