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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주일 만에 돌아 본 라자암팟 중부와 남부
A week of trip at middle and south Raja Ampat with MV Temukira

인도네시아 라자암팟 Raja Ampat이 국내에 알려진 이후 아마 올 시즌이 가장 많은 한국 다이버들이 라자암팟을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스쿠버넷에서만 해도 3회에 걸쳐 Grand Komodo의 14인승 MV Raja Ampat Explorer와 12인승 MV Temukira를 풀 차터하여 투어를 진행하였지만 SNS에 올라오는 다이버들의 소식에 라자암팟이 빈번하게 올라왔다. 이는 라자암팟에 대한 정보가 많이 공유되면서 시즌에 운영되는 폭넓은 범위의 리브어보드 보트들이 소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규모가 작지만 경제적인 비용으로 운영되는 배들부터 크고 비싼 배들까지 많이 소개되면서 다이버들의 선택 폭이 그 만큼 넓어졌다. 스쿠버넷에서 주로 추천하는 배는 Grand Komodo의 배들로 12인승과 14인승으로 크기는 작지만 비용대비 효용성에서는 매우 뛰어나다. 라자암팟을 몇 번 다녀왔던 다이버들은 크고 호화로운 배들에 비해서 이들이 훨씬 편하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취향차이도 있기에 스쿠버넷에서는 내년 1월에는 18인승 MV Amira를 차터 하여 한번 타보기로 했다.

라자암팟의 남쪽 여정과 북쪽 여정
4개의 큰 섬으로 구성되어 Four Kings라는 뜻을 가진 라자암팟은 남쪽의 미술 Misool 섬에서부터 북쪽으로 가면서 살라와티 Salawati 섬, 바탄타 Batanta 섬, 와이게오 Waigeo 섬까지 범위가 매우 넓어서 10박 이상의 긴 여정이면 몰라도 일주일의 짧은 여정 동안에 모두 돌아보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대부분의 리브어보드들은 일주일 정도의 짧은 일정이면 남부의 미술 지역만 가든지 아니면 북부의 만수아르 Mansuar, 팸 Fam, 카웨 Kawe 섬 정도만 둘러보게 된다. 우리보다 일주일 정도 전에 출발했던 MV Raja Ampat Explorer를 이용했던 다이버들은 10박 11일의 일정이라 북쪽과 남쪽 지역을 모두 둘러보는 일정을 예약했었고, 필자가 동행했던 6박 7일 일정의 MV Temukira 트립은 남쪽의 미술지역만 돌아보기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소롱 항에서 출항 전에 MV Temukira의 트립 매니저인 웨카 Weka는 브리핑을 할 때 북부로 간다고 하였다. 미술까지 긴 시간 항해를 해야 하는데 바다 사정이 좋지 않아 가까운 만수아르 섬 인근에서 우선 다이빙을 진행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바다 사정이 괜찮을 때 선장의 판단에 따라 남쪽으로 가겠다고 했다. 남쪽의 미술에 있는 멋진 포인트들을 다시 한번 다 가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못한 것은 아쉽지만 짧은 일정에도 라자암팟 북부와 남부의 유명 포인트들을 골라서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호사라고 생각한다. 6박 7일의 여정에 중부와 남부를 돌아다니는 것은 아무에게나 허락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수아르/크리 섬 인근의 베스트 포인트들
첫 날 소롱을 떠나 뎀피어 해협 Dampier Strait를 가로 지르다가 우연히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는 레저낚시 선박을 만나서 소롱 항까지 예인하여 돌아가서 구조를 완료한 뒤에 다시 출발했더니 체크 다이빙을 할 시간은 지나 버렸다. 다이빙을 2회나 못했지만 그래도 3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생각하며 위안을 삼았다. 체크 다이빙을 못한 것이 아쉬웠던지 웨카는 다음 날 첫 다이빙부터 만수아르 Mansuar와 크리 Kri 섬 인근에서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로 우릴 안내해 주었다.

블루매직 Blue Magic
수심 28m에서 수심 8m까지 솟아 있는 수중 봉우리로 만타 클리닝 스테이션이 있는 곳이다. 조류가 밀려오는 슬로프를 따라 트레발리, 바라쿠다, 크레센테일 솔져피쉬 등을 볼 수 있고, 푸질리어 무리를 뚫고 덩치 큰 참치가 돌아다닌다. 입수하자 마자 클리닝 스테이션의 만타 레이를 보고 가이드 테디 Tedy를 따라 슬로프를 치고 올라오는 조류를 거슬러 내려가니 물고기들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조류에 버티며 한참을 구경하다가 다시 얕은 곳으로 올라오니 2마리의 만타 레이가 클리닝 스테이션 주위를 선회하고 있었다. 첫 다이빙부터 거대한 오셔닉 만타를 구경하니 다들 엄지를 치켜세웠다.

살딘 리프 Sardines Reef
수심 5~6m의 얕은 리프 위에서 수심 26m 정도까지 완만한 슬로프로 이루어진 리프이다. 군데군데 다양한 산호와 해면들이 있고, 그 사이로 스위트립스와 글라스피쉬들이 있기도 하다. 조류가 부딪히는 곳에 상어, 잭피쉬, 서전피쉬, 스내퍼들이 무리지어 먹이활동을 하며, 덩치 큰 나폴레옹 피쉬들도 어슬렁 거린다. 조류가 없으면 고기도 없다는 말이 금과옥조이며, 조류가 밀려오는 적당한 시간에 그 위치에 있어야 멋진 구경을 한다. 다이빙 초기에는 조류를 좀 거슬러가야 할 필요도 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치킨 리프 Chicken Reef
역시 리프가 완만한 경사로 수심 25m에서 모랫바닥과 만난다. 군데군데 산호패치에 글라스피쉬들과 스위트립스들을 볼 수 있고, 상어들이 지나가기도 한다. 다이빙을 마칠 즈음에 조류를 타고 흘러가면서 드리프트 다이빙을 하는데 푸질리어, 블루핀 트레발리, 제비활치, 상어 등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마이크스 포인트 Mike’s Point
선셋 다이빙으로 들어갔기에 어두웠지만 월과 오버행들에서 다양한 산호들과 수염상어 Wobbegong Shark들을 볼 수 있었다. 큰 것은 길이가 2m 정도는 될 듯하고, 1m 정도의 작은 것도 보였다.웨베공 상어를 만난 후 얕은 수심의 코랄가든에서 다양한 연산호와 부채산호들도 볼 수 있었는데 빛이 좋을 때가면 코랄가든에서 사진 촬영하기도 좋을 듯했다.

캐이프 크리 Cape Kri
둘째 날 첫 다이빙으로 들어간 캐이프 크리는 리프의 슬로프가 수심 36m까지 내려가며 그 바닥에 몇 개의 바위들이 있는데 그곳에 스위트립스들이 모여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라자암팟의 대표적인 사이트로 스위트립스들이 바위에 기대어 조류를 피하는 곳이라 다이버들이 접근해도 도망가지 않는다. 따라서 광각촬영에서 카메라를 최대한 가까이 접근시켜서 촬영할 수 있다.

옌부바 코너 Yenbuba Corner
만수아르 섬의 남쪽으로 역시 조류를 맞받는 곳에서 수많은 물고기들과 이글레이 편대, 상어 등을 볼 수 있었지만 슬로프의 부채산호와 글라스피쉬들의 수중사진가들의 멋진 피사체가 되어 주었다. 흐렸던 날씨까지 맑아지고 해가 뜨면서 함께 한 다이버들은 멋진 광각사진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캐이프 만수아르 Cope Mansuar
만수아르 섬의 서쪽 끝으로 분위기는 캐이프 크리와 흡사하다. 슬로프로 이루어진 리프 하단의 수심 30m의 바위가 있고 그곳에 스위트립스들이 조류를 맞으며 무리지어 있다. 빽빽하게 모여있는 스위트립스들을 아주 가까이 정면에서 촬영할 수 있는 곳이지만 자칫 감압에 걸릴 수도 있다. 슬로프의 접시 산호 위에 웨베공 상어들이 앉아 있는 모습을 만나기도 했다. 조류가 있을 때는 리프 위로 엄청난 무리의 물고기들이 떼 지어 군무를 펼친다.

엠브레인묵 리프 Mbrainmuk Reef
그룻 팸 Groot Fam 섬 인근의 다이빙 포인트로 조류를 받는 리프는 경사가 완만한 슬로프로 수심 40m 정도까지 깊어진다. 깊은 수심으로 상어들과 이글레이 등이 지나가며 조류를 받으며 엄청난 무리의 푸질리어와 배너피쉬들이 돌아다닌다. 핑크 아네모네가 있어 마크로 촬영을 하기에도 좋다. 범프헤드 패롯피쉬들이 여러 마리 줄지어 지나가기도 했다.

팸 채널 Fam Channel
그룻 팸 Groot Fam 섬 남동쪽에 조금 떨어져 있는 3개의 섬이 이루는 채널에서 다이빙을 진행하였다. 연산호와 부채산호가 어우러져 있고, 얕은 수심의 경산호와 안티아스 등의 물고기들이 풍부하여 매우 아름답다. 특히 수면 바로 근처의 침식된 석회암에 부착되어 있는 부채산호들은 수면의 망가로브 나무들과 함께 광각사진을 촬영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이곳에서만 2회 다이빙을 했는데 웨카가 왜 인근의 가장 유명한 포인트인 멜리사 가든 Melissa’s Garden을 가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다.

피아네모 라자암팟 Pianemo Raja Ampat 트래킹
아무튼 3회 다이빙 이후에 그룻 팸섬에 있는 전망대인 Pianemo Raja Ampat 트래킹을 다녀왔다. 라자암팟 북부 트립에서 팸 섬 인근으로 들릴 때면 리브어보드 보트들은 항상 이곳으로 트래킹을 진행한다. 나무로 된 계단을 올라가면 섬 깊숙이 바다가 들어와 있는 멋진 지형과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섬까지 멋진 조망을 구성한다. 그리고 그 앞에는 항상 리브어보드 보트들이 떠 있다.

라자암팟 남부 미술로 이동
트레킹을 마친 다음에 MV Temukira는 남쪽으로 향했다. 다행히도 날씨가 좋아지면서 바다도 잔잔해져서 난바다로 나가는 데에도 부담이 없었다. 그래도 거리가 워낙 멀어서 12시간을 항해해야 미술에 도착한다고 하니 밤을 새워 가야 했다. 투어의 막바지라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라자암팟 최고의 포인트라고 손꼽을 수 있는 매직 마운틴 Magic Mountain과 부 윈도우 Boo Window를 갈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즐거웠다. 게다가 이번 트립을 위해 준비한 앨프리드 러셀 윌리스의 말레이 제도를 읽을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에 고마워했다.
말레이 제도는 150년 전에 이 지역을 찾아 육상의 새와 곤충, 포유류 등을 채집하고, 사람들을 관찰하여 다윈보다 먼저 진화론의 이론을 논문으로 제시했던 윌리스가 자신의 수집품들과 기록들을 정리하여 저술한 책이기에 더욱 감명이 깊었다. 윌리스는 파푸아 지역의 섬들에서 극락조와 나비 등의 표본을 얻기 위해 자신의 조수 **와 지역을 나눠서 탐사를 했는데 미술 섬에는 조수 **이 방문했다. 보급품 부족으로 고생하던 조수 **을 위해 직접 배를 사서 선원들을 태우고 스람 Seram 섬을 떠나 미술을 향했지만 항해 경험이 부족한 선원들은 물론 조류와 바람이 도와주지 않아서 결국 미술섬을 지나쳐서 와이게오 섬으로 가게 되었다. 그런 윌리스의 일화를 책으로 읽으며, 또한 지난 해 4월 라자암팟 어그레서의 반다씨 트립으로 방문한 경험이 있었던 미술 섬에 도착하게 되니 얼마나 감회가 정말 남달랐다.
미술 섬 동쪽에 흩어져 있는 아름다운 섬들은 팔라우를 연상시킬 정도이며, 그 수중의 모습은 전세계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풍성한 곳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멈추지 못하고 있었는데 결국에 다시 오게 된 것이다.

풀로 티가 Pulo Tiga
수면에 있는 3개의 섬이라는 뜻의 포인트이다. 수중의 큰 봉우리가 한 개의 계곡과 피너클로 3개의 섬으로 분지된 형태였다. 조류를 받는 곳에서 입수하여 흘러가면서 월을 따라 돌아가는데 북부의 산호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다양하고 풍부한 산호들이 부착되어 있다. 부채산호, 블랙코랄, 회초리 산호, 연산호, 진총산호, 해면들까지 엄청났다. 게다가 계곡에는 범프헤드 패롯피쉬들이 무리지어 있다가 가까이 다가가니 흩어진다. 연산호들이 제주도보다 더욱 화려하고 풍성하다. 다이빙을 시작해서 마칠 때까지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부/더 윈도우 Boo/The Windows
섬의 수면 바로 아래에 커다란 창이 2개, 작은 창이 하나 해서 모두 3개의 창이 나 있다. 조류가 있을 때는 창으로 엄청난 조류가 지나간다. 라자암팟을 대표하는 사진으로 항상 등장하는 사진들이 이곳에서 촬영된 것이다. 그와 함께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작은 바위를 포함하는 리프는 부채산호와 연산호 등이 풍부하고 강한 조류를 막아주는 지형이라 어류들이 많은 곳이다. 지난 해 다이빙에서 엄청난 어류들을 관찰하였기에 그런 기대를 갖고 들어갔지만 작은 상어 몇 마리와 옐로우 스내퍼 무리, 나폴레옹 피쉬들만 보였을 뿐 그 많았던 서전피쉬들과 제비활치, 바라쿠다들은 보이지 않았다. 뭐 고기들이 고착생물이 아니니 다음에는 볼 수 있기를 바래 보았다. 하지만 강한 조류를 타고 한꺼번에 창을 통과하는 푸질리어들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카랑 바양간/매직 마운틴 Karang Bayangan/Magic Mountain
부와 함께 미술 다이빙 포인트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곳으로 수중 봉우리이다. 최저 수심 6m의 봉우리의 북쪽은 오버행이있는 월이고, 남쪽으로는 슬로프가 리지로 이어져 수심 25m까지 갔다가 끝에 수심 20m의 클리닝 스테이션이 있다. 클리닝 스테이션에서 다시 슬로프와 리지가 이어져 수심 40m 이상 깊어진다. 클리닝 스테이션에서는 종종 자이언트 오셔닉 만타 레이가 나타나며, 그 외에도 바라쿠다, 잭피쉬, 제비활치, 스내퍼, 푸질리어 등이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북쪽 월은 산호가 매우 화려하며, 정상 근처에도 스내퍼와 상어들을 볼 수 있다. 이번에는 만타를 보지 못했지만 그것 말고는 정말 완벽한 다이빙이었다.

타카 텐각/노 콘테스트 Taka Tengak/No Contest
아침 첫 다이빙으로 들어간 곳으로 일행 몇몇은 깊은 수심에서 초대형 그루퍼를 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보다 좋았던 것은 수심 20m 이내에서 보았던 엄청난 군락의 산호들이었다. 부채산호, 연산호, 튜브산호 등이 어우러져 형성된 산호 군락은 라자암팟 그 어느 포인트보다 화려했고, 다양했다. 다이빙하는 내내 벌어진 입에서 감탄의 소리가 새어나갈 정도였다. 사진을 이해하는 모델과 함께 다이빙을 했다면 정말 환상적인 사진들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과 오버행들이 무성한 산호들로 뒤덮여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래서 산호 삼각지 Coral Triangle이라고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다음에도 꼭 다시 보고 싶은 곳이라 라자암팟을 또 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

더 아치 The Arch
아치라기 보다 섬을 관통하는 큰 동굴이 있는 곳이었다. 입수하자마자 다이버들이 동굴로 몰려가는 바람에 먼저 깊은 수심의 피너클 쪽으로 이동했다. 오버행과 피너클 인근의 부채산호들은 우람했고, 블랙코랄의 숲도 무성했다. 조류를 받는 곳에서 펼쳐지는 제비활치, 범프헤드 패롯피쉬, 푸질리어 등 물고기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더불어 화려한 산호군락은 수중사진가들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얕은 수심으로 상승하면서 섬의 반대쪽에서 찾아본 동굴은 웅장했다. 입구에는 거대한 나무가 자리잡고 있었고, 동굴 건너편의 파란 물빛을 배경으로 스내퍼와 트레발리들의 실루엣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동굴을 통과해 입구로 나오니 겹겹이 쌓인 부채산호는 장관이었다. 하지만 수중사진으로 그 장관을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투어의 마지막 다이빙이라는 것이 아쉽기만 하여 꼭 다시 오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6박 7일간의 대장정을 마치며
마지막 다이빙을 마치고 MV Temukira는 미술을 떠나 소롱으로 향했다. 스람 해는 바다에 구름이 비칠 정도로 유리처럼 매끄러웠다. 이런 멋진 바다 날씨를 두고 돌아가는 기분은 많이 아쉬웠다. 너무도 아름다운 수중세상을 간직한 미술의 바다는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듯하다.
햇볕을 받으며 장비를 말리고, 선탠을 하며 맥주를 마시는 다이버들 사이에서 윌리스의 말레이제도의 말미를 읽었다. 윌리스는 영국에서 이상사회라고 생각하는 개인의 자유와 자치가 이루어지는 완벽한 모습이 남아메리카와 동양의 야만인 집단에서 구현되고 있다는 것에 놀랐고, 18세기 영국의 급속한 사회 발전이 인구 증가와 부의 축적은 이루었지만 더불어 막대한 빈곤과 범죄가 동반되는 현실에 개탄했다. 그가 당시에 보았던 것은 어쩌면 오늘 날 우리가 대한민국을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듯하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오히려 빈부격차는 커지고, 지역갈등과 이념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 우리 모습이니 말이다. 정말 자연과 더불어 감사하며 살아가는 순박한 이곳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