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북단에서만난자바리
제주도다이빙을하다보면이따금귀하게만나곤하는물고기로다금바리가있다. 그모양새가전문지식이없는다이버로서는능성어과의바리류들의특성상혼동되는경우가많은데제주도방언으로다금바리가자바리를뜻하는지라원래는자바리가맞는이름이다. 물론다금바리라는이름을가진물고기도있지만제주도에서도드물며, 자바리와비슷한것으로능성어와도혼동하는경우가다반사이다.
동남아시아의열대바다에다이빙을하다보면라푸라푸라는큰바리류들을쉽게목격하기도하듯이수심50~100 m 내외의암반지대를보금자리로살아가는정착성어류이기에다이빙을하면서만나게되는자바리나능성어등의바리류들은대부분수온이따듯한곳에서흔한종이다.
필자가자주다이빙을다니고있는동해, 그동해에서도북단에속하는강원고성지역에서는한겨울에수온이낮으면2℃에서10℃안쪽으로유난히저수온을보여주고있다. 하지만올겨울들어서는유난히수온이떨어지지를않고있는기이한날들이계속되고있다. 11 월하순부터3 월현재까지수심30m내외의수온이평균10℃
정도를지속하고있는것이특이한동해의겨울을지나고있는것이다.
강원도고성의가진앞바다에서다이빙을하게되었는데수심22m 암반지역의길게갈라진크랙속에서눈을의심케하는커다란자바리를만난다. 수온이올라갔다고해도10℃정도로낮은한겨울의동해북쪽지역에서상상하기어려운상황을목격하게된것이다.
이제껏다이빙을해보면서동해안에서가끔정치망이나그물에커다란자바리가걸려들었다는이야기는전해들은바있었지만이렇게한겨울낮은수온에서체장약70~80 cm 정도의대형자바리가쉬고있는모습은정말처음마주하는경험이다.
머리를크랙안쪽으로향하고꼬리지느러미만바깥쪽에서겨우확인할수있었는데어떻게이런기묘한쉼터를찾아서그속에서쉬고있는지신기했다. 그자바리가쉬고있는포인트는대략200 평정도의암반들이늘어선곳이었는데필자가3 번의다이빙으로전체를둘러보아도숨어들만한크랙이라고는오로지자바리가숨어있던그곳단한곳뿐이었다.
이녀석이암반전체를탐색을하고그곳을찾아냈는지아니면먼바다에서들어오면서우연히그곳에들어앉게되었는지는모르지만아주절묘한곳그것도단한곳뿐인곳에안식처로삼고있다는것이신기하게여겨진다.
이차디찬동해북단의수온에서자바리가얼마간머무를지를종잡을수가없다. 토착어종이라하지만수중환경상동해북단에둥지를틀것이라고는생각이들지않는다.
지구온난화등으로수온상승이현실화되고동해에서솔배감펭이목격되기도하지만아직은그저드물게나타나는현상정도이기에이난데없는방문객이언제그자리를떠나게될것인지도내게는관심사가되어버렸다. 언제그곳에들어왔는지는모르나처음목격한날로부터벌써일주일이되어간다. 볼때마다크랙앞쪽에서보였다가인기척을느낄라치면크랙안쪽으로몸을옮기는나날이다. 야행성인관계로분명히먹이사냥은하고있을것으로생각되나환경이열악하나마내심오래도록그곳에머물러주기를바래본다.
이따금씩내항에서야간다이빙을하다보면체장30cm 정도의청대치를목격하긴했지만또이렇게전혀서식환경이불리한동해의북단에서한겨울에열대성어종을목격한다는것이다이버에게는화제가될수는있겠으나상식을파괴하듯자연환경의변화가아닌가하는생각에대자연의섭리를헤아려볼수가없는경험이었다.
모쪼록수중의모든생물들이종의다양성과그풍요로움에더해져서생태계전반이잘균형을이루는환경이지속되어준다면바다를자주드나드는다이버로서또현재를살아가는한인간으로서무척이나다행스러울것이다. 그것이이세상을무리없이함께살아가는바람직한모습이아니겠는가?
늘안전다이빙되십시오
박정권
자유기고가
수중사진가
신풍해장국 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