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개업한 남애 파라다이스 리조트최근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의 징검다리 연휴 기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동해안을 찾았다. 혼잡한
도시를 떠나 드넓은 동해안의 바다를 바라다보며 여려 가지의 계획으로 각자의 휴일을 알차게 보내는 인파 속에 잠시 잠깐 틈을 내어 거주지 앞 바다를
몇 차례 들어가볼 기회가 있었다.
남애리 해상의 바닷속 환경은 비교적 모래지역과 암반들이 적절하게 혼재해 있어, 수중생태계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곳이다. 인공어초 사업의 결과로 모래지역과 완만한 자연암반 지역에 걸쳐
고르게 사각어초들이 즐비하게 투하되어있으며, 그곳에 많은 부착생물들이 자리를 잘 잡아서 어초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상태이다. 수심이 얕은 곳에는 톱니형 어초와 반구형 어초들이 해조류와 패류의 안식처로
그 기능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사각어초의 경우에는 20m에서 40m에 이르는 다양한 수심에 분포되어 있는 만큼 각각의 수심 별로
부착생물의 형태 또한 차이를 보이는데 환경에 적합한 생물들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음을 관찰할 수가 있다. 동해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섬유세닐말미잘을 비롯해서 부채뿔산호와 산호붙이히드라 그리고 비단멍게와 멍게가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지점에서는 서로 서식환경이
다르지만 공유할 수 있는 수심가 있음을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있으니 신비한 수중생태계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주변에 거대한 가리비양식장이 있고, 또 동서로 길게 뻗어있는 우렁쉥이 양식장이
있어서 매일처럼 건강한 호흡으로 깨끗한 동해바다의 자양분으로 살아가는 수중생물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테크니컬 다이버들이 교육 및 펀다이빙을 하기에도
적합한 환경들이 수심대별로 산재해 있기에 많은 다이버들이 찾는 지역이기도 하다.
항상 이때 즈음이면 녹색의 바다를 접해야 했는데 최근에는 변화된 수온에 따라 이번 연휴기간을 통해 냉수대가 형성되면서 30m에서 5m에 이르기까지 2℃~5℃의 낮은 수온 층이 나타나 다이버들이 보온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그만큼 시야는 깨끗했던 기간이었다.
이제 조금씩 수온이 상승하는 계절로 접어들었다. 아직은 드라이수트가 아니면 적응하기
어려운 수온이겠지만, 온몸을 바닷물에 적시며 마치 몸으로 바다를 느끼듯 친밀감으로 다이빙을 하게 될
계절이 코 앞에 다가온 것이다.
한여름이면 동해바다는 비교적 잔잔한 날이 많아 지게 된다. 연초에 태어난 수많은
치어들은 어느 정도 성장을 하게 되어 자연 암반의 크랙 속이나 인공어초의 아늑한 쉼터에서 무리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종종 만나게 될 것이다. 이번 연휴에도 연초에 부화되었던 동해안의 특산종인 불볼락 무리들이 약 15cm 정도의 크기로 자라서
큰 무리를 지어 어초 주변을 맴도는 모습들이 보였다.
차가운 수온에 싱싱함이 뿜어져 나오는 해삼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고, 해조류가
녹아 내린 암반에는 배부른 성게들이 가득했다. 간간히 보이던 대왕문어들은 낮아진 수온에 어디론가 떠났지만
그 빈자리들을 많은 수중생물들이 채워가며 잠시 잠깐 수중세계를 찾아 내려온 다이버들에게 생동감을 전해 주기에 충분한 요즘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번 다이빙은 새로 개업한 남애리의 파라다이스 리조트에서 진행했는데 예전 위치에서 조금 더 동선이 짧아지고 편의시설에 역점을
두고 만들어졌다. 다이빙을 좋아하고 바다를 가까이 두고 살아가려는 주인장의 여유로운 마인드에 안전한
다이빙 진행을 목표로 삼으며, 일체의 채집을 허용하지 않는 방침으로 그린 다이빙을 지향하는 리조트이다.
건물 2 층부터 다양한 크기의 방들이 마련되어 단체나 적은 인원에도 대응할 수 있는 숙박시설들이 있으며, 샤워장에도 락카를 설치해서 다이버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해놓았다.
리조트에서 몇 걸음만 걸어나가면 남애항인지라 동선이 짧은 것이 매력적이기도 하며, 승선하여
5분에서 최장 20분 사이에 수많은 포인트들이
산재해 있다. 따라서 리조트에 비치된 포인트 맵을 참고하면 처음 방문하는 다이버들도 부담 없이 다이빙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함을 갖추고 있다.
다이버들은 일상탈출이 힐링으로 이어지길 원할 것이다. 그만큼 안전한 다이빙 진행을
기반으로 편안함이 수반되어야 한다. 단 한번의 다이빙이라 할지라도 즐거운 다이빙이 되어야 그 먼 길을
나섰던 고생이 반감되며 비로소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일상의 스트레스를 한 움큼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예전과
비교하면 동해안의 리조트마다 시설들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다이빙 횟수보다는 입수에서
출수 그리고 휴식에 이르기까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하루가 만족스럽기 때문에 다이빙 시스템이나 현장의 분위기 또는 환경은 중요한 요건이 된다.
다이버들이 좋은 환경에서 잠시라도 편안한 일정으로 드넓은 바다에서 커다란 용기와 재충전을 마음껏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감상하고 즐기는 그린 다이빙이 건전한 문화로 정착이 되어주기를 바라면서
바쁨 속에서도 편안하게 다이빙을 할 수 있도록 진행해준 남애리 파라다이스 리조트에 큰 감사를 전한다. 늘안전한 다이빙 하시길~.
참복 박정권
수중사진가
자유기고가
양양 신풍해장국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