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문섬
불볕더위로인한폭염이전국을뒤덮고있는한여름에제주도라고다르지않다. 그늘이없으면강렬하게이글거리는한낮의태양빛에모든것이다타버릴듯하다. 그나마물속을들어갈수있는다이버들은더위와태양을피할방법이있지않은가? 이럴때는다이빙을나가는것이가장상책이다. 제주도를찾은육지의다이버들로서귀포항은분주하고, 이들을섬으로실어나를유어선들이줄지어내항을벗어나고있다. 그속에함께어울려문섬새끼섬으로향했다.
새끼섬에는벌써많은다이버들이자리를잡고있었다. 장비를내리고, 탱크를내려서자리를잡은다음에먼저물로뛰어들어쏟아져내리는땀과뜨거운몸을식힌다. 하지만차가워야할수온이그렇게차갑지않다. 수면근처는 30℃에육박하기때문이다. 장비를세팅하여서둘러입수한다. 좀더깊은곳으로내려가야더운몸을식힐수있기때문이다. 수온약층이반가운것은이런한여름뿐일것이다. 전체적으로수온은평균 25℃정도라 5mm 웻슈트로 다이빙하기에 적당했고, 시야도 대체로 잘 나왔다.
새끼섬골짜기로하강하니체험다이버들과펀다이버들이가득하다. 라인을잡고조류를거슬러이동하는다이버들을따라가는데어린전갱이무리가눈앞을가득메운다. 초보다이버들에게는눈이휘둥그레질풍경이다. 감태가숲을이루는바위벽으로는주걱치들이빽빽하게자리잡고있다. 분홍바다맨드라미와큰수지맨드라미등연산호들이가득한절벽에자리한해송은다이버들에게좋은피사체가되어주고있다. 바깥의불볕더위를단숨에몰아내는시원한수온과풍성한볼거리에다이버들은탄성을자아낸다.
수면휴식시간에는새끼섬평지에둘러앉아다이빙으로허기진배를채운다. 도시락도좋고, 유어선으로배달된자장면과탕수육도좋다. 멋진경치도배가불러야더좋은법이다. 더워지면잠깐물속에몸을담그고오면된다. 한낮의더위가가실때까지섬에서나가기가싫을정도이다.
다시금장비를챙겨서입수를한다. 바위바닥에앉아있던넙치한마리가다이버들의등장에날아올라서유영하고, 줄도화돔무리와범돔무리도수중사진가들을불러모은다. 제법큰아홉동가리한쌍이바위근처를어슬렁거리고, 덩치큰유령해파리도조류를따라떠다닌다. 맑은시야에다양한볼거리는한여름의제주바다를더욱매력적으로만들어준다. 무더위가한풀꺾어질때까지피서를위해제주도를찾는다이버들은더욱많아질듯하다.
태풍이 지나갔지만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고, 가끔 남동풍이
불어 바다가 거칠어 질 때가 있지만 한여름의 제주 바다는 변함없이 다이버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피서를
떠나지 않았다면 제주도로 내려와 서귀포에서 다이빙을 해보자. 동남아 열대 바다와 비교해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맑고, 무더위를 날려 버릴 정도로 시원하다.
이운철
사진작가
스쿠버넷 제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