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Colors
Layouts
Wide Boxed
스쿠버넷 여행쇼핑몰

이운철의 제주이야기 – 성산 일출봉 자리여 다이빙



성산 일출봉 자리여 다이빙


12월 첫 주말에 성산포의 성산스쿠버리조트(대표 김영언)에서 진행된 삼성애니카손 스쿠버 동호회의 송년 다이빙을 함께 했다. 새벽 첫 항공편으로 김포에서 출발한 박현식 강사를 비롯한 회원들을 제주공항에서 만났다. 성산스쿠버에서는 10명 정도의 다이버 팀을 위해 24인승 전세 미니버스를 준비해주었고, 이를 타고 공항에서 성산스쿠버까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사람들은 제주도의 날씨가 가을날처럼 맑고 따뜻하다며 입을 모았다.
이 팀은 매년 이 맘 때 즈음이면 성산포를 찾아서 다이빙을 한다. 고향이 제주인 박현식 강사는 아마도 고향이 그리워서 다이빙을 배워서 수시로 제주도를 찾는 것 같다. 직장 생활로 제주도를 떠나서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제주도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인 듯 하다. 만약 제주도로 돌아와서 살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자주 물에서 보게 되지 않을까?



성산포에 도착하여 성산스쿠버리조트에 자리를 잡고 다이빙 준비를 했다. 리조트 바로 앞 수뫼 포구의 담벼락에는 해녀와 다이버가 함께 다이빙하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제주 올레길 중에서 가장 먼저 열린 제1코스에 있어서 올레꾼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지나가는 길에 자리한 수뫼 포구는 해녀들과 스쿠버다이버들이 함께 어울려 평화롭게 다이빙을 하는 모습이 특색으로 비춰질 듯하다. 제주도의 다른 지역에서도 스쿠버 다이버들이 자유롭게 해녀들과 어우러져 다이빙하는 날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동해안의 강릉 같은 지자체에서는 다이버 관광객들의 유치를 위해서 인공어초와 대형 폐선을 침수시켜서 해중공원을 조성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제주도에서도 이런 점을 본받아 국내 다이버들 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 다이버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녀조합에서도 다이버들을 무조건 반대하기 보다는 좀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다이빙은 성산포의 대표적인 포인트인 자리여에서 진행되었다. 바다상태와 수중시야는 역대 최고인 듯 수온은 19℃정도였다. 앞 바다는 파도가 없어 수면은 장판처럼 매끄러웠고, 시야는 10m 이상이라 함께 다이빙한 10여명의 다이버들이 한 눈에 다 들어왔다. 다이버들을 인솔하는 강사와 가이드의 입장에서는 인원을 체크 하기가 편했기에 다이빙 자체가 아주 즐겁게 진행이 되었다.
자리여의 수직 절벽을 왼쪽 어깨 쪽에 두며 벽을 타고 진행하였다. 보트에서 입수하여 감태밭이 나오면 180° 방향, 모래밭이 나오면 0° 방향으로 진행하면 자리여의 포인트를 감상할 수 있다. 입수하자 마자 감태밭이 보였다. 남쪽, 180° 방향으로 향했더니 자리돔 무리와 함께 직벽이 보였다. 자리여에는 분홍바다맨드라미 군락과 서귀포에서는 흔하게 볼 수 없지만 남해안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부채뿔산호와 민가시산호류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진총산호류들도 흔하게 보인다. 성산포는 서귀포와 남해안의 특성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리여의 수중 절벽에는 군데군데 연구용으로 이식한 산호 패널이 있었는데 가지를 펼치고 있는 진총산호는 1년 전에 봤을 때보다 3cm 정도는 더 커져 있었다. 연구가 잘 되어 제주 바다의 산호가 보다 풍성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수중 절벽을 타고 진행하다 보면 변화가 다양한 지형들을 만날 수 있는데 자리여의 크랙과 아치, 구멍들은 언제 봐도 멋진 구도를 만들어준다. 벽면에는 분홍바다맨드라미와 부채뿔산호, 민가시산호류 등이 군락을 이루거나,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어서 포인트를 만들어주며, 함께 한 다이버들이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모델까지 되어주니 화룡점정이다. 수중사진을 촬영하는 다이버들이라면 모델과 미리 합을 맞추고 다이빙을 한다면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성산포에서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가 바로 자리여인 것이다.
수심 깊은 곳에서는 대형 다금바리들과 돌돔, 혹돔들이 함께 어울리고 있었는데 소라를 까먹는 중이었다. 이런 고기들이 소라와 전복 등의 대형 패류를 포식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수중에서 직접 관찰하게 되니 깜짝 놀랐다. 거리가 있어서 멋진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박현식 강사 팀은 2회 다이빙을 계획하였다가 바다가 너무 좋아서 성산포 리조트에서 제공한 해물라면으로 점심을 대신한 다음에 3회까지 다이빙을 하고 제주시의 숙소로 돌아갔다. 저녁에는 여기저기서 협찬 받은 상품들과 박현식 강사가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 등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항상 회원들과 함께 공감하여 고향인 제주도 다이빙을 즐기는 박현식 강사와 삼성애니카손 다이빙 동호회의 멋진 회원들! 내년에도 자주 제주도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이운철
사진작가
스쿠버넷 제주특파원



  • 이전글 참복의 수중세상 엿보기 – 원시의 섬 로타-박정권
  • 다음글 태평양 동안과 서안의 해양생태학적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