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로
유명한 중앙아메리카 벨리즈 다이빙
The Great Blue Hole and Belize Diving
미국 플로리다에서 유학 중인 저는 국내에서 배운 다이빙을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해서
즐기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봄방학 때 준비되지 않은 쿠바
다이빙 투어로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이번 추수 감사절 연휴에는 몇 달 전부터 준비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슬란드에서 다이빙을 할까 고민했지만, 북유럽의 살인적인
물가와 드라이슈트는 구경만 해봤기 때문에 미련 없이 포기하고, 지금 사는 곳에서 비교적 가까운 카리브해로
눈을 돌렸습니다. 어디를 갈지 한참을 고민 하던 중, 멕시코와
인접한 벨리즈의 블루홀 The Great Blue Hole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지난 11월 말에 약 6일간의 일정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멕시코와 접경을 이루며
카리브 해에 면해있는 벨리즈를 가기 위해서는 먼저 항공편을 알아봐야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LA, 마이애미, 아틀란타, 휴스턴
등에서 벨리즈시티까지 직항이 있기에 한국에서 방문하려면 이들 공항을 경유하면 됩니다. 제가 있는 곳에서는
직항이 없어서 먼저 아메리칸 항공을 이용해서 플로리다 올랜도 국제공항을 출발, 마이애미에서 환승을 하여, 벨리즈 시티에 도착해야 했는데 일정이 꽤 힘들었습니다.
또한 벨리즈에서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는 벨리즈 시티에 머물기 보다는 택시와 페리를 이용하여 케이 콜커 Caye Caulker 섬이나
산 페드로San Pedro 섬으로 들어가서 그곳에 머물면서 다이빙을 하거나, 아니면 리브어보드를 이용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저는 케이 콜커 섬에
머물면서 벨리즈 다이빙 서비스 Belize Diving Services라는 숍을 통하여 매일 다이빙을
했습니다.
원래 일정대로였다면 첫날부터
블루홀 다이빙을 해야 했지만, 벨리즈 다이빙 서비스에 있는 두 척의 다이빙 보트 중 아직 한 척이 보수
중이었기 때문에, 첫 다이빙은 산 페드로 섬 근처의 산호초에서 다이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미 쿠바에서 카리브 해를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물 속에 들어가니 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산 페드로의 수중은 이제껏 해본 다이빙 중 제일 맑은 시야를 보여줬습니다. 건강한
산호초와 다이버들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오는 많은 너스 상어들은 정말 전날의 피로를 한번에 싹 날려버렸습니다.
완벽한 시야와 구름 한점 없는 하늘, 그리고 새파란 바다는 저에게 벨리즈란 나라의 매력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튿날부터는 운이 좋지 않게도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터네페 환초Turneffe Atoll를
가게 되었지만, 바다 속에 부유물이 워낙 많아서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해 큰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마땅히 흥미로운 산호나 수중생물이 없었기에 큰 기억에 남지 않았던 하루였습니다.
대망의 블루홀
다이빙 날, 아쉽게도 날씨는 여전히 흐렸습니다. 벨리즈의
그레이트 블루홀은 케이 콜크 섬에서 스피드 보트로 약 3시간이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루홀에서 다이빙하는 날에는 오전 5시부터 다이빙
준비를 시작합니다. 다른 다이빙 트립들과 달리 블루홀 트립은 3번의
다이빙을 포함하며, 제일 먼저 깊은 블루홀로 가게 됩니다. 벨리즈의
그레이트 블루홀은 직경이 약 318m, 깊이가 124m로
유네스코에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이제껏 40m까지의 바닥
깊이는 강원도 고성이나 플로리다에서 많이 들어가 봤지만, 바닥이 전혀 보이지 않는 다이빙은 처음이었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심연과 40m 수심 부근에서 볼 수 있는 기괴한
종유석들만으로도 벨리즈에 올 가치가 있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미숙한 카메라 조작으로 이것을
못 보여 드린다는 게 안타깝네요.
블루홀에서의
다이빙을 마치면 근처의 하프 문 케이 Half Moon Caye 섬으로 이동하여 다이빙을 하게 됩니다. 이 포인트에서는 다양한 그루퍼들과 상어들이 호기심에 접근하는 것을 어렵지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다이빙은 두 번째 날 기대에 미치지 못한 터네페 환초에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날과
다르게, 터네페 환초에서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작부터
곰치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곰치들이 흥미를 가지고 다이버들 주변에서 맴돌기 시작했습니다. 제
카메라에도 얼굴을 비치는가 하면 다이버들을 쫓아다니거나 반응하는 것이 마치 강아지 같아서 즐거웠습니다.
아쉽게도
추수감사절 방학이 짧아 다이빙을 많이 하지 못했지만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호초라는 말답게 벨리즈는 볼 것이 다양했습니다.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한 국가이지만, 이 글을 통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벨리즈에 대해 알게 되길 바랍니다.
다이브마스터
Q, Giovani 그리고 Sonny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이진우
Embry-Riddle Aeronautical University 유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