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어보드 씨도어로 돌아 본 필리핀 투바타하 리프 투어기
Tubbataha Reef Diving with MV Seadoors
지난 6월 9일~16일 필리핀 투바타하 리프 다이빙을 다녀왔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느라
긴 시간 동안 휴가를 쓸 수가 없어서 그 동안 리브어보드 다이빙은 경험하지 못했지만 투바타하 리프가 좋았다는 지인들의 이야기에 무려 1년 전에 예약을 하고 기다렸습니다. 처음 접해보는 리브어보드 투어라
많은 기대를 갖고 필리핀으로 떠났습니다. 김해공항에서 세부 막탁을 거쳐서 팔라완의 푸에르토 프린세사에
도착하니 씨도어스의 스태프들이 공항까지 픽업을 나와 있었습니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30분 정도 걸려서 리브어보드 보트가 있는 항구로 이동했습니다.
씨도어스에 승선하니 여권과 다이빙 C-카드를 확인하고, 각종 서류를 작성하게 합니다. 그리고 케빈 배정을 받고, 배 내부 시설을 둘러보았더니 스쿠버넷
트레블에서 미리 보내주었던 사진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장비 체크를 하고, 다이빙 전후에 소소한 물건들을 보관할 수 있는 개인 사물함을 지정해주어 그곳에 마스크를 보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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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어보드 보트의 승선
인원은 총 16명이었는데 다이빙은 8명씩 두 팀으로 나누어서
각각 스피드 보트로 이동하여 다이빙을 진행했습니다. 유럽인 8명과
한국, 미국, 중국, 필리핀
등에서 온 8명의 다국적 팀으로 나뉘어 졌는데 함께 다이빙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6월 11일에 드디어 첫 다이빙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침 5시 50분에 기상하는데
스태프가 방마다 문을 똑똑거리고 다니면서 다이버들을 깨워줍니다. 덕분에 일출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라운지에서 커피와 토스트 또는 시리얼로 간단히 요기를 하다 보면 6시 10분~20분 사이에
첫 다이빙의 브리핑이 시작됩니다.
브리핑은 화이트 보드에
그려진 포인트 맵을 보며 진행되는데 1회 다이빙 시간은 최대 60분이며, 공기 소모량이 많은 다이버들은 자주 잔압을 확인해야 하며, 깊은
수심에 오래 머물러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전 일정 나이트록스 다이빙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저는
일반 공기만 사용해서 무감압 한계시간 때문에 계속 신경을 쓰면서 다이빙을 해야 했습니다.
다이빙 사이의 수면휴식
시간이 평균 2시간 30분 정도여서 첫날 다이빙 후에 샤워를
해야할지 기다려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간단히 샤워를 하고 반바지 하나만 입고 편하게
쉬었습니다.
첫날 입수하니 정말 상어가
많았습니다. 마치 팔라우와 보홀의 발리카삭을 섞어놓은 느낌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직 덜 자란 어린 고래상어입니다. 또 수심 15m 근처에 있을 때였는데 수면 바로 아래로 큰 고래상어가 지나가는 것도 보았습니다. 동영상으로 촬영하였지만 거리가 좀 멀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
외 어종들이 엄청 다양했습니다.
하루 4회 다이빙 이외에 야간 다이빙은 추가 요금(20유로)으로 진행하는데 저는 2회를 추가 다이빙으로 했습니다. 앵무고기는 정말 짜증날 정도로 많았고, 특히 랍스터도 많아서 쩝쩝
하고 입맛만 다셨습니다. 각종 그루퍼와 가오리들도 볼만 하였습니다.
둘째 날 다이빙은 거의
만타만 본 것 같습니다. 아침 첫 다이빙부터 두 번째 다이빙까지는 만타가 계속나왔고, 간간히 고래상어가 깊은 수심으로 지나갔습니다. 만타를 보는 것이
정말 좋아서 만타 사진만 100장은 촬영한 것 같습니다.
셋째 날은 다이빙
후에 오후에는 비치에 상륙도 했습니다. 월 다이빙으로 진행된 포인트에는 산호들이 정말 예쁘게 서식하고
있었고, 간간히 잭피쉬 무리가 머리 위를 맴돌아 주었습니다. 함께
다이빙했던 유럽인 아저씨가 멋진 인생샷을 한 장 찍어주셨습니다.
오후에는 투바타하
리프의 레인저 스테이션에 상륙하여 비치 발리볼도 하고, 바비큐 파티와 함께 댄싱 파티도 열렸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모인 다이버들이 함께 음악을 즐기며, 이야기 꽃을
피우며 우정을 나누었는데 정말 즐거웠습니다.
넷째 날도 어김없이
아침 5시 50분에 방문을 두드리며 잠을 깨웁니다. 전날 파티의 후유증으로 힘든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날은 작은
해양동물들을 볼 수 있었는데 휴대한 카메라에 모두 담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작은 피그미해마를
촬영할 수가 없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닷새가 되는 날부터 귀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귀가 마를 시간이 없으니 염증이 난 듯했습니다. 첫 다이빙을
들어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한국에서 가지고 간 진통제를 먹고 첫 다이빙에 들어갔습니다. 아침
시간에 망치상어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다른 사람들은 봤다고 하지만 제 눈엔 시퍼런 바닷물만 보였고,
귀도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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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무감압 한계시간에
다다라 상승하고 있는데 계속 삑삑거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없어진 일행이 있어서 얼러트로 찾고 있나 싶었는데
앞에 가고 있던 가이드가 돌핀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갑자기 시야 왼쪽으로 돌고래 떼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너무 빨라서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고, 거리도 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다이빙을 마치고 보트로 올라온 뒤에 돌고래를 쫓아가는 동안 고프로로 수면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이빙을 안 했으면 정말 후회했을 것입니다.
수면휴식시간에는 다들
선데크에 몰려서 태닝을 하더군요. 날씨도 좋았지만 5일차가
되어 다들 피곤했을 것입니다.
오후 다이빙에서는 바라쿠다
떼를 만났고, 제 머리 위로 스윽 하고 지나가는 바다거북 한 마리도 만났습니다. 그렇게 리브어보드의 다이빙이 모두 끝났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에는 기념
파티가 벌어졌습니다. 모든 다이빙을 안전하게 마치고, 투어
기간에 만났던 대물들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면서 밤이 깊어갔습니다. 그 동안 수고했던 다이브마스터와 씨도어스의
오너 피에르 파블로와 함께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니 언제 도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는 푸에르토 프린세사 항구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투어를 함께 한 다이버, 스태프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일상을 떠나 인터넷도 안 되는 곳에서 6일 동안 바다를 느끼고, 타국의 사람들과 함께 다이빙이라는 공통의 목적 하나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앞으로도 시간과 여건이 따라준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필리핀 투바타하 리브어보드 트립이었습니다.
김지범
부산 거주
PADI 마스터 다이버
회사 동호회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