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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전한 수중모델 촬영_홍혜솔



다시 도전한 수중모델 촬영


1년만에 다시 도전하는 수중촬영이 두번째임에도 불구하고 출발하기 2주전부터 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설렘도 있지만 걱정스러움이 제일 컸던것같다. 내가 혹시나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람들을 실망시키진 않을까, 위험하진 않을까 등등 많은 걱정들…

딱 1주일 전 이틀 정도 하루에 3시간씩 정상근교수님과 수영장 교육을 했다. 어찌나 헤맸던지 마스크 벗는 교육부터 한 시간을 그냥 보냈다. 내가 어떻게 바다에서 촬영을 했었지? 그때 나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런 것을 어떻게 했지?’ 이 생각이 수백 번....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야’라는 생각을 수천 번...
교육시간 마지막 남은 10분이 내게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주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나는 그 때의 나를 찾은 것이다. 맞아! 바로 이 느낌이었지 하는 생각!
작년의 촬영이 끝난 후 1년간을 편하게 호흡하고 일상생활을 하다보니 물속에서의 불편함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불편한 것이 당연한 것인데 말이다. 불편함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두려워할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마지막 그 10분이 내게 용기를 주었고, 바다에 가서도 잘 해낼 수 있겠다는 힘도 얻었다.



그렇게 나는 민도르섬 사방비치를 향해서 출발했다. 처음 뵙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사진가분들을 뵙고 나니 더 책임감도 생기고, 걱정도 생기고, 만감이 교차했다.
오자마자 수영장에서 연습을 해보고 싶었지만 시간상 할 수 없었다.

이틑날 바로 바다 수중촬영으로 스케줄이 잡혔다. 첫 촬영이니 만큼 7미터 정도 되는 곳에서 시작했다. 의상 컨셉이 급하게 정해진 첫 촬영이라 그런지 포즈와 표정 잡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게다가 조류가 있어 몸이 한 쪽으로 기울었다.
수심이 깊지 않아 촬영은 한 시간 넘게 진행됐다. 한 시간이 넘어가니 따뜻한 수온에도 불구하고 추위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겁먹지 않고 촬영을 잘 끝마쳤다. 모니터를 해보니 아쉬운 점이 많았다. 다음 번엔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리 준비한 메인 의상인 흰색 한복의 포즈도 많이 연구하고 시뮬레이션을 많이 그렸다.


그리고 다음날 한복 촬영이 있었다. 조금 더 깊은 10 미터 수심에서의 촬영.
한 쪽 발목을 웨이트에 묶고 촬영에 들어갔다. 포즈를 취하는데 제한적이라 너무 아쉬웠다.
두 번째 촬영은 처음 보다 훨씬 더 여유롭고 안정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 미리 한복에 대한 컨셉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자세와 표정 등 연기 요소에 대하여 수시로 연구하고 구상하였다. 준비가 되어 있고 없고는 많은 차이를 내는 것 같다. 그렇게 한 시간 넘게 촬영을 하고 끝이 났다.
요령이 생겨서 인지 전날보다 눈도 덜 부었다. 원래는 눈이 뜰 수 없을 만큼 탱탱 붓는데 말이다. 수시로 눈을 감고 있었더니 조금 덜 부었다.
끝나고 모니터를 하면서 코멘트를 듣는 시간을 갖는데 많은 분들이 어제보다 더 여유로웠고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나는 더 힘이 났고 찍어주신 사진들도 너무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점점 더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다음날 모델촬영을 어디서 할까 다함께 고민하고 있을 때, 전에 펀다이빙으로 갔던 알마제인 포인트은 어떨까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수심은 30M 에 큰 난파선이 있어서 웅장함과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포인트이다.
수심이 깊어 다들 걱정하셨다. 촬영 시간도 너무 짧을 것이고 여러가지의 위험요소와 발생가능한 경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얕으나 깊으나 앞이 안보이고, 숨을 참아야 하는 것은 똑같다. 그래서인지 깊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내 곁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내게 믿음을 주었다. 정교수님 그리고 아우라다이브리조트의 마지강사님, 그리고 함께 해준 우리 팀원 모두가 내게 힘이 되주셨고 엄청난 믿음과 용기를 주셨다.
그래서 사실 두려울 것이 없었다. 걱정할 것도… 만약의 경우, 만약의 상황들 조차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냥 믿었다. 그러니까 마음이 편해졌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오히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나의 인생샷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기고…

그렇게 회의 끝에 다음 모델링 촬영 포인트는 알마제인으로 확정이 되었고 모두의 긴장 속에 다음 날 촬영이 시작되었다. 하강할 때는 장비를 착용하는 바람에 핀을 신어야 했다. 그래서 수중으로 버선을 챙겨 오는 것을 깜빡하였다. 다시 올라갈 수도 없고…
아쉬움 속에 촬영이 들어갔다. 알마제인의 선수 수심이 24m이기 때문에, 촬영을 준비한 뒤 몇 번 정도 밖에 호흡기를 뺐지 않았는데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와버렸다. 몇 컷 못 찍은 것 같은데 말이다.... 올라가는 내내 마음이 안 좋았다.

모두가 아쉬워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도 예쁘게 찍어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했다. 역시 알마제인이구나 싶었다.

촬영을 마치고 마지강사가 좋은 소식을 알려줬다. 확인이 필요하지만 내가 세계 기네스북의 모델링 촬영 수심의 기록을 깼을 것이란다. 너무 얼떨떨했다. 그런 것도 있구나 싶고 내가? 말도 안돼 싶고…
너무 재밌기도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게 이번 워크숍의 3번의 모델링 촬영일정을 마쳤다.


그러나 나와 몇몇 분들은 하루 더 머물기 때문에, 사실 다음날도 나에게 기회는 있었다.
근데 며칠 촬영을 강행한 결과, 나에게는 이미 감기몸살기가 있었다. 잠을 자는 내내 꿈을 꿨다. 수중촬영 하는 꿈을...

다음날 아침 우선 다이빙을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했다. 이번이 아니면 또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찍고 싶었다. 많은 분들이 챙겨주신 약도 먹고 영양제도 먹고, 나는 다시 한복을 입었다.
이번 다이빙에는 나이트록스가 준비되어 너무나도 다행이였다. 그렇게 나는 또 다시 알마제인으로 향했다.

마지막 촬영, 이번에는 조류를 피해 난파선 가운데 갑판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전보다 훨씬 더 느낌이 강렬했다. 컨디션만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끝까지 힘을 내보았다. 포즈 표정 등등 ... 제발 멋진 촬영이 되었기를 기도하면서. 32% 나이트록스를 사용하였지만 촬영는 그리 길지 않았다. 그래도 전날 보다는 더 여유롭게 찍을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편했다. 세 명의 사진가에게 2번씩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렇게 촬영을 마치고 올라왔다. 너무나 기대가 된다.
아직 사진을 다 받아보지 못했지만 일부 받아본 사진들은 정말이지 너무 마음에 든다.

잊지 못할 알마제인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게 믿음과 용기를 주신 우리 팀, 너무나 감사합니다.^^ 더 성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나는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


홍해솔
연기자
BSAC Sports diver
두마게티 수중사진워크숍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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