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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 – 상어인가 가오리인가? - 2018/12

해양생물 – 상어인가 가오리인가?

가래상어와 수구리 Guitarfish and Wedgefish
최근 SNS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로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상어인 듯한데 가오리처럼 보이기도 하는 신기하게 생긴 물고기를 보고 사람들은 상어라고 하기도 하고, 가오리라고 하기도 했다. 흔히들 기타샤크 Guitar Shark라고 알고 있는 물고기였다. 몰디브 투어에서 수심 40m 정도 모래 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되었다. 그런데 그 물고기는 필자가 지난 10월 반다씨의 쿤 아일랜드에서 촬영한 것과 거의 비슷해 보였다. 이미 지난 호 기사를 통해서 자이언트 기타피쉬 Giant Guitarfish라고 소개를 했던 물고기였다. 그런데 이 물고기도 한국에서 관찰된 적이 있어서 동수구리 Rhynchobatus djiddensis라는 한국명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혼란스럽게 생각하는 이 동수구리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가래상어에 대해서 한번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 가래상어는 이름에 상어가 들어가 있지만 상어가 아니라 가오리이다.


↘ 기타피쉬 Guitarfish는 기타샤크라고도 불리지만 역시 상어가 아닌 가오리이다.


상어와 가오리의 구분은 어떻게 하는가?

동수구리와 가래상어를 놓고 보면 누구나 이것들이 상어인지 가오리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긴 근육질의 몸통에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생긴 모양은 영락없는 상어의 형태이다. 하지만 머리 쪽을 보면 가슴지느러미가 머리와 붙어서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가오리와 비슷해 보인다. 이런 형태적인 특징은 상어와 가오리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 구분하기가 힘들게 한다.
그렇다면 상어와 가오리를 구분하는 결정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바로 아가미 구멍의 위치와 가슴지느러미가 머리에 붙어 있는 형태이다. 먼저 상어의 아가미 구멍은 머리의 양 옆 즉 위에서 보면 보이는 등쪽에 있다. 하지만 가오리의 아가미구멍은 배에 위치하고 있어서 위에서 보면 보이지 않고, 아래에서 봐야만 보인다. 또 상어의 가슴지느러미는 머리와 분리되어 뚜렷하게 구분이 된다. 하지만 가오리의 가슴지느러미는 머리와 연결되어 전체가 날개를 이룬다.
따라서 동수구리와 가래상어를 보면 위에서는 아가미구멍이 보이지 않고, 가슴지느러미가 머리에 붙어 있는 형태이므로 상어가 아니라 가오리(수구리목)이다.

↘ 마블레이를 아래에서 촬영한 모습. 아가미 구멍이 배쪽에 일렬로 나 있는 것이 가오리류의 형태적인 특징이다

↘ 수염상어(우베공상어)도 가오리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아가미 구멍이 등쪽에 있어서 상어이다.

수구리 과 Family Rhinidae 동수구리 Rhynchobatus djiddensis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수구리과 물고기는 동수구리와 함께 목탁수구리가 있다. 목탁수구리는 머리가 둥근데 반해 동수구리는 머리가 뾰족하다. 따라서 동수구리를 영어로는 쐐기를 뜻하는 wedge를 사용하여 웨지피쉬 wedgefish 라고 부른다.
머리와 가슴지느러미가 붙어 있고, 아가미구멍이 배에 있다. 등중앙을 따라 흰색의 돌기물들이 열을 이루고 있고,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에 흰색 점이 흩어져 있다.
동수구리의 학명이 Rhynchobatus djiddensis로 기록되어 있지만 이 종은 홍해와 페르시아만, 인도양 서부로 분포가 제한되고 있다 하므로 필자가 반다씨에서 만난 기타피쉬는 아마도 분포 범위가 인도태평양 전체로 매우 넓은 Rhynchobatus australiae로 보인다. 그러니 몰디브에서 촬영된 물고기도 이 종으로 간주하면 될 것이다.

↘ 정면으로 다가오는 동수구리

↘ 동수구리를 뒤쪽에서 본 모습은 상어와 다를 바가 없다


가래상어 과 Rhinobatidae, Guitarfish
영어로 기타피쉬 Guitarfish라고 하며, 다른 이름으로 쇼블노즈 레이 Shovelnose ray라고도 한다. 형태가 기타 모양이나 부삽 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래상어라고 부르는 것은 역시 생긴 것이 농기구인 가래를 닮았다고 해서 붙었다.
이름에 상어가 붙어 있으니 당연히 사람들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동수구리와 마찬가지로 아가미 구멍이 배쪽에 있고, 가슴지느러미가 머리와 맞붙어 있으므로 가오리(가래상어목)이다.
우리나라에는 가래상어와 함께 점수구리, 지연가래상어 등의 가래상어 과 물고기들이 관찰되어 기록되었다. 가래상어는 Rhinobatos schlegelii라는 학명을 갖고 있다. 필자가 홍해에서 촬영한 물고기도 가래상어로 보이는데 영어로는 비크드 기타피쉬 Beaked guitarfish 라고 한다. 주둥이의 형태가 특이해서 부리처럼 보인다고 이름을 붙인 듯하다.

↘ 앞으로 다가오는 가래상어

↘ 농기구 가래를 닮아서 가래상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상으로 다이버들이 흔히 볼 수 없는 희귀한 물고기들이지만 아주 가끔 만나게 되는 이들 물고기들이 상어인지 가오리인지 몰라서 혼란스러운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대로 우선 상어인지 가오리인지 구분을 해보고, 도감을 찾아서 정확히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면 내가 촬영한 물고기를 정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
물고기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도감이 필요한데 이 글을 쓰기 위해서 필자는 최윤 교수의 “한국의 바닷물고기(교학사)”와 Reef Fish Identification Tropical Pacific(New World Publications, Gerald Allen et. al.)을 참고하였으며, 구글 검색을 통해 연결된 wikipedia와 fishbase 등을 참고하였다. 물고기 이름찾기에 관심이 있는 다이버들이라면 이런 도감을 구해서 곁에 두면 편리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하나하나 알아간다면 단순히 다이빙을 즐기는 것 이상의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성순

ScubaNe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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