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한국 아이스다이빙 페스티벌을 다녀와서
물속에서 바라본 얼음 구멍
제6회 한국 아이스다이빙 페스티벌이 지난 2019년 1월 19일~20일 강원도 홍천 서석면 수하리에서 개최되었다. 올해로 세 번째 참석하는 필자는 언제나 그랬듯이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장비를 챙겨 일행들과 강원도 홍천으로 출발했다. 1박 2일의 행사지만 우리는 토요일만 참석하기로 약속을 했고, 홍천의 행사장에서 모인 후 참가 신청서를 접수하였다.
얼음밑의 물속 모습
아이스다이빙의 매력은 무엇보다 얼음을 깨고 차가운 물속에서 수정같이 맑은 시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런 모습을 기대하면서 접수도 1번으로 마치고 아이스다이빙 할 시간을 기다렸다. 오전에 행사의 취지에 대한 설명과 3년째 참석한 다이버의 시상 및 얼음절단 그리고 행사 관계자 소개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였다. 필자는 올해 3번째 참석한다는 이유로 주최측으로 부터 다이빙 장비걸이를 선물로 받았다. '김선민' 강사가 협찬한 장비 걸이는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날 받은 사은품은 같이 다이빙 버디가 되어준 '신승태'씨한테 선물로 주었다.
아이스 다이빙을 즐기는 다이버 (신승태씨)
올해 역시 많은 다이버들이 방문했다. 예년에 비해 점점 체계가 잘 잡혀서 협찬도 많아졌는데 그 동안 이 행사를 꾸준히 주관한 '언더씨익스'대표 차순철 강사의 노고가 느껴졌다. 첫 다이빙은 방송국에서 취재가 있었고, 드디어 일반 다이버들의 입수 순서가 찾아왔다. 맨 처음 들어가는 얼음 밑 세상이 좋은 것은 아직 아무도 부유물을 일으켜 놓지 않아 시야가 더 맑다는 장점이다.
얼음 구멍을 뚫고 있는 차순철 대표
아이스다이빙은 준비해야 하는 과정도 손이 많이 가고, 장비의 의존이 높은 다이빙이다. 더군다나 머리 위가 막힌 특수한 상황에서 하는 위험성도 갖고 있다. 입수한 지점으로 다시 출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잠수하는 내내 안전줄을 꼭 매고 다녀야 안전하다. 호흡기의 결빙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성능이 좋은 호흡기를 잘 관리한 상태로 다이빙해야 안전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가 있다.
필자는 아이스다이빙을 위해 A사의 제품을 빌려서 사용을 했다. 결과는 만족이었다. 오전, 오후 2회의 다이빙을 하였지만 호흡기의 결빙 현상은 생기지가 않았다. 아이스다이빙을 하기에는 너무나 포근한 날씨 때문에 호흡기의 결빙 현상은 많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도 있었지만 다이빙 중간, 중간 프리플로우가 생겨서 다이빙을 포기하는 다이버들도 간혹 보였다.
나와 신승태씨가 제일 먼저 입수를 하여 물속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면서 수중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작은 치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렌턴을 비추니 은색 빛이 반짝이면서 저 멀리 도망간다. 바닥의 모습은 자갈과 암반으로 이루어져서 우주의 어느 소행성이 아닌가 하는 묘한 모습이었다. 너무나 고요한 물속에서 시끄러운 것은 우리가 내뿜는 물방울 소리뿐이었다. 위를 쳐다보니 우리가 뱉은 많은 공기방울들이 얼음 아래로 퍼져 나가면서 오묘한 광경을 만든다.
안전줄을 착용하고 다이빙을 즐기는 모습 (신승태씨)이날 수온은 2℃가 나왔다. 차가운 물속에서 아이스다이빙을 해 보지 않은 다이버는 추울 것이라고 상상하지만 요즘은 드라이슈트 안에 입는 내피들이 너무 잘 만들어져서 다이빙을 하는 내내 그렇게 춥다는 느낌은 많이 받지 않았다. 약 15분 동안 첫 다이빙을 무사히 마치고 수면으로 올라왔다. 다음 다이빙을 준비하는 다이버들이 벌써 대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 물 속에 있고 싶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출수한 것이다.
아이스다이빙은 삼각형으로 뚫은 얼음구멍으로 들어갔다 나와야 하기 때문에 장비를 맨 상태로 혼자서 들어갔다 나오기가 힘이 든다. 함께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이 도와주어야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역시 우리의 출수도 다른 다이버들이 도와주어 편하게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육상에서 누군가가 안전줄을 잡고 줄신호를 해 주어야 한다. 행사장에서 준비해준 점심과 고기, 어묵 등을 다이빙 중간중간 자유롭게 먹으면서 오랜만에 만난 다이버들과 인사도 나누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였다. 일부러 만나러 가지 않으면 서로 바쁜 일상 때문에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이날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다.
제 6회 한국 아이스다이빙 페스티벌이 열린 홍천군 서석면 수하리 강변
우리 팀은 다이버 4명에 비다이버가 3명 그리고 어린이들까지 함께 했다. 비다이버들도 행사를 즐길 수 있게 얼음 밑 세상을 비디오로 촬영해서 영상도 보여주고 얼음판에서 놀 수 있게 썰매도 준비해 주었다. 함께 온 가족들은 애들뿐만이 아니라 부모들이 더 신난 표정들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날씨가 포근해서 모두들 얼음 위에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하루를 지낼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얼음판 위에서 골프 및 웨이트컬링 시합을 하였다. 물론 이기거나 목표물을 맞춘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경품이 제공되기도 하였다. 이날 함께 온 정선봉 강사와 신승욱님은 아이스다이빙을 처음 해 본 분들이었다. 한 분은 호흡기가 결빙이 되어서 10분만에 다이빙을 마쳐야 했고, 한 분은 오전에만 참석하고 서울로 돌아 가야만 했다.
얼음위에서 설매를 타는 비다어버 가족들나와 신승태씨는 오후에 한번 더 들어가기로 하고 다시 2번째 아이스다이빙을 준비하였다. 신승태씨 역시 이번이 처음 해본 아이스다이빙이어서 첫 다이빙은 긴장을 했지만 두 번째 다이빙은 여유가 생겨서 멋진 포즈들을 취해 주었다. 두 번째 다이빙은 오세욱 강사에게 안전줄을 잡아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오세욱 강사는 가끔 봉포 리조트에 다이빙을 가면 만나곤 하였다. "오세욱 강사님 이날 텐더를 봐 줘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얼음물 속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물이 거기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산에 가는 사람들이 산이 있기 때문에 가는 것처럼 . . .
참가자들한테 준비된 협찬 상품들 1년 중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극한 다이빙이지만 사전에 이론 교육을 잘 받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아이스다이빙은 이제는 더 이상 전문가들 만의 영역이 아니라 아마추어들도 같이 즐길 수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이다. 그 동안 6회째 행사를 이어오면서 이제는 많은 초보 다이버들도 참석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겨울 다이빙의 꽃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 아이스다이빙은 '겨울 다이빙의 꽃'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새하얀 얼음 꽃이 그리 이쁘게 생기지는 않았지만 물속에서 그 두꺼운 얼음 덩어리의 모습을 보면서 맑은 얼음을 통과한 육상의 모습은 물속에서 느끼는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은 분명한 것 같다.
참가자 단체 사진
한국에서 1년에 한번은 즐길 수 있는 아이스다이빙을 내년에도 다 같이 즐기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이런 행사를 진행해준 언더씨익스 차순철 대표한테 감사하고 함께 가서 버디를 해준 신승태씨와 즐겁게 참석해준 나의 팀들에게도 감사한다. "여러분 모두들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즐겁고 안전하게 아이스다이빙 합시다."
이상훈PADI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