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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 - 상어의 식별 - 황소상어 Bull Shark 2019/07

해양생물-상어의 식별: 황소상어 Bull Shark

멕시코 카보풀모 국립공원에서 만난 황소상어

황소상어 Bull Shark은 영어이름을 그대로 직역하여 붙인 이름이다. 아직 우리나라에 출현한 적이 없기 때문에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발행한 최윤 교수의 “한국의 상어”에도 국명이 없다. 하지만 해외 다이빙 투어를 다니는 다이버들의 경우 황소상어는 열대바다에서 종종 만나는 상어이다. 황소상어의 학명은 Carcharhinus leucas이며, 아프리카에서는 Zambezi shark, 니카라구아에서는 Lake Nicaragua shark으로 불린다.

가장 위험한 상어 3종류 중의 하나이지만 다이버들은 이들을 보기 위해 다이빙한다

강, 호수, 바다의 얕은 수심에서 서식하는 상어
황소상어는 전세계 열대바다의 연안, 강, 호수 등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상어이다. 민물에서도 발견되는 상어들은 모두 43 종이 있는데 그 중에서 황소상어는 가장 잘 알려진 종이다. 이들은 염도가 다른 바다와 민물 사이를 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염도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다. 어릴 때에는 민물이나 강 하구 등 비교적 염도가 낮은 곳에서 태어나 자라고 나이가 들어서 내성이 생기면 염도가 높은 바다를 오간다. 이들은 미시시피, 아마존, 잠베지, 갠지스 등의 큰 강 상류에서도 발견되었고, 호주 브리스베인 근처의 골프장에서도 발견되기도 했다.
학자들의 실험에 따르면 상어를 포함한 13종의 물고기들 중에서 황소상어의 깨무는 턱의 힘이 가장 쎄다고 한다. 사람이 어금니로 깨무는 강도의 7배에 달한다. 황소상어는 잡식성이며, 흐린 물에서 먹이를 추돌하여 잡아먹는 특성이 있다.

아래 쪽에서 바라본 황소상어

이런 습성과 함께 서식 환경이 사람들의 활동 범위와 자주 겹치기 때문에 사람들을 공격하는 사례가 많다. 백상어, 뱀상어(타이거상어)와 함께 사람을 공격하는 상어로 손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어에 대한 선입견을 전세계에 각인시킨 영화 죠스 Jaws의 원작인 Peter Benchley의 소설 죠스는 1916년 미국 뉴저지 연안을 따라 일어난 상어 공격 사고에서 영감을 얻은 것인데 이때 민물과 하구에서 일어난 두 건의 사망사고는 황소상어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황소상어는 주둥이의 길이가 짧고, 체형이 통통하며, 등지느러미의 뒤쪽은 곡선으로 휘어져 있다.

황소상어는 난태생으로 태어날 때는 최대 80cm에 달하며, 수컷보다 더 큰 암컷은 길이가 평균 2.4m에 몸무게 130kg까지 자랄 수 있다. 일반적으로 3.5m까지 클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대 4m, 315kg까지 자란 표본이 기록되었다.

꼬리지느러미는 다른 상어들에 비해 더 길고, 낮으며, 뒤쪽 가장자리가 검은색을 띤다.

길이가 같을 때 다른 상어에 비해 몸통이 더 두껍고, 무거우며 등쪽은 회색이고, 배쪽은 흰색이다. 주둥이가 작으며, 꼬리지느러미가 다른 큰 상어들에 비해 더 길고, 더 낮다. 제1등지느러미는 넓고 뒤쪽에서 약간 휘어진 곡선을 이룬다.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의 뒤쪽 가장자리가 검은색을 띤다.

필자가 만난 황소상어
처음 황소상어를 만난 것은 2014년 4월 필리핀 투바타하의 델슨락 포인트였다. 덩치 큰 상어가 수심 25m 정도의 월과 슬로프 사이에서 강한 조류를 타고 맴돌고 있었다. 다른 상어들에 비해 덩치카 크고 뚱뚱한 것이 영락없는 황소상어였다. 다들 황소상어라고 하였고, 필자도 그렇게 알았다.

피지에서 상어피딩을 할 때 몰려든 황소상어들

그 다음에 황소상어를 만난 것은 2017년 5월 피지였다. 뱀상어(타이거상어) 피딩 포인트에 수많은 황소상어들이 함께 있었는데 그때의 주인공은 뱀상어여서 황소상어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최근에 황소상어를 만난 것은 2019년 6월 멕시코 라파즈의 카보풀모 국립공원이었다.

먹이를 찾을 때 상어의 가슴지느러미는 아래를 향하고 있다.

난파선 포인트에 황소상어가 나타난다고 하였지만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뜻밖에도 몇 번 가까이서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가장 가깝고도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바닥 근처를 돌아다니는 황소상어. 짧고 통통한 느낌이 든다.

이번 칼럼을 위해 다시 예전의 사진을 찾아보고 비교해보니 처음 투바타하에서 만난 상어는 임신한 암컷 그레이리프상어였다. 제1등지느러미의 형태가 좀 더 뾰족하며, 뒤쪽 경계부가 흰색이었다. 하지만 피지에서 촬영한 것과 멕시코에서 촬영한 것은 황소상어가 분명했다.

황소상어라고 착각하게 만들었던 임신하여 배가 부른 암컷 그레이리프 상어

황소상어는 호주와 카리브해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올 가을 정도에 호주의 용갈라 난파선 다이빙을 고려하고 있는데 아마 진행하게 되면 그곳에서도 황소상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최성순
스쿠버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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