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물길
서울시립대학교 스쿠버다이빙 동아리 플라잉피시 20주년 기념행사
그리고 시밀란 리브어보드 투어
시밀란 리첼리우락의 진총산호 군락과 글라스피시 무리. 사진: 정상근
저번 한해는 서울시립대학교 스쿠버다이빙 동아리 플라잉피시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해였다.
동아리가 생긴지 어언 20년이 되는 아주 뜻 깊은 해였기 때문이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유아기 청소년기를 거쳐 어엿한 청년의 나이가 된 것이다.
이러한 중요한 해를 기념하기 위하여 우리 플라잉피시 동아리 임원진 일동은 아주 특별한 이벤트들을 준비하였다.
20주년 기념 행사 2017년 9월 16일 서울시립대학교 빨간벽돌갤러리에서 서울시립대학교 스쿠버다이빙 동아리 플라잉피시의 20주년 행사가 열렸다.
매년 연말에 열리던 다이버의 밤과 달리 이번 20주년 행사는 내용 면에서 여러모로 많이 달랐다. 이번 행사는 플라잉피시의 1년 활동 보고와 C-card 수여식 뿐만 아니라 20년의 역사를 담은 사진전과 전시 등 플라잉피시의 20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행사였다.
고고하게 서있는 두 다이버20주년 행사가 열린 서울시립대학교 빨간벽돌갤러리는 다양한 교내외 전시회가 열리는 장소로, 장소 대여를 위해서 5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만 했다. 이번 행사는 ‘다이버의 밤’의 기본적인 내용
20년 역사를 담은 사진전이번 20주년 행사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이벤트이다. 플라잉피시의 역사를 시간 순서대로 보여줌과 동시에 하계 울릉도 투어의 꽃인 성인봉 등반 사진 등을 주제별로 나누어 배치하였다. 사진들 중엔 동아리 부원들의 흑역사를 담은 사진 또한 많이 전시되어 우리 모두에게 찐한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C-card 수여식 연말 주요행사 중 하나로, 춘계,하계,추계 다이빙을 거쳐 신입생들이 다이버로서 당당하게 인정을 받는 순간이다.
올해는 12명의 신입생들이 신입 다이버로 입문하게 되었다. 플라잉피시는 지난 20년간 총 105명의 다이버를 배출했으며, 10여명의 강사를 배출하였다. 플라잉피시는 1년차엔 오션다이버와 오션어드벤쳐다이버, 2년차엔 스포츠다이버, 나잍츠록스 다이버, 3년차엔 다이브리더 교육을 실시한다.
20주년 행사를 마무리하며...20주년 행사는 기존의 연말행사인 ‘다이버의 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이는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지난 20년을 추억하고 기념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동아리가 20년을 이어오기까지 많은 우여 곡절과 힘들었던 사연들이 있었지만, 사진속에서는 오직 밝고 유쾌한 장면만이 남아있었다. 이는 분명히 사진이라는 기록속에는 좋은 것만 남기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우리의 바람이 통했을까 사진전을 감상하는 우리 모두는 아름다웠던 바다의 모습만이 떠올랐다.
이번 행사에는 40대의 날치부터 20살 날치까지 다양한 연령 때의 날치들이 참석하였다. 비록 서로 활동한 시기는 다르지만, 플라잉피시와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대학생활을 보낸 우리 모두는 날치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20주년 기념 시밀란 리브어보드(’18.1.30~2.6)
플라잉피시 20주년 행사의 마지막 이벤트는 시밀란 리브어보드 투어이다.
플라잉피시는 매년 3월 신입생을 받고 4~5월 이론교육 및 수영장교육을 실시한 후 5월 말 춘계투어를 시작으로 하계, 추계, 동계투어를 진행한다.
그 중 동계투어는 주로 필리핀으로 갔었지만, 이번 20주년에는 특별히 리브어보드를 차터하여 푸켓 시밀란으로 떠났다.
원래의 목표는 동아리의 선배와 후배 인원으로만 리브어보드를 풀차터하는 것이었지만, 졸업생 선배들의 일정상의 어려움 때문에 아쉽게도 많이 오시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졸업생 2명을 포함한 13명의 날치들과 정상근 교수님, 최영진 교수님 그리고 교수님의 지인분들로 리브어보드 투어를 진행하였다.
10여년전 BSAC 행사에 소수의 인원이 참여한 적은 있지만, 현재 날치들에겐 처음 경험해보는 리브어보드 다이빙이었다. 특히 신입생들은 국내바다를 벗어나 처음으로 하는 열대바다 다이빙이라 투어를 가기 전 걱정과 기대 그리고 설렘이 공존하였다.
플라잉피시 21기 신입 다이버의 시밀란 리브어보드 투어 후기한국이 남극보다 춥다던 1월 말, 서울시립대학교 중앙동아리 플라잉피시 12명은 푸켓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이번에는 특별하게 플라잉피시 20주년을 맞아 시밀란 리브어보드 투어를 갔다. 다이빙 일년 차에 가는 첫 해외 다이빙이 리브어보드라니! 그리고 시밀란 지역은 리버보드 다이빙이 이루어지는 지역 중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투어를 떠나기 전에는 이번 투어가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몰랐으나 나에게 또 다이빙을 하고 더 잘하고 싶게 만들어준 전환점이 되었다.
무사히 푸켓에 도착해 앞으로 4일동안 지낼 보라보라한 배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늦게 도착한 교수님과 10분의 다이버들과 함께 시밀란에서 리브어보드 다이빙을 진짜 시작했다.
15번의 다이빙을 했던 이번 투어는 당시 24회이었던 나에게 처음 하는 것이 많은 투어였다. 첫 열대바다 다이빙, 첫 나이트 다이빙, 첫 카메라 다이빙 등등…… 첫 포인트는 hide a way bay, 떨리는 마음으로 바다에 입수하였다. 바다 속은 수트가 필요 없을 만큼 따뜻하고, 깊은 물속에서도 햇빛이 촤~ 비추는데 마치 꿈속에 있는 기분이었다. 딱 내가 상상했던 예쁜 바다였다. 항공편의 연착으로 인해 시간이 전체적으로 밀려서 turtle rock 포인트에서 예상에 없던 나이트 다이빙을 하게 되었다. 시꺼먼 바다 속으로 들어간다기에 무섭고 몸도 많이 힘들었지만 낮 다이빙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까만 바다 속이 내가 비춘 렌턴으,로 밝아지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Koh bon와 tachai pinacle포인트에서 만타레이와 고래상어만 기다렸지만 이들은 좀처럼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알록달록한 물고기들과 산호들이 아직 눈감아도 아른거린다. Richelieu rock 포인트는 강사님의 추천처럼 몇 번을 들어가도 새롭고 예뻤다. 그리고 나의 첫 카메라 다이빙이기도 했다. 내가 보는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숨을 참아가며 몰두했다. 결과물이라고 할 수 없는 사진들이지만 내가 찍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감동스러웠다. 선배 다이버분들이 수중 사진에 매료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앞으로 다이빙 실력도 사진 실력도 키워 멋진 사진을 많이 찍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돌아오는 마지막 날, 전날 만타레이가 나왔다는 소문을 듣고 다시 간 koh bon 포인트. 그러나 이번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투어에서 만타레이는 만날 수가 없겠구나 생각하고 포기했을 때 three tree 포인트에서 만타레이를 만났다. 만타레이는 2.5m 에서 6m 너비의 거대한 가오리다. 막 상승을 시작하려 할 때 탐침봉으로 공기통을 치는 날카로운 소리를 들었고, 만타레이가 저 멀리서 유유히 지나가고 있었다. 다들 만타레이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넋 놓고 바라보았고, 그 이후 상승을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동안 만타레이는 우리 동아리의 핫스타였다.
어느덧 리브어보드에서의 생활이 끝나갔다. 첫날 내 예감처럼 보드에서의 생활은 즐겁고 호사스러웠다. 석양을 바라보며 맛깔스런 태국식 식사를 먹었고, 빵과 간식들이 항상 준비되어 있어 입이 심심할 틈이 없었다. 밤하늘에 총총 박힌 별을 바라보며 맥주 한 잔씩 할 때에는 몸이 고단한 것도 다 잊고 그저 행복했다. 마지막 밤에는 모두가 한데 모여 뒤 늦은 자기소개와 함께 지난 다이빙 추억 하였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마지막 밤은 너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아쉽기 때문에 다음 다이빙이 더 기다려지는 것 같기도 하다. 서툰 저와 신입생들을 도와주신 선배님들, 현지 스텝과 강사님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주신 정상근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박지영플라잉피시 21기
서울시립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지난 20년을 마무리하며…
이렇게 20주년의 모든 행사는 끝이 났다.
20주년 기념 행사에서부터 시밀란 리브어보드까지 플라잉피시의 20주년에 걸맞는 이벤트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부족했던 점도 많았지만 우리 날치 모두가 합심한 끝에 지난 두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동아리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이 동아리가 20년 이란 시간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오직 우리가 가진 몇몇 노후화된 장비만이 그 긴 세월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졸업을 한 지 10년도 더 되신 선배님들께서 아직도 날치를 잊지 않고 동아리를 찾아주시고, 우리에게 따스한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시는 것을 보았을 때 가슴속 깊은 곳에서 큰 울림이 일었다. 날치의 대선배님들 또한 날치의 이름 아래 우리가 겪었던 그 추억을 공유하고 계셨던 것이다. 우리가 선배님들께 물려받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안전에서의 엄격함 그리고 바다를 향한 사랑은 지난 20년의 세월 동안 우리 동아리를 있게 한 원동력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제 지난 20년을 마무리하고 앞으로의 20년을 향해 나아갈 때이다. 느리지만 끊임없이 전진했던 20년처럼 앞으로도 바다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오늘도 안전하게 다이빙을 하는 플라잉피시는 계속될 것이다. 플라잉피시 깡!!!
김시현플라잉피시 대장
서울시립대학교 체육정보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