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GUE를 접한 건 강사 동기 분들을 통해서였다. 몇 년 동안의 강사 활동에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나에게 GUE 다이빙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는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GUE의 기존의 교육들과는 다른 교육 시스템과 다이빙 기술들 그리고 GUE 다이버들이 플로리다의 동굴을 어떻게 탐사했는지, 또 120m 수심의 배를 어떻게 찾아냈는지에 대한 내용 등이었다. 그러던 중 다이빙 잡지에서 동굴 다이빙에 대한 기사를 보게 되었고 동굴의 환상적인 모습은 진한 감동으로 남아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2009년 펀드멘털(Fundamental) 과정을 통해 GUE로 크로스 오버 후 Technical 1 레벨 과정으로 테크니컬 다이빙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멕시코 동굴을 찾아가 Cave 1 레벨을 거쳐 작년엔 한국 최초의 Cave 2 레벨 다이버가 되었다. GUE는 글로벌 언더워터 익스플로러(Global Underwater Explorer)의 약자로 우드빌 카르스트 플레인 프로젝트(Woodville Karst Plain Project; WKPP)로도 잘 알려진 미국 플로리다의 와쿨라 스프링(Wakulla Springs)을 탐사하면서 만들어진 단체이다. GUE 다이버 프로그램은 WKPP 다이빙 운영의 한 부분으로 발전된 것이다. GUE는 교육(Education), 탐험(Explorer), 보호(Conservation)를 모토로 수중 세계를 안전하게 탐사하며, 보호하고, 수중과 관련된 모든 것들에 대한 교육과 연구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수중 탐험가들, 자연 보호론자들 그리고 과학자들간의 정보 교류를 증진하며, 발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3년여 동안 GUE 활동을 하다 보니, GUE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어지게 되고, 다이빙 기술들이나 지식을 더 쉽게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런 중 때마침 올 3월 한국에서 GUE 레크리에이셔널(Recreational) ITC를 개최하게 되어 고심 할 새도 없이 참가하게 되었다. GUE 레크리에이셔널 ITC는 레크리에이셔널 레벌 1 강사와 펀드멘털 강사를 배출하는 강사 교육 과정이다. 레크리에이셔널 레벨 1 과정은 처음 다이빙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것으로 나이트록스 다이빙 과정이라고도 한다. 펀드멘털 과정은 크로스 오버의 개념으로 타 단체의 다이버가 GUE 다이버로써 인증 받는 과정이다. 강사 과정은 6일간의 ITC와 2일간의 IE 과정을 포함하여 총 8일간 진행되고, 이 기간 동안 GUE 강사가 되기 위한 2개의 사인 중 하나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간 중에 사인을 하나 받는 것은 10~20% 미만으로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간 중 사인을 하나 얻게 되면 인턴쉽 없이 바로 IE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 후 일련의 인턴쉽 과정을 거쳐 IE를 통해 평가관으로부터 두 번째 사인을 받게 되면 최종적으로 GUE 강사가 된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GUE가 강사가 되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 것 같다.2010년 제주에서의 ITC에 이어 한국에서 열린 두 번째의 이번 ITC는 울진해양레포츠센터에서 3월 17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었다. 참가인원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GUE 다이버들의 모임인 KUE에서 6명과 일본의 JUE에서 1명으로 총 7명의 강사 후보자, 트레이너 1명, 평가관 1명, 통역 및 스텝 등이 참가했다. KUE는 한국에서 열리는 모든 GUE 과정들을 운영하고, 과정 진행 시 교육생들에게 여러 가지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번 ITC도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치뤄질 수 있었음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리고 싶다.교육 기간 동안은 처절하리만큼 나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름 한국에서 다이빙도 자주 했었고, 캐이브 2 과정도 한번에 합격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자신만만했던 나였는데, 강사는 잘하는 정도가 아닌 모든 기술을 정확하고 완벽하게 시현할 수 있어야 했으며, 이론 지식도 각 단원의 주제뿐만 아니라 그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면에서 완벽함이 요구되었다. 50cm까지도 어긋남이 없는 부력 조절 능력과 완전한 0°의 트림자세, 규정에 따른 정확한 기술 전개 등 어느 하나 소홀할 수가 없었다. 특히나 일본인 후보생과 함께 진행하다 보니 모든 강의 진행도 영어로 발표해야 했기에 부담은 더욱 가중되었다. 그렇지만, 8일간의 ITC 과정을 거치고 보니 그 동안의 막연했던 부분들이 명쾌해진 것 같다. 내가 해야 할 것들과 그것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내가 부족한 부분과 잘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남은 IE를 눈앞에 두고, 강사가 되기 위한 사전 준비와 그 후의 활동에 부담감과 책임감을 함께 느끼는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준비되었기에 잘 할 수 있을 거란 자신도 생긴다. 이것이 GUE ITC를 통해 얻은 값진 선물인 것이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GUE를 부담이나 거리감 없이 접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이 글을 읽은 분들에게도 나와 같은 영감이 생겼으면 좋겠다.
울진 GUE 강사 과정 참가자들
이론과정에 집중하는 참가자들
수중에서 해야 할 스킬을 밖에서 연습하는 드라이워크를 강습하는필자
필자와 일본인 강사 지망생 에리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