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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여수세계박람회 해양베스트 체험단으로 탐방한 갈라파고스 군도와 스쿠버 다이빙

필자와 친구들은 2012 여수세계박람회에서 해양연안 분야에서 범세계적으로 벤치마칭이 가능한 세계최고의 사례를 탐방하여 해양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인류와 해양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해양베스트 체험단 공모에 에코션(ECOCEAN)이라는 팀으로 지원하여 갈라파고스 군도와 찰스다윈 재단을 탐방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스쿠버 다이버들의 꿈이라 할 수 있는 갈라파고스를 방문하며 필자가 직접 체험한 내용을 스쿠버넷 독자들에게 소개하려 한다.





2012여수세계박람회와 해양베스트 체험단
1993년 대전 과학엑스포 이후 10년 만에 여수에서 해양엑스포가 개최된다. 5월부터 8월까지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바다와 관련된 국내 및 해외의 선진 기술 및 환경에 대해 전시된다. 특히 해양베스트 관에서는 갈라파고스 해양보호구역을 비롯한 재미난 볼거리들이 많으니, 항상 주말이면 바다를 꿈꾸는 스쿠버다이버 여러분들에게는 관람할 만한 곳이라고 생각된다.해양베스트 체험단의 목적은 해양베스트 관에 전시될 내용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도록 홍보하자는 것이었다. 약 121팀이 지원하여 프리젠테이션 등 엄청난 경쟁과 엄정한 선발과정을 통해 5팀이 선발되었는데 그중에 우리 에코션이 포함되었다. 에코션은 3명 모두 스쿠버 다이버인데 이것이 체험단 합격에 큰 기여를 한 것 같다. 독자 중 혹시 해양과 관련된 꿈을 꾸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번 여름에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라고 독려하고 싶다. 굳이 이런 기회가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서든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갈라파고스 군도
남미 에콰도르에 위치한 갈라파고스는 1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이다.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이고, 고립된 생태계로 인해 독특한 생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갈라파고스 거북과 바다 이구아나가 그 예인데 해양생물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이 풍부한 3개의 해류가 갈라파고스를 기점으로 만나기 때문이다. 덕분에 고래상어, 쥐가오리(만타레이), 망치상어, 범고래 등 엄청난 크기의 해양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
화폐는 미국 달러를 사용하며 동전은 에콰도르 것도 같이 통용된다. 언어는 스페인어를 쓰는데 유명 관광지에는 영어 가이드가 있지만 극히 소수이므로 스페인어 회화 책이라도 한권 들고 가는 것이 좋다. 치안 문제는 걱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여유롭고 호의적이다. 주의할 것은 물은 꼭 사먹어야 하며, 양치도 되도록 수돗물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행을 가장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은 크루즈를 타는 것이다. 10일~30일의 다양한 일정으로 갈라파고스의 모든 섬과 유명 다이빙 포인트를 다 들릴 수 있다. 요금은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상당히 비싸다. 물론 출발 일자가 얼마 남지 않은 크루즈는 폭탄세일로 나오기도 한다니, 잘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크루즈 외에 산타크루즈나 이사벨라 섬에 거점을 두고, 여유롭게 다이빙과 육상관광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비용은 훨씬 저렴하지만 다윈이나 울프 섬 같이 멀리 떨어져있는 다이빙 포인트로 가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각 섬마다 다이빙 리조트가 몇 개씩 있으니 갈라파고스에서 다이빙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다. 이번 여행의 목적이 스쿠버 다이빙만이 아니었고, 예산이 한정되어 있었기에 우리는 후자를 선택했다.

이틀하고도 반나절 걸려 갈라파고스까지
갈라파고스까지 가는 길은 그리 녹록치 않다. 인천을 출발해 미국 아틀란타에서 환승하면 에콰도르의 수도 퀴토로 갈 수 있다. 밤에 도착하므로 하룻밤 자고 국내선을 통해 과야킬을 거쳐 갈라파고스로 가면 된다. 갈라파고스 행 국내선을 탈 때는 2~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갈라파고스로 가는 국내선은 수하물 검사를 따로 하고 노란 딱지를 붙여주는데, 이 딱지가 붙은 짐만 들고 갈 수 있다. 이는 갈라파고스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육지의 동식물에 대해 검역했다는 의미이다. 짐의 개수가 많다고 요금이 추가되지는 않는다. 이와 함께 서류검사나 티켓발권 등 기타 여러 과정에서 남미 특유의 여유로움이 한데 어우러져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퀴토에서 비행기를 타면 과야킬에서 내려 환승할 필요 없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된다.갈라파고스에 도착하니 해가 따갑다. 항상 선크림과 모자는 필수이다. 하지만 습하지는 않아 그늘에 있으면 괜찮았다. 갈라파고스에 입도할 때에 외국인은 입장료로 $110을 부담한다. 우리 팀은 에콰도르 관광청의 협조로 내국인 기준으로 들어갔다. 공항은 관광객 수에 비해 상당히 낙후하였으며, 수화물도 항공편 명을 부르면 직접 들고 나가야 했다. 공항이 있는 발트라 섬에서 메인 섬인 산타크루즈 섬으로 가려면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배로 갈아타야 했다. 산타크루즈 섬에 도착해서도 푸에르토 아요라까지는 버스나 택시로 다시 약 40분정도가 소요되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해양베스트체험단 ECOCEAN


이틀하고도 반나절 걸려 갈라파고스까지-사진은 한국시간 기준


갈라파고스의 메인 섬인 산타크루즈
산타크루즈 섬에 도착하면 꼭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을 방문하기 바란다. 푸에르토 아요라 안에서는 어딜 가든 택시비가 1달러이다. 모두 픽업트럭이라 짐이 많거나 인원이 많아도 이용하기 편하다.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에서는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인 갈라파고스 거북의 복원을 담당하고 있으며, 갈라파고스의 생태조사를 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박물관과 거북 복원센터를 볼 수 있다. 이사벨라를 비롯한 몇 개의 다른 섬에도 갈라파고스 거북 복원센터가 있지만, 산타크루즈 섬의 것이 가장 크다. 갈라파고스 거북은 섬마다 각각 다른 종이 살며 등껍질 모양이 다르다.부둣가에 나가니 물개가 부두로 올라와 자고 있고, 펠리칸들이 떠들고 있었다. 바다를 쳐다보니 카우노즈레이(Cow-nose Ray)가 떼를 지어 다닌다. 긴 시간 비행으로 몸은 피곤했지만, 동물들이 평화롭게 사는 모습을 보니 갈라파고스에서 지낼 시간이 정말 기대되었다.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부두 앞에 배구장을 찾으면 된다. 배구장을 바라보고 좌측을 향해 걷다보면 조그마한 상점들이 모인 시장이 있는데 이 곳 제품들이 싸고 좋다. 기념품에는 갈라파고스의 동물들이 있는 열쇠고리나 티셔츠와 같은 것들이 있다.

이사벨라 섬
산타크루즈에서 배를 타고 4시간 정도 가면 이사벨라 섬에 도착한다. 배는 하루에 두 번 출발하며 정원이 몇 안 되므로 미리 예약해야 한다. 맨 뒷자리에 앉는 것이 바람이 통해 시원하게 갈 수 있었다. 산타크루즈가 관광지라면 이사벨라는 개발이 안 된 시골 같은 느낌이다. 아름다운 해변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길가에 야자수가 가득하다. 관광 후에 여유가 있다면 부두 근처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것이 좋다. 유명 관광지보다 부둣가 스노클링이 훨씬 기억에 남았다. 이곳에서 몇 번 스노클링을 했는데 해변에서 5m만 나가도 랍스터와 열대 해삼이 무척 많았다. 다만 채집은 절대 금지로 만약 이를 어길 시에는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된다. 바다거북과 물개들 그리고 어른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해변까지 들어와 있으니 스노클링만으로도 볼거리가 상당히 많다.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물개와 함께 했던 스노클링이다. 스노클링을 하는데 갑자기 물개 두 마리가 컹컹거리며 근처로 다가왔다. 노는 건지 싸우는 건지 물 위로 점프하며 날뛰는데 무척이나 빠르고 역동적이었다. 아직도 내 옆을 스쳐지나간 물개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한참 물개와 스노클링 하면서 이 나라가 해양 동물들의 천국이라는 생각을 했다.새벽같이 일어나 가이드와 함께 틴토레라스로 향했다. 가는 길에 갈라파고스 펭귄을 볼 수 있었다. 갈라파고스 펭귄은 적도에 적응한 유일한 펭귄이다. 어른 종아리만한 작은 크기에 상당히 귀엽다. 섬 위에 몸을 말리면서 깍깍 거리며 우는 모습과 헤엄치며 사냥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또한 신기하게도 부리와 발이 파란 ‘Blue footed boobie(파란발 부비)’도 보았다. 부비는 갈라파고스의 대표적인 새로 빨간 발을 가진 종도 있고, 얼굴에 가면을 쓴 듯한 종도 있다. 갈라파고스에는 다양하고 특이적인 새가 많아 조류학자들도 관심이 많다. 그 유명한 찰스다윈의 진화론도 핀치 새를 통해 영감을 얻게 된 것이니 말이다. 핀치는 14종이 있는데 먹이와 서식지에 따라 색깔과 부리의 모양이 다르다. 다윈은 핀치에 별 관심이 없어 어느 섬에서 채집했다고 표시도 하지 않고 그저 표본으로 만들어 본토로 돌아갔다. 나중에야 그 부리의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진화론의 영감을 떠올린 것이다. 실제 갈라파고스의 핀치는 크기도 작고, 상당히 흔해 별 관심이 없을만 하다. 나도 핀치의 부리와 행동에 상당히 관심을 가졌지만, 동네 참새마냥 많은 새라 나중엔 관심이 줄었다. 혹시 핀치를 보고 싶다면 길가에 선인장들을 유심히 관찰하면 된다.틴토레라스는 이사벨라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갈라파고스 상어들이 새끼를 낳아 키우는 곳이다. 하지만 산란기가 아니라서 상어는 볼 수 없었다. 대신 화산지형으로 이루어진 곳에 바다 이구아나들이 알을 낳고 사는 모습을 보았다. 엄청나게 많은 바다 이구아나들이 있었는데, 이들의 알을 노리는 군함조도 있었다. 까만색 몸통에 빨간 풍선을 가슴에 달고 있는 군함조는 암컷을 유혹할 때 가슴의 빨간 풍선을 부풀린다고 한다. 군함조들은 바다 이구아나가 빈틈을 보일 때 그 알을 빼앗아 먹었다. 순간의 방심으로 알을 빼앗기는 모습에 안타까웠지만 자연의 섭리는 어쩔 수 없었다.틴토레라스에서도 스노클링을 했는데 바다거북을 몇 마리 볼 수 있었고, 제주도에서 많이 보았던 용치놀래기, 호박돔 등 아열대성 어류들도 보았다. 또한 다양한 모양의 하드코랄들도 볼 수 있었는데, 이상한 것은 말미잘과 연산호들은 볼 수 없었고 저서생물들이 적었다. 유속이 빨라 부유물이 쌓이지 않는 것이 그 이유인 듯하다. 이사벨라의 거북 복원센터를 보고 Wall of tears에 가는 중에 도로에 야생 갈라파고스 거북이 나와 있었다! 세계적인 멸종 위기종을 동물원이 아닌 야생에서 보게 된 것이다. 갈라파고스의 거북 복원 프로젝트 결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생물학을 전공하면서도 야생 동물의 복원 프로젝트는 그저 전시행정이라고 생각한 내가 부끄러웠다. 우리나라의 반달곰, 산양 복원 프로젝트도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야생 갈라파고스 거북들이 차도로 다니는 것이 위험하지 않은지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더니, 다리가 짧은 그들에게 산길은 불편해서 주로 차길로 다닌다고 한다. 그리고 운전자들은 동물들 보호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육받으므로 안전하다고 했다. 고의는 아니지만 인간도 가끔 동물들에게 도움이 되는구나 하는 사실에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졌다.참고로 이사벨라는 산타크루즈와는 달리 택시가 2불 정도 하며 거리마다 요금을 다르다.  
    
갈라파고스 거북을 보러 가는 길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입구


푸에르토 아요라 부둣가의 펠리칸과 물개

틴토레라스의 바다 이구아나


야생에서 발견한 멸종위기 종 갈라파고스 거북


갈라파고스의 물고기떼



찰스 다윈 연구센터와 함께 한 조사 다이빙
이사벨라 탐방을 마치고 다시 산타크루즈로 돌아와서 갈라파고스의 생태계를 모니터링 하는 찰스다윈연구소의 연구 활동에 동참했다. 바다사자 서식 군락과 더불어 각종 상어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었다. 갈라파고스 다이빙에서 주의할 것은 조류가 생각보다 세다는 것이다. 또한 염도와 유기물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국내 다이빙보다 웨이트를 2kg 정도 더 차는 것이 좋다. 만나는 사람마다 수온이 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수온은 28℃~30℃가 나왔다. 동해 다이빙을 즐기는 나로서는 도대체 머가 춥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언급한 듯이 서로 다른 3개의 해류가 흐르다 보니 지역마다 수온의 차가 크고, 낮은 곳은 수온 16℃까지 내려간 다고 한다. 5mm 슈트에 후드조끼 정도를 챙기면 될 듯했다. 총 2회의 다이빙을 했는데 첫 번째 모니터링 포인트에서는 큰 어류들의 먹이가 되는 어류 분포에 대해 조사했다. 동물성 플랑크톤의 블루밍 때문에 수중 시야가 좋지 않았다. 상어는 보지 못했고, 간혹 물개와 물고기 떼를 볼 수 있었다. 연구 목적의 다이빙이라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산타크루즈 섬에서 가까운 최고의 포인트!! 세이모르
다음 날은 다이브숍 스쿠버 이구아나(Scuba Iguana)를 이용해 골든 락(Golden Rock)과 세이모르(Saymour)에서 다이빙했다. 스쿠버 이구아나는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입구 근처에 있는 숍으로 직원 모두 영어가 가능했다. 예약할 때는 여권과 라이센스가 꼭 필요하다. 채식주의자인지 특별한 주의사항이 있는지도 꼼꼼히 기록한다. 탱크는 요크 타입을 사용하고, 장비는 미리 가져다 놓으면 다이빙 보트까지 친절히 실어준다. 아침에 숍으로 모이면 간단히 포인트 브리핑과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부두로 떠난다. 다이빙 전용 보트를 타고 슈트만 입으면 본인이 할 일은 끝난다. 장비 세팅에서 입혀주는 것까지 모두 크루들이 도와준다. 골든 락에 도착해 마스크 물빼기, 호흡기 되찾기 등 기본 스킬을 약 5분 정도 연습하고, 체크 다이빙을 마치면 본격적인 다이빙이 시작된다.수신호에는 망치상어, 블랙팁 상어 등을 비롯하여 약 10여 가지 상어에 대한 신호가 있었다. 이는 다양한 상어가 나타나기 때문인데, 천혜의 해양환경을 가진 갈라파고스라는 것을 또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워낙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에 상어가 사람을 노리지는 않는다며 걱정을 붙들어 매도 좋다고 했다. 첫 포인트는 골든락이었다. 큰 바위를 따라 다이빙을 하게 되는데 들어가자마자 바닥에 가든일이 보였다. 가까이 가면 모래 속으로 몸을 감추는 모습이 마치 동물원의 미어캣 같다. 바위 사이마다 곰치들이 흔들흔들 고개를 흔들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가오리와 상어를 볼 수 있었다. 부유물이 많아 시야가 그리 좋지 않았다. 제대로 건진 사진이 없어 아쉬울 뿐이다. 이보다 먼저 내 사진 실력을 탓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두 번째 포인트는 세이모르였다. 이 포인트에서는 조류가 세서 고생을 좀 했다. 입수하자 머리 위로 갈라파고스 상어가 지나갔다. 섬뜩할 꺼라 생각했지만 사람을 노리지 않는다는 말을 계속 들어온 탓에 놀라지 않았다. 상어는 나를 휙 돌아보더니 사라졌다.바닥에 내려올 즈음 조류가 상당히 거셌다. 보통은 조류를 타거나 약간만 거슬러서 이동을 하는데 가이드가 왠지 조류를 정면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올라가면 가오리가 많다는 수신호를 하였다. 거센 조류를 뚫고 바위를 잡고 앉아서 숨을 돌리는데 이글레이들이 등장했다. 그들도 그 거센 조류를 뚫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우리에게 포즈를 취해주는 것인지 그 큰 지느러미를 펄럭이며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기를 쓰고 그들 앞으로 나아가 스트로브를 터뜨리니 놀랐는지, 방향을 휙 바꾸어 조류를 타고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방향을 돌려 이동하는데 눈앞에 가든 일(Garden eel)들이 논 위에 벼가 올라와있듯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그들 위로 갑자기 이글레이가 지나갔다. 아까 우리에게 놀란 놈인지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이글레이 말고도 나폴레옹 피쉬, 수박만한 가시복, 저 멀리 지나가던 만타레이 등 수많은 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크기가 예전에 보았던 것보다 더 컸다. 다윈이나 울프 섬에서는 범고래를 비롯해 개복치, 고래상어 등 더 큰 해양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일정이 짧아 아쉬울 뿐이었다.
    
Golden Rock 포인트에서 만난 망치상어


조류에 정지한 듯한 이글레이


해양베스트 체험단 ECOCEAN의 다이빙 모습

에콰도르의 수도 퀴토

퀴토는 에콰도르의 수도이다. 갈라파고스에 비해 무척 시원하고 모기도 없다. 다만 퀴토 공항에 내리면 절대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머리가 띵하고 어지러운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괜찮아진다.퀴토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적도박물관을 뽑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적도이기에 벌어지는 재미있는 현상들을 보여준다. 적도에 데려다 달라고 하면 두 곳 중에 물어보는데 프랑스인이 만든 적도박물관은 실제 적도에서 약 1km 정도 떨어져있다. 하지만 과거의 기술로 적도를 그 정도 오차 안에서 찾았다는 것이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실제 GPS로 찍어 0이 되는 곳에 적도박물관이 또 있는데, 이곳이 진짜이다. 이곳에서는 적도에서만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적도에서는 남북으로 고작 1m만 이동해도 물의 방향이 다르게 도는 신비한 현상을 볼 수 있다. 또한 달걀을 못 위에 세울 수도 있는데 필자도 몇 번 시도해서 성공할 수 있었다. 10명이 도전하면 1명 정도는 성공한다며,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에그 마스터(Egg master)라는 인정증도 준다. 마지막으로 적도에서는 몸무게가 3kg 정도 준다고 하니 여성분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ㅋㅋ그밖에도 퀴토에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유물들이 많이 남아있다. 성당이나 탑, 조각상 등에서 느낄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둘러보고 싶다면 시티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퀴토는 숙박이나 식사 등이 갈라파고스보다 훨씬 저렴하고 현대화 되어있다. 갈라파고스 뿐만 아니라 퀴토도 꼭 들려 관광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스페인 느낌의 퀴토 거리


GPS 0


적도에서는 못 위에 세울 수 있는 달걀


나는야 Egg master


퀴토에 남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유물


퀴토에 남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유물



마무리
이번 갈라파고스 여행에는 아쉬움이 무척 많이 남는다. 하지만 거리, 시간, 비용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앞으로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가 없다. 찰스다윈에게 진화론의 영감을 준 갈라파고스의 방문은 생물학을 전공하는 필자에게 마치 성지순례와 같은 영광 그 자체였다. 땅 위를 자유롭게 거니는 동물들을 보면서 동물과 사람이 동등하다는 생각도 했다. 아직도 물개와 펭귄, 바다 이구아나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고, 남미 사람들의 밝은 미소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듯하다.이번 2012 여수세계박람회에서 선정된 해양보호구역 우수사례는 갈라파고스 군도이다. 하지만 다음 해양보호구역 우수사례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바다를 사랑하는 우리 스쿠버 다이버들이 있기에 이러한 밝은 미래가 반드시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해양베스트 체험단 ECOCEAN - 갈라파고스 탐방을 위해 다이브 자이언트(Dive Giant)에서삼족오를 비롯한 장비 일체를 협찬해 주었다. 우리 팀 전원은 갈라파고스에서의 안전한 다이빙을 위해 출발 전에 수영장에서 사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부단히 연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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