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파단 섬이 세계의 다이버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에 다이브 리조트 '보르네오 다이버스'와 뒤이어 PSR(Plau Sipadan Resort)이 생기면서 부터이다. 시파단은 보르네오 섬 북쪽의 해변도시 셈포르나에서 32km(스피드 보트로 1시간 조금 넘는 거리) 떨어진 인도네시아와의 접경지 외해에 위치해 있다. 면적이 16만㎡ 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모래섬으로 위도 상으로 북위 5° 정도에 있어서 섬에는 열대 우림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다. 이번 시파단 사진 여행은 셈포르나 항구에서 가까운 마타킹이라는 섬에 여정을 풀고 시파단을 몇 차례 방문한 투어였다. 많은 사람들이 시파단을 찾아서 인지 환경보호를 위해 입도 인원을 하루 120여명으로 제한하고 있기에 시파단을 찾기 전 먼저 신고를 하여 승인을 얻어야만 방문을 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일주일 여정의 투어였지만 3차례 밖에 갈 수 없었던 것이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시파단으로 방문하지 않을 때에는 주변의 많은 섬들에 있는 다른 포인트를 찾아서 사진촬영을 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시파단 바로 인근에 있는 마블 섬과 카팔라이 등으로 이들 섬에도 유명한 고급 리조트들이 있지만 이들은 시설 면에서도 뛰어나고, 위치상으로도 시파단을 가기가 편하지만 요금이 비싸다. 하지만 좀 더 저렴하고 알찬 다이빙을 즐기려면 마블 섬에서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지역 리조트들을 이용할 수도 있다.일주일의 여행을 계획했더라도 시파단까지 가고 오는 이동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실제 다이빙이 가능한 일정은 3~4일 정도에 불과 하므로 투어를 가기 전에 계획을 잘 짜야만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 같다.
시파단 아일랜드
시파단 섬의 다이빙 포인트
시파단 섬은 700m 수심에서부터 솟은 해봉이며, 이 해봉은 다시 1,000m 수심의 바닥에 둘러싸이고, 이것은 다시 2,000m 수심 이상의 셀레베스 해 심연으로 이어져 있어서 여러 가지 인간 활동들이 주는 위협을 피해 이곳을 피난처로 삼고 은신해 있는 어류들과 그것들을 뒤따르는 외해성 포식 동물들로 인해 해양생물의 보고가 되어 왔다. 시파단의 유명 다이빙 포인트들은 다음과 같다.
드롭오프(The drop off)
시파단 섬에서 모래밭을 지나 얕은 수심을 몇 m만 가면 바로 수중 절벽과 만난다. 오른쪽에 절벽을 두고 진행하면 바라쿠다 포인트로 연결된다. 절벽은 밋밋한 것이 아니고, 깊게 움푹 파인 곳이 많으며 중간 중간에 넓은 테이블 형태의 지반들이 절벽을 따라 깊게 이어져있다.
절벽의 움푹 파인 곳을 살펴보면 큰 사이즈의 각종 열대어와 거북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야간 다이빙에는 대형 버팔로피쉬와 잭 피쉬 떼가 이 절벽을 의지하고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나 시파단에서의 나이트 다이빙은 이제 허용되지 않는다. 이곳 선착장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다이빙 보트가 많아 앝은 수심에서는 출수 시 매우 경계해야 하고, 절벽에서 많이 떨어져 외해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
부화된 새끼 거북이 바다로 기어가는 모습
붉은색의 씨팬에 있는 라이언피쉬와 모델말미잘 속의 클라운피쉬 가족
흰동가리
제비활치 무리들
바라쿠다 포인트(Barracuda Point)
시파단 섬의 동쪽 끝 부분에 있다. 수 천 마리의 바라쿠다 떼가 이곳에서 자주 보이나 때로는 몇 주 동안 거의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곳은 항상 강한 조류가 흐르고, 변화가 심한 곳이다. 초보 다이버는 다이브 마스터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이 좋다.수심 5m 정도의 리프에서 입수하여 절벽을 오른쪽에 두고 평균 수심 15-20m 전후로 진행해 간다. 수면 아래로는 거대한 부채산호가 보이고, 심연 쪽을 살펴보면 그레이 리프 상어가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진행하다 보면 수심 30m 수심에 넓은 모래사장과 채널형태의 지형과 만난다. 조류의 변화가 심한 곳으로 조심해야 하나 이곳에 볼 것이 많다. 산호와 거북 그리고 바닥에는 큰 사이즈의 화이트 팁 상어가 노닐고 있다. 이곳이 바라쿠다 떼가 자주 나타나는 곳이다. 다이빙이 끝날 무렵 코랄 가든 포인트의 얕은 수심에서 안전정지를 겸한 다이빙을 하는 것이 좋다. 자칫 잘못하면 허공에 뜨게 되는데 이때에 강한 조류를 만나면 바로 외해로 떠내려 갈 수도 있으므로 가능한 리프 쪽에 바싹 붙어있도록 한다.
화이트팁 애비뉴와 미드리프(Whitetip Avenue& Mid Reef)
시파단 섬에서 5분 거리로 섬의 동쪽 편에 얕은 수심의 리프가 넓게 이어지다가 급격한 수중절벽이 나타난다. 절벽의 모양은 전체적으로 드롭오프와 비슷하다. 절벽을 따라 하강하여 평균수심 20m 정도를 유지하며 다이빙을 진행하고 다이빙의 마지막은 얕은 수심의 산호 밭에서 안전정지를 겸한 다이빙을 하면 된다.수심 20-30m 사이의 절벽에는 매우 큰 고르고니언 산호가 절벽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절벽의 커다란 틈 사이에는 거북이 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곳 수중절벽과 산호 밭에서는 거의 모든 종류의 열대어를 만날 수 있다. 지형적인 웅장함과 함께 어우러져 노니는 고기 떼를 보고 있노라면 한 편의 영화는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 곳이다. 추천하는 다이빙 사이트이다.
춤추는 클라운피쉬
절벽의 연산호와 안티아스 무리들
터틀패치(Turtle Patch)
사우스 포인트와 미드리프 사이의 사이트로 같은 형태의 수중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인 다이빙 사이트의 모양은 위 두 사이트와 유사하나 특히 이곳은 많은 거북이 살고 있어 멋진 바다거북 사진을 촬영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연산호와 경산호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풍부하고 특히 커다란 테이블 산호가 있는 곳이다. 산호 밭 주위를 천천히 살펴보면 이곳도 아주 다양한 열대어의 천국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사우스 포인트와 스태그 혼(South Point & Staghorn Crest)
섬의 남쪽 끝인 이곳은 다이빙 보트로 10분 거리에 있다. 다이빙 환경이 전체적으로 바라쿠다 포인트와 매우 흡사하다. 이곳에도 가끔 강한 조류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수심에 따라서 해양생물의 분포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바라쿠다 떼의 출현이다. 시파단의 상징이 된 거대한 바라쿠다와 잭 피쉬의 군무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없을 정도로 웅장하여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한 뼘도 안 되는 거리에서 바라쿠다와 눈을 마주 보면서 유영을 하는 다이버를 보면 자연과 일체가 된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된다. 바닥의 모래사장에는 항시 서 너마리의 큰 사이즈의 화이트팁 상어가 노닐고 커다란 레오파드 상어 또한 발견된다. 반드시 가보야 할 대표적인 사이트이다
.
행잉가든 & 웨스트리지, 노스포인트(Hanging Gardens& West Ridge, North Point)
조류는 항상 있으나 강한 조류가 흐르는 경우는 드물다. 대게 조류의 방향은 일정하게 섬의 선착장 방향으로 흐른다. 얕은 리프는 산호로 덮여 있고 바로 수중절벽으로 이어진다. 전형적인 절벽 다이빙의 형태로 이 절벽을 따라서 이동하면서 한다. 이 절벽은 다양한 산호와 바다맨드라미산호 그리고 커다란 부채산호로 이루어져 있다. 절벽의 움푹 파인 곳에는 큰 사이즈의 다양한 열대어와 곰치 등이 보이고 얕은 수심의 리프에는 연산호와 경산호가 풍부하고 역시 다양한 열대어의 전시장이다. 어렵지 않게 이곳에서도 잭피쉬 떼를 만날 수 있다. 자주 심해 쪽과 외해 쪽을 살펴보면 대형 어족들을 볼 수 있다.
카팔라이 & 마불(Kapalai & Mabul)시파단은 직벽과 절벽 형태의 다이빙이 주를 이루지만 이들 섬의 지형은 얕은 수심의 리프에서 완만하게 경사면을 따라서 하강하고 수심 20-30m 전후에서 모래와 만나는 형태이다. 시파단이 대형동물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이곳들은 한 마디로 마크로 다이빙의 천국이다. 만다린 피쉬, 고스트 파이프피쉬, 파이어 고비, 리프 피쉬, 프로그 피쉬 등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작은 생물들이 이곳에서는 지천에 널려 있다. 마크로 다이빙의 재미와 진수를 이곳에서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더 많은 포인트가 있지만 일정을 생각한다면 몇 회에 가도 다 보기 힘들 정도로 멋진 포인트가 많아.
이 정도로 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갯민숭달팽이
노란색의 고둥
고스트파이프피쉬
피그미해마
다이빙 시즌 및 기후 서 말레이시아의 동해안과 동 말레이시아는 11월-2월, 서 말레이시아의 서해안은 8-9월이 우기이다. 기온은 21-32℃로 일 년 내내 우리나라의 여름 날씨와 비슷하며 기온의 변화가 없고,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다. 년 평균 강수량은 205mm, 년 평균수온은 28℃ 정도, 시야는 계절별로 차이가 난다. 다이빙은 연중 가능하나 우기철인 12-3월 사이는 날씨가 나쁠 수 있다. 시야가 떨어지고 조류도 강하다. 끝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거북이를 보호 한다는 정책 하에 수많은 거북이들이 주식인 산호를 부숴 먹어버려서 인지 아니면 또 다른 기후변화의 이상인지 바라쿠다 떼와 버팔로 피쉬는 예전처럼 많은 무리를 볼 수 없었던 것이 무척 아쉬웠다.
죽은 산호가지의 바다나리와 쏠배감펭
붉은색 씨팬에 붙은 바다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