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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홍해 리브어보드 어그레서2 - 난파선다이빙의 끝! 2018/09

이집트 홍해 리브어보드 어그레서2
난파선다이빙의 끝!

홍해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화려한 안티아스 무리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2일 7일간의 일정으로 이집트 홍해를 다녀왔다. 홍해 리브어보드의 대표적인 코스는 중부와 남부이지만 우리는 이번에 새로 취항한 레드씨 어그레서2가 운영하는 신규코스인 북부 트립을 선택했다. 신규코스는 정보가 많이 부족했지만 새로운 루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북부코스를 대표하는 것은 난파선 다이빙이었는데 일부러 빠뜨린 듯 크고 작은 선박들이 한 곳에 모여 수중에 잠겨 있었다. 배 위에서 바라보니 수면 위로 크고 작은 암초들이 드러나 있었는데 이 지역의 뱃길에 익숙하지 않은 선박들이 좌초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해로 가는 길
이집트의 리브어보드와 데이트립 등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 위한 배들이 많이 있는 항구는 후루가다와 마르사알람이다. 마르사알람은 주로 남부와 중부 코스를 돌고, 후루가다와 삼엘쉐이크에서는 북부의 코스를 돈다. 레드씨 어그레서2는 후루가다를 기점으로 하기에 후르가다 공항을 이용했다.
필자는 개인 사정상 가장 늦은 비행기편의 구매와 만석인 이유로 혼자 쓸쓸하고 긴 여정의 비행을 했다. 인천-아부다비-카이로-후르가다의 경로였는데 다행인 건 경유지의 대기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아 정신없이 후르가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장 늦게 출발을 했지만 목적지에 먼저 도착한 필자는 지인이 있는 현지의 “우리집”이라는 한인다이빙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저녁에 최고의 만찬을 대접받으면서 오랜만의 만남을 즐겼다.



만남
픽업장소인 공항으로 이동하여 기다리니 곧 이어 이번 투어를 함께할 다이버들이 한두 명씩 나오기 시작했다. 전원이 함께 만나 마리나 항구로 향했다. 많은 리브어보드 및 데이트립 배들이 정박해 있었는데 우리가 승선하게 될 REDSEA AGGRESSOR 2는 가장 끝에 있었다. 배의 첫인상은 "깨끗하다" 였다. 배의 뒤편은 스피드 보트 2대를 실을 수 있는 공간, 로우덱은 디럭스와 스위트 룸, 메인덱에 다이브덱과 살롱, 식당과 겔리가 있었고, 어퍼덱에는 선베드와 또 다른 휴식공간인 살롱과 마스터 룸, 선장실이 있었으며, 선덱에는 자쿠지가 있었다. 다른 배들과 마찬가지로 승선 후 처음 한 것이 신발을 보관한 것이었고, 게스트 정보를 작성 후에 방을 배정받았다. 곧 이어 독일, 노르웨이, 브라질 등 여러 나라에서 이번 일정을 함께 하고자 다이버들이 승선하였고, 그날 저녁에는 간단한 자기소개와 스케줄을 브리핑 받았다.



첫 입수
홍해의 다이빙은 가이드가 전체 브리핑을 하고, 가이드의 동행을 할 것인지 버디 다이빙을 할 것인지를 묻고 그에 따라 다이빙을 진행하게 된다. 경험이 많지 않은 다이버들은 가이드의 동행을 받는 것이 안전하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으며, 수중사진가를 비롯해 경험 많은 다이버들은 버디 다이빙을 하는 것이 편할 것이다. 돌핀하우스 (dolphines' house)에서 홍해의 첫 체크 다이빙을 진행하였다.
돌핀하우스는 수심이 깊지 않고 돌고래가 지나다니는 길목이기 돌고래의 출현이 가장 잦은 곳이라 포인트 이름도 돌핀하우스였다. 하지만 체크 다이빙을 종료하기 전까지 돌고래를 보진 못했다. 2, 3회 다이빙은 다른 포인트로 이동을 하였고, 홍해 첫 날의 다이빙은 끝이 났다. 대부분의 어그레서가 그러하듯 전문 요리사가 준비해준 만찬에 맥주와 와인을 곁들이며 하루를 마감했다.

돌고래와의 만남
홍해에는 다양한 포인트들이 존재한다. 특히 북쪽 코스에는 크고 작은 난파선들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소형 난파선, 혹은 그 잔해만 보다가 70~80% 이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초대형 난파선에서 선실로 진입하고 외부를 관찰하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홍해의 돌고래는 난파선 포인트에서 수 차례 발견되었다. 이번에 전체 23회의 다이빙 중에서 15회가 난파선 다이빙이었는데 대부분 돌고래들과 만났으며, 5분 이상은 다이버들 주위에서 같이 헤엄쳤던 기억이 남는다.
홍해의 난파선이 있는 곳은 항상 바다가 거칠었다. 바람은 물론이고, 파도가 상당히 높아 이동중에는 배 안에 있던 컵들과 책, 의자들이 쓰러질 정도였다. 난파선 다이빙은 조디악(고무보트)을 타고 진행된다. 큰 파도 덕분에 여성 다이버들은 물론 남성 다이버들도 고생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남는다.



세계 3대 렉포인트 중 하나인 시슬곰 SS Thistlegorm
사실 이번 투어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기억은 시슬곰 SS Thistlegorm이라는 렉다이빙이었다. SS Thistlegorm은 2차 세계대전 때 침몰한 365마력의 증기엔진을 장착한 당시로서는 최신형 상선이다. 군수물자를 수송하는데 사용되었는데 1941년 영국군을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이집트로 모터사이클, 트럭, 비행기부품, 군화 등의 군수물자를 싣고 항해하던 중에 독일 폭격기에 의해 격침된 것이다. 배는 수심 30m에 가라 앉아 있는데 조류가 조금 있는 편이라서 하강라인을 잡고 내려가야 했다. 선실 진입을 하게 되면 약 23m~26m, 15분~20분 다이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각자의 무감압 한계 시간에 신경을 써서 다이빙을 해야 한다. 필자도 다이빙을 하다 보니 감압 다이빙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점에 유의하여 다이빙해야 할 것이다. 이곳에는 많은 모터사이클들과 트럭, 타이어, 포탄 등이 세월이 지난 지금도 형태를 거의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더블탱크 및 스테이지를 사용하며 계획된 감압 다이빙을 한다면 SS Thistlegorm의 구석구석을 보다 자세히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시슬곰 난파선은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전세계 다이버들의 집결지 홍해
조류가 강하지 않거나, 육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다이빙 포인트에서는 눈에 보이는 대형 보트들만 20척이 넘었고, 다이버들도 가족, 연인, 친구들끼리 엄청나게 많이 보였다. 하지만 이번 북쪽 코스에서는 대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심지어 바다거북도 많이 보지 못했고, 먼 곳에 있는 화이트팁샤크, 레이는 한번 밖에 보질 못했다. 그나마 이번 투어의 가장 큰 기쁨은 돌고래들이었다. 기대가 컷던 만큼 아쉬움도 컸었다. 마지막 날 항으로 돌아가는 저녁에는 역시나 다음 투어에 대한 이야기와 투어기간 중 찍은 수중사진과 수중영상을 돌려 보며 디브리핑의 시간을 가졌다. 꿈같은 리브어보드의 시간들이 그렇게 정리되었다.





아이언 다이버와 마스터 다이버의 탄생
많은 리브어보드들이 있지만 어그레서는 전 일정 계획된 다이빙을 모두 무사히 완료한 다이버에게 메달과 상장을 수여한다. 역시나 이번 투어도 "코리안 다이버는 매우 체력이 좋은 다이버" 라는 찬사를 받았다. 전체 22명의 다이버들 중에서 모두 8명의 아이언 다이버가 나왔는데 그중에 한국인들이 필자를 포함해서 5명이나 되었다. 그리고 필자에게 교육을 받고 있는 다이버가 이번 홍해에서 다이버 마스터 과정을 수료하였기에 C-카드를 수여하고 축하를 하였다. 이 다이버는 앞으로 1년간 지속적인 트레이닝을 받아 강사과정에 도전하기로 했다.



강민호
스쿠버넷 기자CMAS 코리아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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