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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암팟의 가을 2018/11

라자암팟의 가을

라자암팟은 오랫동안 벼르다 처음 가게 된 곳이라 꿈에 부푼 마음으로 다녀왔다. 장시간의 이동과 공항 대기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재미난 다이버들도 만나고, 도심을 완전히 벗어나서 보낸 즐겁고 행복한 다이빙 여행이었다.

푸른바다거북과 다이버들

라자암팟은 보통 리버보드를 추천하지만 이번에는 추석연휴가 9월이어서 육상 리조트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6월-9월의 라자암팟은 우기와 바람이 거친 관계로 대부분의 리버보드 배들이 이때가 되면 코모도 쪽으로 이동하거나 쉬기 때문이었다. 댐피에르 해협 근처의 리조트를 이용한 다이빙은 지난 8월호에 상세히 설명한 만수르 섬에 있는 라자암팟 다이버 롯지나 크리 섬에 있는 리조트를 이용하면 가능하다.



이번에 필자가 이용한 리조트는 라자암팟 최초의 다이빙 리조트로 댐피에르 해협 바로 옆에 있는 크리섬에 위치한 크리 에코 리조트였다.크리 섬에는 두 개의 리조트가 있는데 하나는 고급스런 소리도 리조트이고 또 하나는 자연 친화적인 크리 에코 리조트이다. 이들은 모두 네덜란드 다이버인 맥스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약 30여년 전에 이곳에 다이빙 리조트를 조성하려고 발상한 것이 대단한 안목이라고 생각된다. 크리 섬 바로 앞의 조그만 섬에 있는 다이빙 포인트인 Mike’s 포인트는 그의 아들 이름을 붙여 만든 다이빙 사이트라 한다.


필자는 1998년 렘베에 있는 쿵쿤간베이 리조트에서 피그미해마(H. bargibanti)를 촬영해 국내에 소개했는데 이번에는 3종류의 피그미 해마를 한 곳에서 모두 촬영할 수 있었다는 것에서 이번 투어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피그미 해마는 전세계적으로 9종류로 구분되는데 속명은 Hippocampus이며, 종명은 발견한 다이버나 가이드의 이름을 붙여서 분류하고 있다.크게는 1.H. bargibanti2.H. pontohi3.H. denise4.H. severnsi, 5.H. satomiae, 6.H. walenus, 7.H. colemani, 8.H. debelius, 9.H. minotaur로 분류하지만 4번은 H. denise의 변종으로 생각된다고 한다.
H. bargibanti종류는 자주 볼 수 있었지만 H. pontohi는 찾기도 어렵고 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산호가 아닌 구석진 바위 틈에 살고 있어서 찾기도 힘들었지만 수초 사이로 숨어 한참 기다려야 얼굴을 드러내 주곤 했다.
라자암팟 다이빙은 주로 광각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데 아닐라오나 렘베처럼 좁은 지역에 많이 분포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생물들도 다양하고 골고루 분포하고 있어서 마크로 촬영에도 좋은 것 같았다. 하지만 조류가 강한 경우가 많아서 시간대와 다이빙 사이트를 잘 아는 가이드를 만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았다.



라자암팟 다이빙에서 주의할 점은 장갑을 사용 못하게 하기 때문에 조류걸이와 탐침봉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옥토퍼스나 게이지를 바닥에 끌고 다니거나 산호를 잡고 다니는 다이버들은 비난의 대상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중에서 만난 중국 다이버들은 사진을 찍느라 산호에 오리발질을 하고, 산호를 잡고 야단을 해서 필자와 함께 다이빙한 다이버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필자는 이번에 탐침봉이나 조류걸이를 가져가지 않아 왼 손가락 하나에 의지해 사진도 찍고 조류를 거슬러 가거나 기다려야 했다. 그 와중에 산호에 왼손을 쏘여 상처가 생겨 좀 불편했지만 함께한 다이버들로부터 한국 다이버의 다이빙 스킬에 찬사를 받았다.
크리 에코 리조트는 친환경 리조트를 슬로건으로 걸고 있기에 좀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라자암팟의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일조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발리의 경우 해양쓰레기 문제로 오염된 환경과 비교하면 라자암팟은 다이빙 중간 휴식시간에 들리는 섬에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 아직까지는 건강한 환경을 보여주었다.



육상 리조트를 이용한 다이빙은 리버보드와 달리 편안한 휴식시간과 엔진소음이 없는 친환경 소음(파도소리, 새와 동물들 소리)을 즐길 수 있다. 도시 속에 있다가 이런 자연적인 곳에서 며칠을 지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된다. 다이빙을 하지 않을 경우는 뒷산에 새들이나 다양한 생물들을 찾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에코리조트인 만큼 도시의 편안함은 포기해야 한다. 즉 야간에 침실 밑에서 들리는 파도소리나 산에서 나는 새소리가 소음으로 될 수도 있고 방은 원주민들의 집 수준으로 나무와 야자 나뭇잎 정도로 지어져 있기에 위 아래 옆 모두 적당한 정도로 오픈되어 있어서 방안으로 찾아 드는 불청객은 감수해야한다. 에어컨과 멋진 호텔 형태의 리조트를 상상한다면 다른 곳을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기에 오는 다이버들은 세계 각지에서 다양하게 오는데 있는 동안 독일, 프랑스,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미국 다이버들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기고 식사 시간에는 서로 가본 다이빙 지역이나 계획하고 있는 곳의 정보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분위기였다.
그리고 육상 투어 스케쥴도 있어서 Fam 섬이나 Gam 섬, Bird paradise 섬 등에도 갈 수 있다. 이번에 다른 리조트에 있는 다이버 팀이 Gam 섬 투어 중 The Passage 사이트에서 악어의 출현과 사고로 우리 팀의 투어가 취소되었는데 이곳은 많은 다이버들이 추천하는 멋진 곳이라고 한다. 다음 기회에 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10월 이전까지는 비수기라서 할인도 해주고, 이곳을 재방문한 다이버에게도 할인을 해준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대부분 2-3번 재방문한 다이버들이었고 비수기라도 빈방이 없었다. 네덜란드 다이버에게 이렇게 먼 곳까지 오는 데 네덜란드 주인이 본국 다이버에게 혜택을 주는지 물어보았다. 혜택은 없지만 세계 최고의 다이빙 사이트라 자부하고 있었다. 유럽에서 라자암팟으로 오려면 3-4번의 비행편과 10여 시간의 시차를 겪어야 하기에 우리보다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유럽 다이버들이 주를 이루었다.
비수기에는 시야는 엄청나게 좋지만 만타나 큰 생물들은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하지만 얼마 전 고래상어도 출현했고 예상치 못한 일들도 생기기 때문에 기대치 못한 횡재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한다.그러고 선셋 다이빙 때는 조류가 있지만 항상 역동적이고 엄청난 고기 떼들을 볼 수 있었다.



이곳 리조트는 7박 이나 10박 코스로 진행되며 보통은 10박이나 2주 정도 머물고 있었다. 한국에서 온 프랑스 노부부 다이버와 필자만 일주일 머물고 떠나는 분위기였다.이 리조트의 거의 모든 스탭은 토요일에는 오전이나 하루 종일 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날은 가이드 없이 버디끼리 리조트 앞의 제티에서 다이빙을 진행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민밋한 곳은 아니고 여기에서도 상어, 거북, 범퍼헤드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었고 이날 아침 필자그룹은 50여 마리의 범퍼헤드 무리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이빙 사이트에 대한 설명은 이미 많은 분들이 소개했기에 생략하고 오전 2회 다이빙은 강한 조류 다이빙을 즐길 수 있었고 오후 다이빙은 편안하게 보물찾기 하듯 여기저기 찾는 재미로 다이빙하기에 좋았다. 석양 다이빙은 항상 역동적이며 수많은 종류의 어종들이 떼 지어 다니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나이트 다이빙은 보트를 타고 나가거나 바로 앞 제티에서 진행되었는데 이 또한 재미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리조트에서는 형광랜턴을 이용한 플루오 다이빙도 진행했고 소리도 리조트는 블랙워터 다이빙도 진행한다고 한다.
도심과 멀고 압력 챔버도 가까이 없는 관계로 다이버 보험은 필수로 가입하고 올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인근에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홈스테이에 머물면서도 다이빙을 할 수도 있지만 안전이나 여러 문제로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느낀 점
이번에 외국 다이버들과 다이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젊든 나이가 많든 해양 생물 보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불편할 지라도 보존을 위한 노력에 적극 참여한다는 점이다. 다이빙 중에 장비가 산호에 닿지 않게 장비도 몸에 부착시키고 부력조절도 철저하게 하면서 필요시에만 탐침봉만으로 유지해서 관찰하는 모습은 배울 점이라 할 수 있겠다.
노안 문제로 인한 마스크의 렌즈는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다이버를 위한 처방 렌즈를 대부분 이용하고 있었다. 필자의 경우는 예전에는 실리콘 렌즈를 붙여 쓰다가 작년에 미국 다이버가 추천한 플로리다에 있는 Sea Vision 회사에 처방렌즈 마스크를 주문해서 쓰는데 원거리 보는 것과 마크로 촬영에는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아 불편했다. 마이너스 디옵터 렌즈의 구석에 확대 렌즈를 깎아서 만들어서 한층 편하기는 했지만 노안의 문제는 물 밖처럼 마스크를 벗을 수 없기에 불편하기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미국에서 온 은퇴한 마취과 의사 할머니는 안경을 쓰다가 나이 들어 콘택트 렌즈 처방을 받아서 쓰는데 한쪽은 원거리용으로 다른 한쪽은 책 읽기용으로 각각 다르게 된 시력을 사용하는데 육상 생활에도 잘 적응되어 있었고 다이빙에서도 별 문제없다고 한다. TG4 카메라로 마크로 촬영도 재미나게 잘하고 있었다. 필자는 현직에서 미세한 작업을 하는 관계로 아직은 불가 할 것 같지만 노안을 해결할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았다.
또 한가지 느낀 점은 나이에 상관없이 거의가 부부 다이버라는 점인데 다이빙 버디로 부부는 아주 좋은 이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70대 중반의 노부부가 함께 전세계를 다니며 다이빙을 즐기는 모습은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었다. 이들은 유럽,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쪽의 유명 다이빙 지역은 거의 다 다녀 본 것 같았다.



현지 주민들은 고기잡이를 하는 대신 관광 사업을 통한 수입이 더 좋은 것을 알고 나서는 더 이상 고기잡이를 하지 않고 해양공원 수입과 홈스테이를 통한 수입으로 마을 전체 공동 분배하는 방식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요즈음 현지인들 집은 더 이상 예전 같이 나뭇잎으로 집을 짓지 않고 양철판과 나무, 시멘트로 지은 집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바다 속의 자원을 보존하는 것이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우리의 해양 자원도 보존해야 할 곳은 꼭 지켜서 다음 세대 다이버들이 우리의 바다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다이빙 후에 항상 느끼는 점은 어디를 다이빙했는지 이름도 가물거리고 다이버 컴퓨터에는 데이터만 있을 뿐 사진과 연관이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다이빙 후에 칠판에 본인이 적어 놓은 다이빙 기록을 마지막 날에 로그북처럼 다이빙 사이트와 데이터를 인쇄해서 주었기에 언제 어디를 다녀왔는지를 빠짐없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여행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함께한 다이버 팀에 수중사진을 찍는 사람이 없는 관계로 한번씩 보조를 맞추기 힘들었는데 다이버 수가 적은 석양다이빙 시간대를 이용한 마크로 촬영을 다이버 가이드인 돌비너스가 눈치껏 챙겨줘서 고마웠다. 그리고 이 리조트는 카메라 준비실이 별도로 없어서 각자 방에 가져가서 준비해야 하는 점이 불편한 점이었다.

이제 원하던 라자암팟을 가서 재미난 다이빙을 하고 왔으니 끝이 아니라 또 다시 한번 가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다음 번에는 성수기에 가보았으면 한다.

다음 사이트에서 동영상은 참조 바랍니다.



정덕재
수중사진가
부산 예인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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