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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반다씨-미술 2018 트립

스쿠버넷에서는 지난 10월 23일~11월 4일에 12박 13일 일정의 반다씨-미술 투어를 다녀왔다. 인도네시아 암본에서 승선하여 반다씨와 스람, 미술 섬을 거쳐서 10박 11일간 항해하여 라자암팟의 소롱에서 하선하는 경로의 리브어보드 투어였다. 리브어보드는 그랜드 코모도의 14인승 MV 라자암팟 익스플로러 Raja Ampat Explorer를 이용하였다. 지난 2016년 4월에 이어 두번째로 시도한 투어였다. 당시 기사는 두 번에 나누어 ScubaNet Magazine 2016년 5월호와 6월호에 각각 소개되었다.

라자암팟 미술의 화려한 연산호 군락과 글라스피쉬들

이번 투어는 당시에 제대로 보지 못했던 반다씨의 귀상어 무리와 미술에서 베이트피쉬들을 노리는 모불라레이 등을 보고 싶어서 진행하게 되었다. 이번 투어에서는 거울처럼 매끄러운 바다를 항해하며 돌고래와 대왕고래를 만나기도 하고, 쿤 섬에서는 예상치도 못했던 상어가오리를 보았으며, 미술의 포킹 Four King에서는 수많은 베이트피쉬들을 사냥하는 트레발리들의 역동적인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하기도 하였다. 비록 모불라레이는 만나지 못했지만 귀상어는 종종 만났고, 무리로 지나가는 것도 볼 수 있었다. 하루에 2회~4회씩 열흘 동안 모두 30회 다이빙을 하면서 엄청난 경험들을 했으며, 쉐프가 제공하는 다양한 요리에 ‘맛있다’를 연신 외치며 배불리 먹고 자며 쉴 수 있었다. 긴 항해가 끝나는 것이 못내 아쉬울 정도로 행복했지만 언제 또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멀고 먼 여행길이었다.

반다씨의 계절적 특징
인도네시아는 보통 6월~10월을 건기, 11월~3월을 우기로 보고 있지만 워낙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어서 지역에 따라서 계절풍의 영향을 받는 시기가 달라진다. 라자암팟의 경우 10월~4월이 북서계절풍의 영향을 받는 건기이지만 12월과 1월은 제2의 우기라고 할 정도로 비가 잦다. 5월~9월은 남동계절풍의 영향으로 우기이며 특히 6월과 7월이 가장 비가 많고, 6월 중순~9월 중순에 바람이 많이 분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렀듯 우기라고 해서 매일 비가 내린다거나, 건기라고 해서 비가 전혀 오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투어를 계획할 때 꼭 계절풍의 시기에 따라 정할 필요는 없다.



아무튼 인도네시아의 리브어보드들은 대체로 계절풍의 시기에 따라 11월~3월은 라자암팟, 6월~9월은 코모도에서 활동하며 4월과 10월은 그 사이에 있는 반다씨 투어를 진행한다. 이 때가 반다씨가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스쿠버넷의 첫번째 반다씨 투어가 4월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10월로 잡았는데 계절적 차이를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4월과 10월의 차이인지 2016년과 2018년의 차이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반다씨에서 돌고래와 고래 등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물고기들의 활성도 또한 이번이 더 활발했지만 반면에 시야는 이번이 더 흐렸다. 시야는 정말 복불복이 아닐 수 없었다.

반다씨-미술의 다이빙 지역
반다씨 트립은 암본에서 시작된다. 보통 첫날은 암본 공항 근처 라하 Laha에 정박하고 있는 리브어보드에 승선하게 된다. 첫날은 체크 다이빙을 겸해서 라하에서 다이빙을 하는데 마크로 포인트이다. 그 다음은 반다섬 인근 지역에서 다이빙을 하게 되며, 북서쪽에 있는 수앙기 Suanggi 섬, 남동쪽에 있는 하타 Hatta 섬에서 다이빙한다. 그리고 귀상어를 보기 위해서 다시 15시간을 항해하여 남쪽의 세루아 Serua 섬까지 내려갔다. 다시 반다섬으로 돌아와서 다이빙을 하고, 연료와 물을 공급받은 다음에 스람 Seram 섬 남동쪽에 있는 쿤 Koon 섬을 거쳐 미술 섬으로 올라갔다.



항해 경로로 봐서 이번 다이빙 지역은 크게 반다씨와 미술 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출발지인 암본과 경유지인 쿤섬에서 각각 하루 다이빙을 하게 되었다. 직접 다이빙한 경험을 토대로 이들 지역의 포인트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라하 Laha – 암본 섬
암본의 길쭉한 만 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파티무라 공항 옆이다. 암본의 다이브리조트들이 모여있는데 해안이 먹다이빙을 하기에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사이키델릭 프로그피쉬, 암본 스콜피온피쉬 등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물고기들이 있어서 전세계 마크로 다이버들이 찾고 있다. 이번에 함께 했던 일행 중에 하루 먼저 암본에 도착하여 이곳에서 다이빙하며 이런 희귀종들을 촬영했지만 정작 리브어보드 일정 중에 2회 다이빙을 라하에서 했을 때는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해마, 할리퀸 고스트파이프피쉬를 비롯한 다양한 마크로 어류들을 볼 수 있었다.



수앙기 Suanggi – 반다제도
암본을 출발하여 15시간만에 도착한 곳이 반다 제도의 북쪽에 위치한 수앙기 섬이다. 작은 섬의 리프에서 입수지점을 달리하며 하루 3회 다이빙을 진행하였다. 리프의 얕은 곳에서는 엄청난 무리의 베이트피쉬들이 몰려다녔고, 리프의 사면을 따라 피라미드 버터플라이피쉬들이 무리지어 있었다. 베이트피쉬들을 사냥하는 블루핀 트레발리, 블랙핀 트레발리, 더블스팟티드 퀸피쉬들의 행렬이 볼만하였다.


월을 따라 대형부채산호들도 있었고, 얕은 수심의 산호지대는 건강하였다. 우연히 피콕플라운더 한쌍이 산호 위에 함께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짝짓기를 준비하는 중인 듯 가까이 접근해서 촬영해도 달아나지 않고 붙어 있었다.





탄중하타와 카랑하타 Tanjung Hatta & Karang Hatta
반다제도의 가장 동남쪽에 있는 로젠아인 Rozengain 섬의 남쪽 코너인 탄중하타와 마주보고 있는 카랑하타(하타리프)에서 하루 3회 다이빙을 하였다. 탄중하타에서는 범프헤드 패롯피쉬를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무리 지어 다니거나, 리프의 산호 사이에서 쉬고 있는 모습들이 보였다.



카랑하타는 간조 때 리프의 일부가 물밖으로 드러나기도 했는데 그 때문에 시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항아리 해면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곰치, 무리 지어 다니는 옐로우 고트피쉬, 드블라인드 매크렐 등을 볼 수 있었다. 반다씨 다이빙에서 기대 이하의 수중 환경이라 좀 실망스러웠다.



탄중 세루아 Tanjung Serua
반다제도에서 15시간을 항해하여 도착한 곳으로 귀상어 무리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세루아 섬의 서쪽에 있는 작은 섬 케케 베사르 Kekeh Besar의 북쪽 코너에서 3회 다이빙을 진행하였다. 첫 다이빙에서 귀상어 무리를 볼 수가 있었는데 20마리 남짓한 그룹이었다. 잠깐 따라가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몇번이나 귀상어들이 지나갔지만 촬영할 기회는 주지 않았다.



대신 월과 슬로프에서 대형 마블레이, 잭피쉬 스쿨링, 버터플라이피쉬 무리 등을 만날 수 있었고, 리프에서는 2마리의 문어가 짝짓기를 시도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15시간이나 내려와서 하루만 다이빙을 하고 돌아가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지만 미술까지 올라가야 하는 일정이라 어쩔 수 없었다.



바투 카팔과 라바I
항해의 중간쯤이라 다시 반다제도로 돌아와서 배에 기름과 물을 다시 채워야 했다. 때문에 반다 제도의 주섬인 반다 나이라 Banda Naira에 정박을 해야 했기에 인근의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했다. 첫 다이빙은 바투 카팔 Batu Kapal로 외해 쪽의 작은 바위 섬이다. 3개의 피너클을 돌아서 본섬 방향으로 돌아오는 조류를 받는 방향에 나비고기들이 엄청나게 군무를 추고 있었다.



라바I은 반다 나이라에서 1988년에 발생한 화산분출로 흘러내린 용암이 바다로 들어간 곳으로 지금도 검은 용암류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수중에는 사슴뿔산호를 비롯한 경산호가 매우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데 시야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반다 나이라 관광
배가 정박해 있는 동안 일부는 육상 관광을 가기로 했고, 일부는 배에서 다이빙을 하기로 했다. 내만이라 별로 기대할 것도 없을 듯하여 반다 섬에 상륙하여 짧은 관광을 하였다. 섬의 박물관과 벨지카 요새 Fort Belgica를 구경하고, 시장을 잠깐 돌아보았다. 박물관은 규모가 매우 작았지만 향신료의 일종인 육두구 Nutmeg의 유일한 산지였던 탓에 서구 열강들의 침략과 전쟁으로 얼룩진 역사의 단편을 보여주었다. 금보다 비싸게 팔리기도 했던 육두구를 구하기 위해 섬을 찾은 상인들을 그린 그림과 네덜란드 식민지배자들이 일본 무사들을 동원하여 원주민을 학살했던 역사를 기록한 그림들도 있었으며, 전통배와 도구들도 전시해 놓았다.



섬의 꼭대기에 위치한 벨지카 요새는 인근 섬들이 모두 눈에 들어올 정도였는데 한 때 반다 제도를 지배했던 네덜란드 식민통치자의 위세를 느낄 수 있었다.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말린 육두구 과육을 사서 먹어 봤는데 특유의 향이 있었지만 먹을 만했다. 속을 편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어부가 가져온 갓 잡은 참치를 사서 회로 먹었는데 다들 맛나다고 감탄을 연발했다.

바다에서 만난 흰수염고래
다이버라면 누구나 고래를 좋아한다. 수중에서 만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물밖에서 보는 것도 감동이다. 반다 섬에서 기름과 물을 보충한 다음에 미술로 가는 길목에 있는 칸 섬으로 방향을 잡고 보트가 출항했다. 한참을 가는 중에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고래가 나타났다! 드론을 준비하여 바로 상갑판으로 올라갔다. 사람들이 손짓하는 곳에서 고래가 물을 뿜고 있었다. 서둘러 드론을 날려 고래가 있는 쪽을 향했다. 드디어 화면에 고래가 보였다. 드론을 조종해 고래를 쫓아가는데 중간중간 신호가 끊어지면서 조종이 원할히 되지 않았고, 전달되어 오는 영상도 튀었다. 하지만 드론에 찍힌 영상은 괜찮을 것이고 고래를 찍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뻤다. 흰수염고래(대왕고래, Blue Whale)로 보였다. 고래는 물을 한번 뿜고는 바다속으로 잠수해 들어갔다. 아마도 드론의 소리에 자극을 받아서 서둘러 들어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고래는 한 마리가 아니었다. 뒤에도 있었고, 배 주변 여기저기에서 고래가 물을 뿜는 광경이 보였다. 해질녘 석양이 물들어가는 바다에서 대왕고래를 만나다니 정말 감동이었다. 그러나 그 감동은 한순간에 실망으로 바뀌었다. 드론의 신호가 사라진 것이다. 중간중간 끊어지면서 조종을 어렵게 만들더니 더 이상 연결이 되지 않는다.



나중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영상을 보니 드론이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드론을 잃어버린 것도 아깝지만 드론에 찍힌 제대로 된 고래영상마저 사라졌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여기 남은 사진은 신호가 위태로운 상태에서도 조종앱으로 넘어온 영상에서 캡쳐한 것이다.

쿤 섬 Pulau Koon
미술로 이동하는 길목에 위치한 쿤 섬의 동쪽 끝은 리프가 점점 깊어지다가 30m 정도의 수심에서 월을 만나게 되는데 그 형태가 팔라우의 블루코너와 비슷하다. 따라서 조류의 방향에 따라서 접근하는 방향이 다른데 이를 잘 맞추지 못하면 조류를 거슬러 가야 하는 사태가 생기기도 한다. 이곳에서 3회 다이빙을 진행하였는데 첫 다이빙에서는 조류의 방향을 잘못 예측하여 조류를 거슬러 가야 했고, 두 번째 다이빙에서는 조류의 방향을 잘 맞추긴 했지만 조류가 너무 강하여 코너 끝에서 리프로 올라오는데 고생을 해야 했다. 세번째 다이빙은 지형과 조류에 익숙해져서 조류가 있고, 물고기가 있는 곳을 찾아가며 다이빙을 즐겼다.



두번째 다이빙에서 조류를 타고 흘러가는 동안 귀상어 두 마리를 만났으며, 이곳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초대형 그루퍼 한 마리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절벽 아래서는 엄청난 규모의 제비활치와 자이언트 트레발리 무리, 스내퍼 무리를 볼 수 있었고, 오버행 아래서는 화이트팁 상어도 볼 수 있었다. 세번째 다이빙에서는 가래상어 과에 속하는 자이언트 기타피쉬 Giant Guitarfish(Rhynchobatus djiddensis)를 만났다. 동영상도 촬영하고, 사진도 찍었지만 일행들과 떨어져 있을 때라 혼자만 본 것이 좀 아쉬웠다.



쿤 섬 – 미술
미술로 이동한 후 첫 다이빙을 한 곳이 포킹스 포인트였다. 수중에 잠겨 있는 4개의 봉우리는 베이트피쉬, 카디널피쉬 등이 가득했고, 이들을 사냥하는 블루핀 트레발리, 옐로우스팟 트레발리, 자이언트 트레발리 등이 쉴 새없이 몰아치며 무리들이 빗줄기처럼 쏟아지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 제비활치 무리와 만타레이까지 나타났다. 미술의 첫 다이빙이 반다씨가 생각나지 않게 만들었다.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너무 과다했던 탓에 두번째 다이빙에도 같은 곳을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만타레이가 다시 나타나진 않았지만 화려한 산호군락과 카디널피쉬들 그리고 포식자들에 쫓겨 이러러지 휘몰아쳐 다니는 베이트피쉬들은 정말로 장관이었다. 두번의 다이빙을 마치고 카메라와 고프로, 라이트까지 배터리를 모두 갈아야 했을 정도로 정신없이 촬영했었다. 여태 포킹스에서 다이빙했던 것 중에서 단연 최고의 다이빙이었다.






고르고니언 패시지 Gorgonian Passage
미술 남부의 와일바탄 Wayilbatan 섬과 카라와팝 Karawapop 섬 사이의 채널이다. 항상 조류가 활발한 곳이라 부채산호와 연산호 등이 번성하는 곳이었다. 채널 사이에 군데군데 암반들이 있어서 산호군락들은 물론 크랙과 오버행에 글라스피쉬들 무리가 많았고, 모래지역이라 마블레이와 스팅레이 등 가오리 종류들도 많았다.


조류에 흘러가며 다이빙을 해야 했고, 시야도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다이빙 내내 화려한 산호들에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다. 미술 다이빙에서 빼먹을 수 없는 곳이다.



웨스트 부 West Boo
부섬 서쪽에 있는 바위로 오후 4시 30분 정도에 입수하였다. 늦은 오후 다이빙이라 태양이 기울어서 수중은 약간 어두웠다. 하지만 화려한 산호들과 글라스피쉬, 베이트피쉬, 푸질리어들의 군무는 늦은 오후 다이빙을 매우 역동적으로 만들어주었다. 게다가 기울어진 태양은 수면을 황금색으로 물들이고 있었으니 화려한 산호들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다음 날 부 윈도우에서도 다이빙을 했지만 이 곳은 예전의 명성에 비해 점점 평범한 포인트로 변하는 듯했다. 그레이 리프상어 한 마리를 보긴 했지만 예전의 역동적인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매직 마운틴 Magic Mountain
셔도우 아일랜드 Shadow Island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미술 최고의 포인트이다. 명성에 걸맞게 물고기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또한 만타리지와 클리닝스테이션 등에서는 바로 만타들을 만났는데 한 마리는 블랙만타였다.

특히 블랙만타는 얕은 수심의 클리닝스테이션에도 다시 나타나 다이버들과 한참을 놀아주었다. 조류가 매우 강했지만 리프가 막아주었기에 어려움 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고, 조류를 타고 몰려다니는 푸질리어들과 이들을 사냥하는 자이언트 트레발리들의 움직임이 역동적이었다.





누디락 Dudi Rock
길쭉한 바위 위에 갯민숭이의 촉수와 아가미를 닮은 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누디락이라고 하는 곳이다. 무성한 산호 군락을 감싸고 있는 글라스피쉬들이 환상적이었으며, 모래 지역에서 무리지어 다니는 바라쿠다들도 만났다. 어느 곳에서든 푸질리어 무리들이 가득했는데 블루엔 옐로우 푸질리어들은 수심 10m 내외에 있었고, 수면 근처에서는 블루스트릭 푸질리어들이 떼를 지어 돌아다니고 있었다.



엘리엣 께칠 Yeliet Kecil
수중에 큰 오버행이 있는 곳으로 블랙코랄이 멋진 곳이었다. 이 곳에서 나폴레옹피쉬를 만났는데 굴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비늘에 남은 상처가 보였는데 아마도 지역 어부들의 작살 사냥으로 생겼을 것이다. 그래서 다이버들을 두려워하며 계속 바위 아래로만 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다. 미술이 많이 관리되고 있지만 아직도 주민들의 사냥시도가 가끔 있는 듯했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옐로우스팟 트레발리들이 두마리 세마리씩 짝을 이루 다니는 모습이 군에 띠었다. 짝짓기 행동을 하는 듯이 보였다. 화려한 산호들은 여기서도 여전했다.
다음 날 아침 첫 다이빙을 진행한 팻 락에서는 타이탄 트리거피쉬의 공격을 받았는데 둥지가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할 정도로 멀리까지 쫓아와 다이버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더 아치 The Arch
수중동굴, 아치, 오버행, 피너클 등 다양한 형태의 지형을 가진 곳으로 한번의 다이빙에서 다양현 스타일을 지형을 경험해볼 수 있다. 부채산호가 매우 잘 번성해 있는 곳이지만 이들을 잘 표현하여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카메라를 그냥 가져다 대기만 하면 사진이 나올 분위기 지만 규모가 너무 엄청나서 정작 눈으로 보는 대로 표현이 안된다. 그럼에도 정말로 감동적인 곳이다. 하지만 어류들이 많지 않아서 물고기를 좋아하는 다이버들은 평이 박하다.



두아 포혼 Dua Pohon
마지막 날 아침 일찍 찾은 곳이다. 이른 시간이라 빛이 많이 부족했지만 푸질리어, 베이트피쉬, 글라스피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였다. 부채산호와 함께 작은 물고기 떼를 촬영하니 멋진 분위기들이 연출되었다. 한꺼번에 10마리 정도의 바닷가재가 모여 있는 것도 볼 수 있었고, 도망가지 않고 오히려 가까이 다가오는 제비활치 무리들도 촬영할 수 있었다. 정말로 라자암팟의 다이빙 포인트들은 어느 한 곳 빠지는 곳이 없다. 어디들 들어가든 모두 멋진 포인트였고, 적당한 조류와 시간만 맞으면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해파리 호수
다음 날 비행기 탑승이 계획되어 있어서 미술의 마지막 날 오후에는 해파리 호수를 찾아갔다. 라자암팟 곳곳에 숨겨진 해파리호수들이 있지만 그 중의 하나가 와그맙 섬 Pula Wagmab에 있는 것이다. 완전히 격리된 호수가 아니라 바닷물이 좁고 얕은 채널을 통해서 드나드는 곳인데 그곳에 보라색 해파리들이 서식한다. 지난 1월에 방문했을 때 해파리를 보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가자고 했다. 우기라 그런지 호수는 주변 숲에서 들어온 탄닌층이 있었고, 작은 물고기들은 보이는데 해파리들은 찾을 수가 없었다. 우연히 한 마리를 발견하고 입수하였고, 과감히 탄닌층을 헤집고 내려가자 그 아래에 해파리들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예전의 팔라우처럼 떼로 모여 있는 것은 아니었다. 수면 근처로 올라온 해파리 하나를 놓고 촬영하다가 나왔는데 간조로 채널의 수심이 얕아질 것을 걱정한 딩기가 먼저 나가버려서 스노클링으로 채널을 따라 나가야 했다. 채널 바닥에 붙어 자라고 있는 화려한 연산호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썰물에 저항하며 몇 컷을 촬영하고 나왔다. 함께 한 다이버는 매우 특이한 경험이라며 좋아했다.



반다씨-미술 투어를 마치며
귀상어 무리도 만나고, 흰수염고래도 수면에서 보았으며, 자이언트 기타피쉬까지 촬영했던 많은 감동적인 경험을 했던 10박 11일간의 리브어보드 투어도 결국에는 끝이 났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아무리 길고, 즐거웠던 투어도 언젠가는 마무리가 된다. 그래서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인원이 많지 않았기에 함께 한 다이버들이 더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리브어보드는 편안했고, 밥은 맛났으며, 다이빙은 좋았다.



사실 반다씨가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미술에 비해 좋다는 느낌은 아직 없다. 게다가 매번 투어에서 인원을 맞추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기에 앞으로 또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음에 또 간다면 그때는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는 포가튼 아일랜드 Forgotten Islands 여정이 될 것이다. 그때는 좀 더 편한 마음으로 투어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최성순
스쿠버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