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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팔라우스포츠 말라파스쿠아 트립 Malapascua Trip with MY Palau Sport. 2019/08

MY 팔라우스포츠 말라파스쿠아 트립
Malapascua Trip with MY Palau Sport.

꼬리가 길고, 눈망울이 커서 귀여운 인상의 MY 팔라우스포츠 말라파스쿠아 트립

지난 7월 27일~8월 1일 5박 6일 일정으로 필리핀 세부에서 출발하는 말라파스쿠아 리브어보드 트립을 다녀왔다. 투바타하 트립과 팔라우의 플로팅 호텔로 잘 알려져 있는 리브어보드 보트 MY 팔라우 스포츠를 이용하였다. 사실 필리핀의 리브어보드 업체들은 운영이 쉽지 않다. 리브어보드를 이용하기에 가장 인기있는 투바타하 프로그램은 3월말에서 6월초까지 불과 두 달 반 정도 밖에 운영할 수 없다. 따라서 나머지 기간에는 다른 투어를 만들어야 하는데 실상은 아포 리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리조트 기반으로 다이빙이 가능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일부 리브어보드들은 겨울 시즌이 되면 인근의 팔라우로 옮겨서 운영을 한다. 팔라우 스포츠 또한 마찬가지이다. 다만 배의 이름이 팔라우 스포츠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 팔라우에서 운영되던 배였는데 필리핀인 데이빗 초이와 파트너가 되어 필리핀으로 진출한 것이다. 일부 배들과 마찬가지로 일년의 절반은 팔라우에서 나머지 절반은 필리핀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필리핀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은데 먼저 투바타하 시즌을 보낸 뒤에 세부에서 출발하는 말라파스쿠아 투어 프로그램을 한동안 하다가 9월에 팔라우로 넘어가게 된다.
아무튼 세부에서 출발하는 말라파스쿠아 리브어보드 트립은 예전부터 있었고, 몇몇 다른 리브어보드 보트들도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스쿠버넷이 그간 약간 소원했던 팔라우스포츠와의 에이전트 관계를 다시 회복하게 된 것을 기념하여 말라파스쿠아 리브어보드 트립을 추진하게 되었다.



세부에서 출발하는 5박 6일 프로그램
팔라우스포츠의 말라파스쿠아 트립은 6월 중순에서 8월 하순까지 약 두 달 반 정도 운영된다. 매주 토요일 오후 6시까지 승선하여 저녁 7시에 출항하고, 매주 목요일 오전에 하선하게 된다. 인천에서 오전에 출발하는 항공편과 세부에서 오후에 출발하는 항공편을 이용하면 전체 투어 일정이 5박 6일이면 되기 때문에 긴 일정이 부담스러운 다이버들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말라파스쿠아 섬을 중심으로 모나드숄, 갓또, 초콜렛 아일랜드 등에서 다이빙을 하고 저녁에는 다시 말라파스쿠아 섬 근처에 정박하게 되므로 로밍이나 로컬 유심을 이용하면 저녁마다 인터넷을 할 수 있다. 이는 휴가 중에도 메일이나 메시지를 확인해야 하는 다이버들에게 좋다. 일주일 내내 인터넷이 되지 않는 리브어보드는 도저히 탈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좋은 조건이다. 또한 말라파스쿠아로 가기 위해서 세부에서 차량으로 3시간, 방카보트로 1시간가량 이동해야 하는 교통의 불편함을 전혀 느낄 필요가 없다. 공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세부 요트클럽에서 승하선을 하기 때문에 배에 타서 쉬고 있으면 다음 날 다이빙 포인트에 도착해 있다. 긴 이동을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이 된다.
다만 5박 6일 프로그램에 $1,550이라는 가격이 리조트 베이스 다이빙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진다. 투바타하 6박 7일 프로그램이 $2,500인 것과 비교하면 말라파스쿠아 프로그램을 비싸다고 할 수 없지만 말라파스쿠아 섬의 리조트들과 비교하면 비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여러가지 장점이 가격의 단점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기에 다이버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게 되었다.




말라파스쿠아 트립의 다이빙
일정 동안 최대 15회의 다이빙을 할 수 있는데 그 중에 모나드숄 다이빙이 4회, 만다린피쉬 짝짓기 다이빙 1회, 갓토 섬 다이빙 2회, 초코렛섬 다이빙 1회 그리고 나머지가 말라파스쿠아의 다이빙 포인트들에서 진행된다.

모나드숄 환도상어 다이빙
모나드숄 다이빙은 오전 5시에 기상하여 가벼운 조식을 먹고, 6시에 브리핑을 한 다음에 준비하여 보트를 타고 나가면 7시쯤에 입수가 이루어진다. 말라파스쿠아 섬에서 다이빙을 나온 방카 팀들에 비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매 다이빙에서 환도상어를 볼 수 있었다. 수요일은 오전 2회 다이빙을 모나드숄에서 진행하는데 두번째 다이빙도 좀 일찍 진행하여 환도상어를 만날 가능성을 최대한 높인다. 모나드숄에 다이빙숍의 방카들이 많을 때에는 좀 한가한 곳으로 옮겨서 다이빙을 진행하는 등 매 다이빙마다 포인트를 달리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지루함이 덜하다.



모나드 숄에는 환도상어가 나타나는 클리닝 스테이션이 여러 곳이 있으며, 어떤 곳은 접근 거리를 제한하는 줄이 있는 곳도 있고, 어떤 곳은 줄이 없어서 자체적으로 거리를 정해서 대기하기도 한다. 모나드 숄의 첫 다이빙에서는 클리닝 스테이션으로 이동하면서 환도상어를 만나기도 했고, 클리닝 스테이션에 대기하다가 만나기도 했다. 어떤 다이빙에서는 클리닝 스테이션에서 기다리는 동안에는 환도상어를 못 보다가 약간 얕은 수심의 클리닝 스테이션으로 이동했는데 그곳에서 환도상어를 만나기도 했다.
모나드숄 마지막 다이빙에서는 클리닝 스테이션을 한번 옮긴 다음에도 환도상어가 나타나지 않아서 다들 포기하고 돌아서는 찰라에 환도상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클리닝 스테이션을 계속 선회하는 환도상어를 보면서 다들 무감압한계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아쉬워하다가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끝까지 아름답고 우아한 자태를 보여주었기에 감사할 따름이다.



말라파스쿠아 본섬 다이빙
말라파스쿠아 본섬 다이빙은 대부분 마크로 생물을 찾는 먹다이빙으로 진행된다. 트립 전 주에 지나간 태풍의 영향으로 시야가 그다지 좋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대물보다는 작은 생물들을 찾는 포인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딥 슬로프 Deep Slope
말라파스쿠아 섬 북쪽에 있는 포인트로 마크로생물들이 가장 흔한 곳이다. 수심이 18m에서 25m까지 깊어지기 때문에 오래 다이빙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바닥 근처를 찾아보면 해마, 씬벵이, 씨모스, 블루링 옥토푸스, 피그미 커틀피쉬 등 다이버들이 좋아할 만한 작은 생물들이 많았다.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너무 크기가 작은 생물들이 아니라 적당히 눈에 보이고, 콤팩트 카메라로 촬영하기에도 좋은 크기의 생물들이었기에 다이버들 누구나 재미있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이 포인트를 여기 저기 옮겨가며 3번 정도 다이빙을 했는데 그렇게 해도 심심하지 않을 정도의 포인트였다. 첫 다이빙에서는 카메라를 광각 세팅으로 가져가서 촬영했다가 다음 다이빙부터는 마크로 세팅으로 바꿔서 촬영을 했는데 오랜만에 촬영하는 마크로 촬영이 나름 재미가 있었다.




씨크릿 월 Secret Wall
말라파스쿠아섬 동쪽의 불리프 근처에 위치한 모래지역에 낮은 월이 이어지는 곳이었다. 역시 마크로 포인트라고 하여 이때부터 카메라 세팅을 바꾸었다. 피그미 커틀피쉬, 드레고넷피쉬, 해마, 갯민숭달팽이, 갑오징어 등을 만나 촬영할 수 있었다.





라푸스 라푸스 Lapus Lapus
말라파스쿠아 섬의 북서쪽 끝에 있는 라푸스 섬의 서쪽에 있는 포인트이다. 수심 20m 내외에서 넓게 펼쳐져 있는 모래 바닥에 다양한 마크로 생물들이 있다. 부채산호에 서식하는 피그미해마도 볼 수 있었고, 해마도 여러 마리 볼 수 있었으며, 피그미 블루링옥토퍼스와 씬벵이, 집을 나와서 돌아다니던 피콕만티스쉬림프 등도 볼 수 있었다.





반티규 Bantigue
말라파스쿠아 섬의 북동쪽 코너에 위치한 포인트로 얕은 모래지역에 해초들이 자라는 곳이다. 수심 7m~8m 정도의 얕은 모래 지역을 돌아다니며 숨어 있는 생물들을 찾는 다이빙이었다. 생각보다 조류가 있었기에 조류를 막아주는 작은 산호바위 뒤에 숨어 있는 생물들을 찾을 수 있었다. 카디널피쉬들은 입안 가득 알들을 물고 있었고, 독특한 질감으로 위장을 하고 있는 씬벵이와, 개오지, 갯민숭달팽이, 다양한 후새류들을 볼 수 있었다. 재미를 붙인다면 즐겁게 다이빙할 수 이쓴 곳이었다.







갓또 섬 다이빙
갓또 섬에서는 2회의 다이빙을 했다. 처음에는 섬 남쪽에서 입수하여 조류를 따라 동쪽으로 흘러가는 다이빙을 하였고, 두번째 다이빙은 섬 북동쪽의 동굴을 통과하여 조류를 따라 북쪽으로 흘러가는 다이빙이었다. 첫 다이빙에서 조류가 너무 심해서 사진을 제대로 촬영하지도 못하고 흘러가다가 겨우 조류를 막아주는 섬 뒤편으로 가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갓또 섬은 제주도 문섬처럼 연산호가 많은 곳이며, 화이트팁 상어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섬 주변의 오버행에 화이트팁 상어들이 모여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첫 다이빙에서 보지 못해 동굴 속에서는 혹시라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했다.
갓또의 동굴은 입구부터 끝까지 수심이 그렇게 깊지 않고, 금방 반대편 출구가 나타나기에 초보자들도 부담없이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조류 방향으로 천천히 흘러가면서 라이트를 켜고 동굴 구석구석을 살피다가 블루스팟 스팅레이를 발견하기도 하였다. 드디어 반대편 출구로 나오는데 커다란 화이트팁 상어 한 마리가 조류를 거슬러 동굴로 들어왔다. 환도상어보다 더 큰 느낌이었다. 동굴을 나와 조류를 따라 섬을 돌다가 함께한 다이버들의 증명사진을 촬영해주었다. 다들 즐거워했다.



만다린피쉬 다이빙
만다린피쉬 포인트는 섬의 라이트하우스 앞에 있었다. 수심 10m 정도에 있는 산호 부스러기들이 쌓여있는 곳에 가이드들이 자리를 정해 주었다. 자리에 앉아 산호 부스러기 사이를 살피다 보니 만다린피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덩치가 작은 수컷과 덩치가 큰 암컷이 차례로 보이기 시작했고, 암컷이 끊임없이 순찰을 돌며 수컷들을 살피고 있었다. 예전에는 덩치 큰 녀석이 수컷이고 작은 암컷들을 하렘으로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그 반대였다.



밝은 불빛을 보면 숨어 버리기에 라이트도 비추지 않고 지켜보면서 중간중간 녀석들의 인증샷을 남겼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촬영하려고 대기하고 있었는데 60분이 넘을 때까지 녀석들은 짝짓기를 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촬영하는 것이라 이 또한 쉽지 않았다. 흐린 빛에 카메라가 초점을 잘 못 맞추기에 수동 포커스로 촬영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하지만 눈이 흐려지면서 인증샷을 남긴 것에 만족하게 된다.



초콜릿 아일랜드
말라파스쿠아 섬의 서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역시 마크로 다이빙 포인트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갯민숭달팽이들과 자이언트 프로그피쉬, 해마 등을 볼 수 있다. 섬 근처 수심 15m의 바닥을 훑어가며 숨은 그림을 찾듯 예쁜 갯민숭달팽이들과 해양생물들을 찾아본다. 운 좋게 내 눈에 먼저 띌 때도 있고. 다른 다이버들이 찾아서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다이빙 시간이 금방 60분을 넘었다. 한동안 대물을 찾는 광각다이빙을 했는데 이제는 종종 마크로 다이빙도 해야 할 것 같다. 마크로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하나 더 준비한다면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에필로그
사실 말라파스쿠아 다이빙은 이번이 3번째이다. 지난 두 번은 말라파스쿠아 섬에 있는 리조트와 다이브센터를 이용하여 다이빙을 하였다. 세부에서 이동하는 힘든 과정과 환도상어 다이빙을 위해서는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는 단점이 있기는 했지만 다이빙을 마치고 섬의 해변을 걸으며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맛있는 레스토랑들을 찾아다니며 소소한 즐거움을 누렸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마지막 다이빙을 마치고 오후에 잠깐 말라파스쿠아 섬에 내렸다. 기억을 더듬어 레스토랑을 찾아가 맛난 피자를 먹기도 했고, 한적한 해변도 걸어보았다. 그런데 리틀 보라카이라고 불리는 말라파스쿠아 섬에 점점 더 많은 리조트와 가게들이 생기고 더 많은 주민들이 들어오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 많지 않은 리조트들과 그 앞의 해변에 관광객들이 한가롭게 지내는 분위기가 언제 보라카이처럼 사람들에 떠밀려 다니는 곳으로 변할지 걱정이다.



아무튼 환도상어와 작고 귀여운 해양생물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말라파스쿠아는 다이버들이라면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차량과 방카를 타고 이동해서 리조트에 머물며 새벽에 일어나 다이빙숍을 찾아가든, 리브어보드를 타고 편하게 다이빙을 하든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다만 더 늦기 전에 가 보길 권한다.



최성순
스쿠버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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