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사진가들은 강릉을 찾으면 남항진의 신풍해장국집은 꼭 한번 들리게 된다. 아침에 일찍 도착해 해장국을 한 그릇하고 인근의 다이빙 리조트를 찾아가든지, 다이빙을 마치고 저녁에 찾아와서 참복이라는 별명이 더 잘 알려져 있는 신풍해장국의 박정권 사장과 소주를 한잔 기울이며 밤늦게 까지 수중사진 이야기를 나누다가 2층 민박집에서 하루 묵고 가기도 한다. 간혹 분위기가 동하면 참복님은 해장국집 문을 닫아걸고 함께 다이빙을 나가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바빠서 한달에 한번 정도 밖에 다이빙을 못하는 참복님의 주도로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지난 5월 중순에도 수중사진가 몇몇을 신풍해장국에서 만나 함께 해원리조트에서 다이빙을 하다가 새로운 다이빙 포인트를 찾게 되었다. 인왕산 포인트 가기 전에 수심 30m 바닥에서 솟아 있는 멋진 짬이 있는데 이를 장원준 수중촬영 감독 등이 인왕산 포인트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해원리조트의 박상용 대표가 GPS로 좌표를 입력해 놓았다는 것이다. 사실 필자는 몇 번이나 이곳을 찾아갔지만 제대로 다이빙을 못했기에 이번에 참복님의 주도로 다시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새로운 다이빙 포인트를 향해 출발하는 다이버들
평일 해원리조트에서 만나 함께 다이빙했던 다이버들
신풍내기 짬에 활짝 피어 있는 눈부시게 하얀 섬유세닐말미잘 군락
신풍해장국의 참복님이 찾아서 신풍내기박상용 대표가 좌표를 찍고, 하강라인을 내려준 다음에 배를 멀찌감치 떨어뜨리며 만약 포인트를 못 찾으면 남서쪽으로 치고나가라고 했다. 수면 조류가 있어서 다이버들이 흐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드라이슈트에 카메라로 무장한 다이버들이 차례로 입수한 다음 하강을 시작했다. 수면 쪽 시야는 좋지 않았지만 수심 20m를 넘어서니 아래쪽으로 바닥이 환하게 드러났다. 다이버들이 이동하는 방향으로 바닥에서 5~6m 높이의 짬이 보였다. 아! 찾았구나 하는 안도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스트로보가 터지기 시작했다.바닥 근처의 작은 암반들 위로는 구멍쇠미역들이 자라고 있었고, 군데군데 섬유세닐말미잘들이 보였으며, 암반의 아래쪽으로 비단멍게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또한 히드라산호붙이에 왕벚꽃하늘소갯민숭이들이 붙어 있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뭔가 특별한 장면들이 필요했다. 중심에 있는 큰 바위들이 만든 계곡 사이를 지나 뒤쪽으로 돌아가니 섬유세닐말미잘 군락들이 장난아니게 활짝 피어있었다. 흰색과 적갈색, 회백색의 다양한 색상을 띤 섬유세닐말미잘 군락들이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는 어른 주먹만한 비단멍게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바로 이곳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붉은색의 비단멍게와 흰색의 섬유세닐말미잘들이 멋진 대비를 이루고 있는 모습
암반 아래쪽에 붙어 있는 어른 주먹보다 큰 비단멍게 군락함께 다이빙했던 류호정, 김재우, 이기영 강사를 차례로 모델로 삼아 촬영을 시작했다. 비단멍게의 씨알이 굵고, 빽빽해서 사진이 한층 더 강렬했고, 완전히 폴립을 펼친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은 작은 섬유세닐말미잘 군락들도 활짝 피어있어서 좋았다. 상층부의 시야가 좋지 않아서 물색이 녹색으로 나온다는 것과 수온이 7℃로 차다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이 또한 동해의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 20분 정도 정신없이 사진을 촬영하다가 상승했다. 보트에 올라오니 모두들 멋진 포인트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그런데 정작 해원리조트의 박상용 대표는 원래 찾으려했던 포인트가 아니란다. 다이버들이 원래 포인트로 이동하지 않고, 입수한 곳에서 계속 머물더라는 것이다. 참복님도 새로운 포인트였다고 했지만 의도했던 포인트로 가지 못한 것을 아무도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만큼 방금 다이빙했던 곳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보트를 돌려서 오는 길에 이 새로운 곳을 신풍내기라고 부르기로 했다. 신풍해장국의 참복님이 주도해서 찾은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박상용 대표는 다이버들이 이동하지 않길래 뭔가 새로운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하여 GPS에 저장시켜 놓았다고 한다. 다음에 해원리조트를 찾는 수중사진가들은 신풍내기 포인트로 가자고 부탁해보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비단멍게 군락과 다이버
송화색 섬유세닐말미잘 군락
비단멍게와 섬유세닐말미잘이 어우러진 신풍내기 짬의 멋진 경치해원리조트 제2회 콤팩트 디카 수중사진촬영대회강릉 사천의 해원리조트(대표 박상용)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콤팩트 디카 수중사진촬영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는 대회 기간을 늘려 6월 1일~10월 31일까지 5개월 동안 리조트를 찾는 스쿠버 다이버들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여름 시즌에는 매 주말 일기가 좋지 않아서 참가자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원리조트는 다이버들이 수중사진에 관심을 가진다면 사천 바다의 아름다움을 주변에 널리 알리고 해양 생태계 보호의 필요성을 홍보하는데 앞장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SLR로 촬영하는 전문 수중사진작가들이 아니라 콤팩트 디카로 수중사진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다이버들을 대상으로 한 것도 더욱 많은 다이버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함이다.
•대회기간: 2012년 6월 1일~10월 31일
•출품: 콤팩트 디카로 촬영한 수중사진 1인당 6매(다이빙 당일 제출, 교체 가능)
•심사위원: 박정권(해원리조트), 정상근(서울시립대 교수), 이창수(해사인 회장), 최성순(스쿠버넷 대표).
•심사 및 발표: 2011년 11월 10일
•시상식: 2011년 11월 24일
•시상 내역: 대상 1, 금상 1, 은상 1, 동상 1, 5위~10위까지 총 10작품
•부상 및 경품: 파티마 PDCH-S100 하우징 세트를 비롯한 1000만원 상당의 스쿠버 다이빙 장비 및 리조트 이용권
•주최 및 장소: 해원 다이브리조트
•후원: 스쿠버넷, 스쿠버텍, 파티마엔지니어링 등
탐스러운 비단멍게 군락
박상용 대표와 박정권 신풍해장국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