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Underwater.kr 국제 수중촬영대회 수상작The 1stUnderwater.kr Lembeh Photo Shootout.
지난 2012년 12월 8일~15일 인도네시아 렘베 NAD 리조트 에서 개최되었던 제1회 Underwater.kr 국제 수중촬영대회의 수상작들이 발표되었다. 이번 대회는 수중촬영 커뮤니티 사이트 Underwater.kr(운영자 임은재)에서 주최한 것으로 국내외 수중촬영 동호인들이 마크로 촬영의 천국 렘베에서 함께 촬영 다이빙을 즐기며 수중사진 실력을 자랑하는 축제의 자리였다고 한다. 수상자들과 작품을 소개한다.
컴팩트 부문
우승: Balqesh Abdullah(말레이시아)
장려상: Hng Che Leong(말레이시아)
미러리스 카메라 부문
우승: Christine Foo(말레이시아)
장려상: Anne Adijuwono(인도네시아)
장려상: Nichole Ng(말레이시아)
장려상: CH Low(말레이시아)
DSLR 부문
1위: Kay Burn Lim(호주)
2위: Carmelo Bethencourt(스페인)
3위: Carmelo Bethencourt(스페인)
장려상: 박정권
장려상: Alvin Ho(싱가포르)
Super Macro 부문
1위: Kay Burn Lim(호주)
2위: Patrick Rebai(프랑스)
3위: CK Chong(말레이시아)
장려상: Carmelo Bethencourt(스페인)
Unrestricted 부문
1위: Kay Burn Lim(호주)
2위: Kay Burn Lim(호주)
3위: Christian Jansen(미국)
4위: 원하경
포트폴리오 부문
1위: 박정권
2위: CK Chong(말레이시아)
3위: Patrick Rebai(프랑스)
Best of Show(대회 대상 이미지): 박정권
Good Diver - 환경 다이버 상
Patrick Rebai(사진 왼쪽, 프랑스) & Christian Jansen(사진 오른쪽, 미국)
제1회 Underwater.kr 국제 수중촬영대회 참관기
2012년 12월 8일부터 15일까지 인도네시아 렘베에서 Underwater.kr이 주최하는 제1회 국제 수중촬영대회가 있었다. 마크로 천국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렘베라는 다이빙 사이트에 항상 궁금함이 컸던 차에 흔하지 않은 국적불문의 다이버들이 모이는 축제가 있다기에 좋은 추억여행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다.
출국하는 12월 7일 밤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는 도로변에는 온통 흰 눈이 가득해 깊어가는 겨울을 실감하게 했다. 인천에서 렘베까지는 싱가포르를 경유해야 하는지라 약 7 시간의 긴 비행을 한 뒤에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출발 전에 각종 장비의 중량을 맞추어 놓았던 탓에 탑승수속에는 무리가 없었는데 싱가포르에서 인도네시아 마나도까지는 짐을 찾을 필요 없이 3 시간 정도의 대기시간을 보내고 다시 비행기에 오르면 되었다.
후에 들어서 안 내용이지만 마나도에서는 화물이 15 kg 정도는 초과해도 다이빙 장비라고 이야기를 해주면 흔쾌히 통과 된다고 한다. 아마도 이곳을 찾는 다이버들의 많은 숫자가 이러한 넓은 배려의 관례를 만들어 놓았나보다. 자정 쯤에 인천을 떠나서 싱가포르를 들러 다시 마나도 공항에 내리니 점심 무렵이 지나간다. 자그마한 마나도 공항이 꽤나 친숙하게 느껴지며 깔끔하게 정돈된 인상을 받았다.
렘베의 리조트에서 픽업 나온 차량에 짐을 싣고 다시 1 시간을 넘기는 도로를 따라 선박을 이용할 작은 항구를 찾아가는 길에 짬짬이 차량에 크리스마스 축제 팀들이 왁자지껄~하게 지나쳐간다. 이 더운 곳에서 참 생소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즐길 건 즐겨야 하나 보다. ^^
마나도에서도 맨 끝쯤 되어 보이는 항구에 다다르니 일행을 싣고 갈 선박이 기다린다. 각종 선박들이 어우러져있어 정돈되어 보이지는 않으나 낮선 이국땅에서는 그 어떤 풍경도 괜스레 아름답게만 보이니 이래서 여행이 주는 감흥은 좋은 것인가 보다.
일행을 태워갈 리조트의 선박에 장비를 옮겨 싣고 이제 눈앞에 보이는 열대의 바다에서 8 일간의 여정을 보내게 된다. 아마도 해외투어의 꽃은 목적지에 도착해서 비로소 짐을 풀어놓는 그 순간이 아니겠는가. ^^ 이제 모든 것 놓아두고 마음껏 다이빙을 즐기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렘베 NAD 리조트의 모습은 오목하게 휘어져 들어간 만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뒤로는 야자수며 나무들이 빼곡하고 북서쪽을 바라보고 있는 아담한 풍경이다. 각국의 다이버들이 모여 있었는데 하루 먼저 도착한 팀도 있었으며 우리 일행이 마지막으로 각자 숙소를 배정받아서 2 인 1 실의 형태로 짐을 풀어 놓았다.
피로와 기대가 교차하는 밤이 지나고 대회 첫날이 시작 되었다. 우선 처음 경험해보는 국제대회의 분위기에 언어가 당췌 불통인지라 ^^ 눈인사로 대신했다 우선 놀라운 것은 이번 대회의 컨셉이 마크로에 맞춰져 있어서 그런지 하나같이 디옵터가 장착되어 있었으며 DSLR 기종에서는 고가의 배율 뷰파인더가 모두 장착되어 있는 것이 흡사 장비 경연장에 와 있는 듯 최상의 조합을 보여주고 있었다. 개인별로 여러 형태의 디옵터들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대분분은 SUBSEE 제품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본인이 원하는 장면을 얻기 위해서는 장비의 보강은 적극적 이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지라그들의 장비들이 중화기를 연상케 하고 아름답게 보이기까지 했다. ^^
하루 다이빙은 오전 2회 중식 후 오후 1회 그리고 희망자에 한해서 야간 보트 다이빙 1회로 총 4회씩 진행을 했다. 때문에 대략 한계수심 25m 정도로 해서 무갑압 다이빙을 진행하기에 1회의 다이빙 후에 수면휴식시간은 한숨 자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하게 진행되었다.
총 3 대의 선박으로 참가선수, 임원, 심사위원 그리고 각국의 스폰서 등 총 50 여명이 서로 나뉘어서 다이빙을 진행하는데 포인트는 서로 교차해가면서 보트 한 대당 한명의 심사위원이 동승을 해서 시합 전날 나누어준 대회규칙 안내서에 위배됨이 없이 다이빙이 진행되는지를 지켜보는 형식이다. 누군가 지켜본다는 부담감도 없지 않았지만 이런 새로운 규정에 다이빙을 해보는 것도 경험이고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강조되는 윤리적인 다이빙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은 없는 일이다. 나홀로 투어의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정해진 규칙은 일률적으로 적용 되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선 대회라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마크로의 천국이라는 실체를 확인해보고자 가이드가 찾아주는 피사체들에 몰두해서 담기도 하고 또 휴식시간에는 이제껏 다이빙 하면서도 볼 수가 없었던 그래서 내 카메라에 담기지 않았던 피사체를 주문해보기도 했다. ^^
수심 약 5~6m 암벽 사이에서 무한전기를 내보내던 전기가리비(Electric flame scallop)를 가까이에서 보며 카메라에 담았던 느낌은 지금도 나를 미소 짖게 한다. ^^ 출발 전에 급조한 필터 시스템을 이용해서 촬영도 해보며 아무튼 1회의 다이빙에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려 가이드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목이 빠져라 두리번거리기도 했던 기억이다.
다이빙 일정에 여유가 있으니 매회 다이빙이 편안하고 꼬박꼬박 찾아오는 식사시간에는 대략의 얼굴들이 비로소 한자리에 가까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우선 쥔장이 영국인이라 그런지 아침은 가벼운 토스트에 계란을 주문하면 삶아주기도 하고, 프라이로 내어주기도 했다. 만약 이곳의 정보를 미리 알았더라면, 주변에 주전부리할 곳도 없는 철저한 외딴섬이라는 것 정도만 알았더라면 아마도 부두에서 배에 오르기 전에라도 간식거리 정도는 준비했으리라 ~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야참을 참아야 하며 그만큼 돈 쓸 일도 없는 그런 곳이었다.
이번 대회를 공동 주최한 사람은 한국의 underwater.kr 운영자 임은재 씨이다. 수중사진의 저변확대와 국내 촬영가들이 해외에 소개될 수 있는 이러한 기회를 기획하고 진행함에 많은 투자와 노력이 있어온 것으로 알고 있기에 수중사진인의 한 사람으로서 마냥 대견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의 경연이 진행되는 내내 국적은 다르지만 자주 만나는 탓에 영어가 되는 사람들은 서로 대화가 이어지는 그래서 함께 다이빙을 즐기는 공통분모가 투어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대회는 축제를 위한 타이틀일 뿐 물속에선 내가 원하는 한 장의 사진을 위해 열심히 촬영을 하고 물밖에 나와서는 모두 웃는 얼굴로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주며 배려하는 모습들이 진정 다이빙을 즐기는 마니아들의 멋스러운 매너로 어디에서고 이런 사람들, 이런 분위기였으면 하는 바램마저 느껴보는 투어였다.
일정 내내 자신의 장비를 넣어두는 박스에 영문으로 이름도 붙여놓아 서로 섞이는 일이 없도록 하고 보트 내에는 카메라를 담가둘 수 있도록 플라스틱 상자도 실어놓는 배려가 있었다. 사용하는 기체는 매회 마다 진행요원에게 의견을 개진하면 나이트록스 다이빙도 가능했으며 본인에게 산소농도를 확인시키며 사인을 받는 꼼꼼한 진행을 엿볼 수 있었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그동안 만나볼 수 없었던 플램보얀트 커틀피쉬며 전기가리비, 그리고 예쁘장하기 그지없는 할리퀸쉬림프들을 만나고 씬벵이는 손톱만한 녀석부터 종류대로 다 만나본 것 같다. 마크로의 천국이라 이번 한번 투어로 그 진가를 다 볼 수야 있으랴만 귀한 종이 서식하는 지역이기도 했고, 그 개체수가 여타 다른 지역보다는 많아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실의 시름과 피할 수 없는 압박에서 벗어나 이렇게 휴식하고 다이빙만 하는 달콤한 시간이 어느새 일정의 끝을 달리고 있음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고 이번 촬영대회의 심사발표와 시상식이 이어졌다. 리조트 2층의 넓은 공간 한쪽에는 맛난 음식과 주류가 준비되었고, 모든 인원은 각자 편한 자세로 화면에 소개되는 사진에 환호하며 서로 즐거운 현장을 즐기려는 준비가 된 듯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시간이었다. 모든 참가자가 한자리에 모여서 국적에 관계없이 서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박수를 보내주는 훈훈한 그런 멋진 마무리…….
참가자들은 모두 대회를 즐기면서도 하나같이 놀라운 결과물들을 보여 주었다. 필자도 급조해갔던 필터를 이용해서 하루 동안 색다른 사진을 만들어보았는데 그것들을 포함해서 3 개 부분에 심사를 받았다. 대회 규정에는 law/jpg 원본을 모두 제출 받는데 이중에 jpg는 약 10 % 크롭과 보정을 허락했다. 모두 원본을 제출했었는데 운이 좋게도 출품작들이 모두 장려상과 금상 그리고 필터를 사용했던 사진은 큰상을 받는 기쁨을 얻었다. 모두 다 훌륭한 사진들이라 참가자들 앞에 서는 것조차 조심스럽고 그저 이 하나의 축제의 일원이 되어 많이 느끼고 배우고 나눈 것들이 더 보람차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이 아름다운 곳을 뒤로 한 채 떠나야 한다. 말이 짧아 ^^ 서로 포옹도 하고 어깨를 맞대고 사진을 남기고, 페이스북 친구를 현장에서 맺으며 또 언제 바다에서 만날지 모르는 기약 없는 이별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투어를 통해서 멀고도 긴 여행의 참 맛을 느끼고 또 가고파 했던 장소를 찾아 나름 보고 싶었던 수중생물들을 많이 만났던 기억들, 그리고 국제대회의 성격을 이해하고 진행되어지는 모습들을 몸소 체험하면서 그간 타성에 젖어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수중촬영에 대한 생각들에 상큼한 촉매제를 얻은 듯 하고 국적은 다르나 함께 어울리며 서로에게 존중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에 많은 깨달음과 감사한 기억이 많이 남는다.
수중촬영을 즐기는 다이버들에게 이처럼 좀 더 다양하고 넉넉한 축제의 기회가 많아져서 힘든 일상을 살아가면서 심신을 재충전하는 좋은 여행이나 경험을 한다는 것이 작은 소망처럼 느껴진다. 이 자리를 빌어 참여했던 모든 분들과 이 대회를 공동 주최한 인도네시아 NAD 렘베리조트와 한국의 임은재 씨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다이버 여러분 늘 건강하시고 내년에도 즐거운 일 가득하시고 언제나 안전다이빙 하시길 기원합니다.
박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