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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욱의 메디컬 다이빙 스토리 - 불청객 딱꾹질(Hiccup)


박건욱의 메디컬 다이빙 스토리
불청객 딸꾹질(Hiccup)


살면 오면서 경험해 보았던 결정적인 순간들을 생각해 보면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대학시절 짝사랑 하던 사람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은 어떠한가? 어떻게 말문을 열어야 할지부터 상대방의 반응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마음을 전하는 것이야 말로 정말 긴장되어 손에 땀이 날 정도일 것이다. 또 한 가지 열심히 공부하여 대학을 졸업하고 여러 곳에 입사원사를 제출하고 서류전형 통과 후 최종면접장에서 자기순서가 되었다고 생각해 보면 이 또한 긴장되고 떨리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결정적인 순간에 갑자기 딸꾹질이 난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일상에서 종종 발생되는 상황인지라 억지 설정은 아닐 것이다.


엉뚱한 상상일수 있으나 다이빙 입수 직전 또는 입수 후 딸꾹질이 유발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필자의 짧은(?) 다이빙 스토리를 봤을 때 아직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가능한 상황이고 누군가는 아마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딸꾹질은 횡경막이 갑자기 불수의적(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으로 수축하면서 동시에 목소리를 만드는 성문(vocal cord)이 닫히면서 특징적인 소리를 만들게 되면서 발생한다. 대부분은 경과가 양호하여 1시간 이내에 저절로 사라지는 패턴을 보이나 간혹 3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우리 몸에 생리적 이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딸꾹질의 원인을 보면 신체에 급격한 변화를 주었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갑자기 매운 음식을 먹거나, 매우 덥고 습한 곳에서 갑자기 차가운 음료를 마실 때, 추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덥고 습한 환경으로 바뀌면서 급히 땀이 흐르며 신체가 답답함을 느낄 때 유발되기도 한다. 같은 맥락으로 심한 감정적인 신체의 변화 때도 유발되며 때론 갑작스런 알코올 섭취나 웃다가도 유발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발생하는 딸꾹질은 대부분 경과가 양호하여 1시간 이내로 사그라지는 양상을 보이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원인이 너무나 다양하기에 이번 시간에 다루지는 않겠다.

다이빙 전에 심하게 딸꾹질을 한다면 다이빙을 잠시 동안 미루면 되기에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입수 직후 또는 다이빙 중에 앞서서 이야기한 여러 가지 원인으로 예기치 못하게 딸꾹질이 발생한다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숙련된 다이버가 아니라면 적잖이 당황할 수 있을 것이며 예기치 못한 사고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숙련된 다이버일지라도 다이빙 내내 급격하고 빠른 형태의 딸꾹질을 호흡기를 물고 계속하게 되면 호흡의 엇박자(mismatch)가 발생하여 충분하게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어 폐포(alveoli)에서 산소/이산화탄소 기체교환의 불균형으로 상대적 호흡성 알칼리증(respiratory alkalosis)을 유발할 수가 있기에 주의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호흡성 알칼리증(respiratory alkalosis)은 어떠한 이유로 과도한 호흡의 유발로 폐에서 과도하게 이산화탄소 환기가 증가되어 폐포의 이산화탄소분압(PCO2)이 낮아져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딸꾹질의 경우 이산화탄소를 내뱉고 공기를 흡입하려는 순간에 딸꾹질로 숨을 들이쉴 때 장애가 발생하여 상대적으로 폐포의 이산화탄소분압(PCO2)이 낮아지는 경우로 설명할 수 있다.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심하게 다툰 후 분을 삼키지 못해서 과도한 숨을 몰아 쉬며 구급차에 후송되어 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으며, 간혹 약물중독이나 중추신경계 호흡중추의 문제로 야기되기도 한다. 아무튼 이런 경우에는 간단하게 비닐봉투로 입과 코를 막아서 과도하게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게 해주면 된다. 이때 호흡곤란이라 생각해서 산소를 공급해주면 절대 안 된다.

급성 딸꾹질을 멈추게 하는 방법에는 혀를 잡아당겨 인두후두를 자극하거나, 설압자로 목젖 양쪽을 눌러주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사용되나 부정확한 것들이 많아서 권장하지는 않으며 물을 많이 마시며 잠시 숨을 고르며 기다리며 대부분 저절로 호전될 것이다. 그러나 장시간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다른 이유가 있는지를 규명해 볼 필요가 있겠다.

박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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