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닐라오에서 모알보알까지~ 필리핀 16일 여행기
4월 10일 ~ 14일 아닐라오 아카시아 다이브 리조트
Acacia dive resort, Anilao, Batangas
4월 10일 다니던 병원을 퇴사하고, 그날 밤 필리핀으로 집사람과 함께 날아갔다. 새벽 3시경 아카시아 리조트에 도착해 짐을 풀고 4박 3일간의 다이빙 일정을 차근차근 진행하였다.
14개월 만에 다이빙을 하는 집사람을 위한 1:1 교육 다이빙과 부부를 위한 짤막한 휴가의 성격으로 마련한 여행이었다. 오랜만에 호흡기를 다시 물었던 아내를 위해 잔잔한 수면에서 충분한 적응시간을 가지며 차근차근 다이빙을 진행하였다. 3일중 이틀 동안은 우리 부부와 가이드 단촐 하게 세 명이 다이빙을 진행하였고, 3일째만 홍콩부부 한 쌍이 합류하여 다이빙을 진행하였던 관계로 집사람의 다이빙 실력 향상에는 정말 좋은 기회였다
.
첫날에는 조금 불편해 하고 두려워하는 모습 때문에 걱정을 하기도 했으나 둘째 날에는 첫 다이빙에서부터 많이 편안해 보였고, 스스로도 만족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였기에 코알라 포인트에서는 집사람을 모델 삼아 광각사진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 물론 사진을 촬영하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아서 재빨리 셔터를 몇 장 누르고는 서둘러 아내 옆으로 이동하는 소심한 촬영을 몇 차례 해보는 정도에 그쳤다. 깊어가는 아닐라오의 저녁노을처럼 아내의 다이빙 실력이 항상 되어 마지막 날에는 수심 30m에서도 편안하게 유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뿌듯했으며 자기도 좋았는지 셀프 카메라를 찍으려 들면 옆에 따라서 다니다가 재빨리 팔짱을 끼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아카시아 리조트는 "올리브 앙(Oliver Ang)"이라는 젊은 필리핀 사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아닐라오의 수 많은 리조트 중에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다. 그렇기에 가격 또한 여느 리조트에 비해 고가였다. 방이 좀 좁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나 4일간 리조트에 머물면서 편안하게 다이빙하며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와 간식, 부대시설을 이용하자니 솔직히 비싸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으며 집사람도 매우 만족 하였다. 3일간 총 9회의 다이빙을 무사히 마치고 마지막 날 저녁에는 인근 몬테칼로 리조트에서 성황리에 진행 중이던 수중사진 콘테스트 시상식에 놀러 가서 참가자 분들이 열심히 촬영한 사진들을 감상하고 투표에도 참여하였다. 이렇게 아카시아에서의 모든 일정을 끝내고 다음 날인 14일 아침 집사람을 마닐라 공항까지 배웅하고 작별 인사를 나누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아닐라오로 돌아왔다.
4월 15일 아닐라오 몬테칼로 다이브 리조트
Montecarlo dive resort, Anilao, Batangas수중사진 콘테스트가 끝나고 남은 몇몇 지인들과 함께 2차례의 다이빙을 여유롭게 진행하였다. 아내를 보내고 나니 특별하게 챙겨줄 사람이 없었기에 혼자만을 위한 다이빙을 하였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진에도 조금은 더 집중하게 되었다. 다릴라웃(Darylaut)과 베아트리체(Beatrice) 두 곳에서 다이빙을 끝내고 점심 먹고 오후에 서둘러 사방으로 넘어갔다.
4월16일 ~ 21일 사방비치 텍아시아 다이브센터와 클럽 마부하이
Tech Asia dive center & Club Mabuhay dive resort, Small Lalaguna 원래 이번 다이빙 투어의 주요 취지는 테크니컬 트라이믹스 체험 다이빙(Technical trimix experience diving)이었다. 15일 오후에 아닐라오에서 일정을 끝내고 두분 지인들과 함께 사방비치(Sabang beach)로 넘어왔다. 필자는 숙식만 클럽 마부하이 리조트에서 해결하고, 다이빙은 텍 아시아에서 진행하였다. 텍 아시아는 테크니컬 다이빙만을 전문으로 안내하는 곳으로 데이브라는 잉글랜드 출신 사장이 경영을 하고 있으며, 수석강사로는 사방에서만 15년간 테크니컬 다이빙 전문 가이드 생활을 해온 샘(Sam, 잉글랜드)과 보조강사로는 퍼그(Ferg, 아일랜드) 이렇게 두 사람의 강사가 있다. 처음 이틀간은 트라이믹스(Trimix)와 50% 나이트록스 감압 기체를이용하여 일반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이 갈 수 없는 수심 50m 이상의 포인트에서 퍼그의 안내로 깊은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다이빙을 즐겼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40m 아래로 내려가니 카메라 하우징 버튼들의 작동이 어려워 제대로 촬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딥 몽키비치 리프(Deep monkey beach reef, 53m), 스위트립스 코너/마르쿠스 캐이브(Sweetlip conner & Marcus cave, 51m)와 딥 사방(Deep Sabang, 45m)에서 촬영한 사진 몇 장을 소개한다.
블랙피쉬 피너클
마무스 리프
마르쿠스 케이브
Sam
이틀간 트라이믹스 다이빙은 정말 평화롭고 즐거운 다이빙 이었다. 그러나 한 병에 40만원(ℓ당 70원)을 웃도는 비싼 헬륨가격 때문에 이틀 동안만 트라이믹스 다이빙을 하였고, 수빅에서 난파선 교육을 끝내고 돌아온 샘과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30% 안팎의 나이트록스 기체와 50% 나이트록스 감압 기체를 사용하여 텍 다이빙을 수 차례 천천히 즐겼다. 샘이라는 친구는 잉글랜드에서 태어나 20세에 무렵 호주로 넘어가 10년 동안 인생의 깊이를 만끽하다 15년 전 이곳 사방에 들어와 정착하였는데, 지금껏 1만회가 넘는 텍 다이빙을 경험한 베테랑 다이버이다.
샘과 함께한 다이빙 중에 인상 깊었던 두 곳인 마무스 리프(Mamoods Reef)와 블랙 피쉬 피너클(Black fish pinnacle)의 사진을 몇 장 소개한다. 특히 블랙피쉬 피너클의 경우는 사방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소요되는 베르데 섬(Verde island) 옆에 있는 수중 봉우리로 다른 곳에 비하여 시야도 좋았고, 조류도 없었던 터라 안성맞춤이었다.
캐년
지금까지 총 4차례 사방을 방문 했는데 이번 다이빙이 가장 흥미롭고 진지했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수심 70m 이상의 포인트에서 DPV(다이버 추진장치)를 타고 즐기는 다이빙을 하면서 어둡지만 고요하고 깨끗한 그 곳의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보았다.
4월 22일~ 26일 모알보알 클럽 하리 다이브 리조트
Club Hari dive resort, Moalboal, Cebu 사방에서 22일 아침 9시에 출발하여 마닐라 공항에서 국내선으로 세부 막탄공항으로 이동 다시 자동차를 타고 모알보알에 도착하니 저녁 8시, 하루가 그냥 지나가 버렸다. 이곳 모알보알은 3개월 전 한번 다녀갔던 곳으로 이곳 공동대표로 있는 김동준 강사와 텍 다이빙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방문하게 되었다. 때마침 필자가 강사가 될 때 평가를 담당해 주셨던 분께서도 이곳에 머물고 계셨던 터라 필리핀에서의 마지막 여정으로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고, 총 3일에 걸쳐서 8차례의 다이빙을 진행 하였다.
모알보알 블루홀
3개월 전에 이곳에서 수 차례 다이빙을 했던 경험도 있기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더욱이 3일내내 시야가 좋지 못했기에 지난번 보다 좀더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다이빙을 즐기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페스카도로 섬과 통고/마린 상뚜아리 등에서 일반 에어 다이빙은 물론 30% 나이트록스와 50% 나이트록스 감압기체로 여유 있는 다이빙을 진행하며 모알보알의 아름다운 수중경관을 재차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이곳에 머무는 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수중촬영 스튜디오인 “포프라자(Four Plaza)” 김병국 사장님을 만나 드라마 및 광고에서의 수중촬영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를 접하게 되었는데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이렇게 16일간의 필리핀 여정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는데 좀 지루한 부분이 있더라도 사진을 감상하며 재미있게 읽어 주십사 하는 바람을 가져보며 야심한 새벽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
박건욱가정의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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